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그의 정적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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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그의 정적 나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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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자들은 두려움에 떨어라!(Do you hear the people sing?)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망한 알렉세이 나발니(오른쪽)

알렉세이 나발니(Alexey Navalny)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政敵)이다. 그 정적인 나발니가 시베리아 극지의 감옥에서 사망했다. 푸틴은 앓던 이가 빠진 셈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은 나발니의 불굴의 의지까지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진행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정당한 비판’조차 매우 두려워하는 푸틴의 나발니의 죽음에 은밀하게 손길이 뻗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매섭다. 푸틴 체제의 위험성뿐만이 아니라 그 본질적인 약점도 부각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강압을 일삼는 독재자의 일부는 강력한 정적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크다는 진단이 있다. 러시아의 반체제 야권 성향의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주에서 사망했다. 나이는 이제 겨우 47세의 앞으로 할 일이 태산 같은 젊은 정치지도자였다. 직접적인 사인(死因)은 불분명하지만, 가혹한 환경에서 자유를 빼앗기고 있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푸틴 정권에 의한 탄압이 일으킨 비극인 것임은 분명하다.

나발니는 2000년대부터 정부 고관의 숨겨진 자산과 저택 등을 폭로하는 블로거로 인기를 끌어 모았다. 특별히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될 부분은 나발니의 끊임없는 불굴의 의지였다. 그의 의지력이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원동력이 됐다. 인터넷에서 시위를 언급하자 러시아 전역에서 젊은이들이 호응을 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을 외쳤다. 최근에는 여당 후보의 낙선운동을 하면서 정치적 존재감도 한껏 늘었다.

푸틴은 늘 그랬듯이 철저한 탄압으로 응수했다. 2020년 8월 나발니에 대한 독살 미수사건으로 의식불명이 되면서 다행히 독일로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나발니의 의식불명은 러시아의 치안기관의 관여가 농후하다. 당시 푸틴은 나발니가 미국 정보기관의 ‘끄나풀’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도 푸틴은 러시아로 돌아오면 곧장 체포하겠다고 발언은 나발니의 귀국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발니는 귀국을 감행했고, 공항 도착하자마자 구속됐다. 그가 ‘과격한 조직을 창설’했다는 혐의를 씌워 19년의 판결로 2023년 말 북극권 감옥으로 이송됐었다.

푸틴 대통령이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는 것은 나발니의 카리스마뿐만이 아니라 강권에도 불구하고 대항하고, 체포나 구속 따위에 굴하지 않는 그의 용기가 러시아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가는 사태가 아닐까?

우리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직역 : 당신은 국민들이 하는 노래를 듣느냐?)”이라는 노래를 통해서도 독재자들의 두려운 대목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가사는 “독재자들은 두려움에 떨어라!”로 의역할 수 있다.

불후의 명작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에 나오는 것들 중 가장 유명하고 폭넓게 사랑받는 곡이라면 “두유 히어 더 피플 싱(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꼽을 수 있다. 무거운 세금에 짓눌리고, 고통 받고 신음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강력한 억압을 지속하던 프랑스 왕정에 반발하는 국민들의 자유를 상징하는 노래이다.

정권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아무리 강하고 독한 마음을 가진 독재자라 할지라도 수많은 국민들의 ‘저항의 노래’에는 두려움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

푸틴 정권은 나발니의 죽음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외부 조사를 수용해야 한다. 정권을 비판했다 해서 시민들을 구속하는 일 역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푸틴의 성정상 그러한 민주적 사고방식이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인가?

오는 3월 17일 러시아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결과는 푸틴 당선이 뻔하다. 푸틴의 5선은 “따 놓은 당상”일 것이다.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는지가 최대의 쟁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침공에 대한 이론(異論)은 엄격히 봉쇄되어 있다.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인물은 서류의 미비를 이유로 입후보 등록 자체를 봉쇄했다. 푸틴 이외에 입후보가 인정된 것은 모두 침공을 지지하는 ‘체제 내 야당’으로 불리는 ‘3당’만이다.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의 용기까지 힘으로 억누를 수는 없다. 입을 틀어막고, 후보자의 얼굴 흔들림까지 조작하는 선거로 압승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통치에 정통성이 있을 수 없다. 시간은 국민편이다. 푸틴은 자신의 약점은 인식하고 시간은 자신의 편이 아님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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