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건 정부건 문제가 생기면 가장 골치아픈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여당 원내대표다. 여야간의 문제도 그렇고, 당정간 문제도 마찬가지다. 원내대표 자리는 잘하면 본전이지만 못하면 정치력 부재라는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정기국회 파행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심적 압박감은 야당원내 대표보다 배가 된다. 그런 탓인지 최근 천 대표는 심한 피로로 인해 잇몸의 화농이 터져 치과치료까지 받았다.
제대로 잠 못이루는 밤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국회 파행사태는 긴 터널로 접어들었다. 어디를 잡고 끌어 당겨야 쉽게 매듭이 풀릴지 감히 잡히지 않는다.
천 대표는 국회 파행 이후 한결같이 "머리가 깨져도 국회에서 싸우자"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또 국회가 정상화되면 이 총리의 유감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카드로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있지만 양쪽다 이런 카드에 손길을 보내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사과는 물건너 갔고 파면해야 한다는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고, 이 총리 역시도 좀더지켜보자는 식으로 일관하고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다 보니 야당을 설득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총리에게 일방적인 사과를 요구할 수도 없는 사면초가 같은 입장에 처해 있다.
즉 야당과 이 총리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보니 자칫 어느 한곳으로 치우치면 오히려 화를 자초하는 가시밭길이라는 것 때문에 각별히 조심하고 있는 눈치다.
천 대표는 일단 8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여야 원내대표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8일 오전 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의 회담을 주선하고 여야간 원만한 타협을 통해 공전중인 국회를 즉각 정상화할것을 촉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7일 당정청 경제워크숍에서 "이번 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회를 열어 산적한 과제를 처리하겠다"면서 "한나라당도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더 이상 물러날 수도 없으며 물러나서도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천 대표의 이런 의지에 따라 우리당은 금주중 무조건 국회 정상화, 8일까지 한나라당 국회 등원 설득, 한나라당 거부시 민노, 민주, 자민련 야3당 공동 상임위 활동 이라는 3대 원칙을 정했다.
이는 국회 장기파행에 따라 새해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기금관리기본법 등 568건의 계류법안 심사가 지연되는데 따른 비판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잘하건 못하건 정치권이 도매금으로 욕을 먹게되는데 후폭풍은 여당에 더 큰 상처를 안기게 돼 있다. 또 정부 예산집행에도 차질을 빗게 돼 있다는 것 때문에 천 대표의 머리는 더 아프다.
과연 이번 일을 천 대표가 어떻게 매끄럽게 풀어갈까. 밀어부치기 식인가 아니면 달래며 타협점을 찾아 낼 것인가. 그것은 순전히 천 대표 자신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양자가 다 사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것인지, 니 죽고 나살자식의 막무가내로 나갈 것인지 천대표의 신선한 정치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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