점술과 사주를 극복해야(2)
대통령 선거 철이면 청와대 주변에는 2-3백 명의 점술가와 도인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나는 누가 당선된다고 적중했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국회의원)이 감옥에 간다거나, 도적질을 한다거나, 자신의 명예를 목적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서 역적 짓을 한다거나, 대통령이 자기 이름조차 명예롭게 지키지 못할 정도로 수준 미달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서 국민에게 가르쳐 줬다든지, 강력하게 당선을 반대했다든지, 항의하다가 투옥이나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국민들은 음양오행과 점술가의 점괘에 의존하는 지도자도 신뢰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존엄한 인간이 서로 협력해서 우주의 삼라만상에 파고들면 효과적ㆍ합리적ㆍ효율적ㆍ근본적으로 응용, 변화, 창안할 것들이 얼마든지 많다. 이렇게 인류는 우주의 이치에 적극 개입해서 발전해왔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수천 년 사주팔자, 명당, 산신이 무수히 존재했지만 최초에 선풍기 하나도 만들지 못했다. 이는 인간은 사고하기 때문에 자연 속에 홀로 떨어져 방치된 숙명적인 존재가 아니라 상호 관계한다는 이야기다.
인간이 타고난 개인 운명은 자연에 떨어진 돌의 크기나 위치를 따지는 것에 불과하다. 이처럼 천차만별한 차이를 인간의 안목이나 조건으로 차별해버리면 불결하고 잔인한 속물 사회가 전개된다. 하지만 존엄한 사고가 모여서 협력하면 돌(인간)의 위치나 성질이나 모양도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음양오행으로 사람의 운명을 해석하는 것은 세상 이치를 단절, 방해, 역행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불완전하고 어려운 입장의 사람끼리 서로 협조하는 태도나 관계를 이기적인 생각(손익 계산, 행불행, 출세 등)으로 따져서 방해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우주 속에 떠도는 돌덩이가 아니라 몸담은 사회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한다. 이는 선진국과 후진국에서 똑같은 시각(운명)에 태어났지만 서로의 운명은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 확연해진다.
고대나 중세의 지도자는 운명적으로 지도자에 올랐을 수도 있다. 우리도 턱없이 자질 미달인 사람들이 사주팔자에 의지해서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지도자는 자신의 운명을 믿고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더구나 문제가 수없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지도자로 나설 사람은 자기 강점(운명)을 뒤로 미루거나 숨겨둬야 한다.
예를 들어서 "부자가 돈이 많아서 지도자로 나섰다.", "교수가 유식해서 나섰다.". "총과 칼이 있어서 나섰다", "운을 믿고 나섰다."는 것과 같아서 결과는 실패뿐이다. 또한 자신에게 유리한 점을 자꾸 거론하는 것은 다른 부분에는 자신감이 없거나 무관심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사실 우리 나라에는 이런 수준으로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 심지어 어린 시절에 길을 지나는 행인(스님, 사주쟁이)이나 걸인(거지, 정신이상자, 나그네)이 한 마디 해준 이야기("미래 대통령 감")를 되새기거나 의지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특히 지도자로 나서는 사람은 누구에게도 놀아나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세상 이치를 피상적으로 바라보는 사주쟁이와 점술가와 예언가는 유기적으로 짜여진 현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단지 자신의 관점만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은 세상과 사람으로 깊이 파고들기보다 세상과 사람을 자신에게 가져가서 억지로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단지 말할 뿐으로 부작용을 우려하거나, 방안을 준비하거나, 책임은 지지 않는다. 그래서 "절대 운은 피해갈 수 없다."고 진리처럼 강조했다가 한계에 이르면 갑자기 "단지 참고하라는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며 발뺌한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이 신령스런 존재(매개체)라며 자기 관점을 강하게 피력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나 타 분야의 접근을 가로막고 차단시키기도 한다. 결국 이들은 국가 총체적 관점으로 생각하거나, 다양한 입장을 고려하고 존중해서 합리적으로 상황을 정리해주거나, 지도자의 자질을 보완해서 균형을 잡아주지 못한다. 따라서 이들의 해석에 의해 충신과 의인을 놓치거나 잘라 내기도 한다.
물론 세상 이치를 인간이 좌지우지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존엄한 인간이 자연의 이치에 맡겨버리면 느릿한 변화나 원시적인 삶밖에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수준에 머물면 악의나 흑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타나는 악인들조차 감당할 수 없다. 구성원들이 타고난 존엄성을 자연의 이치에 맡겨버리면 갈수록 비인간적인 사회로 전락되어 결국 쓰라린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는 세상을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변화 시켜가고 있다. 심지어 현대는 원하는 물건과 사회와 미래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논의해서 직접 만들어 간다. 때문에 개인의 길흉화복과 수복강령을 위주로 하는 음양오행(화수목금토의 자연 이치)으로는 복잡하고 유기적인 현대 문명사를 좌우, 주도, 대변, 설명할 수조차 없다. 우리 나라 인구로만 보더라도 동일한 운(사주)을 갖고 태어난 동성인 사람이 90명이 넘는다. 그러나 모두 똑같을 수 없다.
에디슨과 똑같은 운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세상에 엄청나게 많다. 또한 에디슨보다 더 좋은(?) 운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더욱 더 많다. 하지만 인류를 통 털어서 전기는 오직 에디슨이 만든 것이다. 이처럼 에디슨의 태어남, 존엄성, 업적, 가치, 집중력, 희생, 과정, 인생을 운명으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에디슨의 전기로 인해 이후 세상이 달라진 모습과 인류가 받은 혜택은 개인의 운명(사주팔자)으로는 상상해볼 수 조차 없다. 이는 개인 운명만을 보더라도 음양오행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 거의 전부라는 이야기다.
물론 이후 음양오행을 개인의 팔자에 국한시키지 않고 유전자 구조처럼 더욱 수많은 변수들을 개입시켜서 체계적으로 연구해볼 필요는 있다. 이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서양에서는 수백 년이라는 민주주의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돈을 벌고 출세한 사람은 별로 없다. 이런 경우 음양오행은 총체, 전체, 종합, 장기적인 관점이 없기 때문에 오직 개인이 손해고 피곤하고 힘든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음양오행에 맞춰서 산다면 단지 손해를 피하고 돈과 권력을 쫓는 등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인생을 사는 꼴이 된다.
마치 동물처럼 그럭저럭 개인적으로 먹고살다가 죽게 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만년이란 역사와 음양오행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나 과학문명과 같이 협력 체제나 따른 창작물과 유기적 사회는 상상조차 못했다. 만일 앞으로 음양오행을 월등하게 연구 정리하지 못하면 가치관의 말살이 가속화되면서 미래는 기대할 수조차 없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소중한 인생을 좋고 나쁘다고 표현한다든지, 인간의 삶과 복잡한 관계를 이익과 손해로 따진다든지, 돈과 출세를 위주로 설명하는 것은 몰상식한 처사이며 오히려 진리를 거스르는 짓이다.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은 수없이 많고 다양한 사람, 분야, 이치, 주장, 이해관계를 중도 입장에서 잘 감당하고 관리해서 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또한 어떤 경우, 어떤 사람에게도 이리 저리 휩쓸리면 안 된다. 지도자가 명료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애매하거나, 혼탁하거나, 대충하거나, 설왕설래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지도자의 주변이 답답한 사람들로 가득하면 국민의 신뢰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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