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게 바란다] 정치에 영혼을 불어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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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에게 바란다] 정치에 영혼을 불어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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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필자는  우리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항상  묻곤 한다. 또한 6.25 직후 태어난 소위 베이비붐 세대로서 어린시절과 현재를 비교하게 된다. 그럼 어린시절 우리나라는 소위 푸른 하늘, 붉은 산, 하얀 옷을 입은 장면이 떠오르게 된다. 반면 오늘날 한국은 높은 빌딩, 거대한 공장, 넓은 도로와 많은 차량, 푸른 산과 말쑥한 옷차림 등 선진화된 나라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속에 무잇인가 사라진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따뜻한 이웃의 정, 학교에는 넘치는 향학열, 직장에는 충심을 바치는 근면한 근로자들, 나라를 생각하는 지도자들의 애국심 등 바로 영혼이다.  

무릇 영혼이란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마치 전기나 전파처럼 보이지  않으나 실재하며 사회와 개인을 움직이는 가장 본질적 요소인 것이다. 

러시아의 문학사를 빛낸 어느 작품 속에 "질주하는 트로이카에게 다른 민족들은 눈치를 보며 길을 비킨다"는 글이 기억난다. 트로이카는 바로 한때 서구화, 산업화로 질주하던 러시아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공산당선언' 서문처럼 유럽을 배회하던 사회주의란 유령에게 잡혀 새로운 길을 가게 된다.

볼세비키 100년 후 한국에 제2의 볼세비키 정권 문산당이 탄생한다. 일국 사회주의가 2차 대전 후 동구권을 낳았고, 뒤이어 중국, 쿠바 그리고 아시아 제국에서 공산정부가 연이어 수립된다. 한때 세계대전에 필적하는 한국전쟁(6.25)의 당사국인 한국에 찾아온 아이러니였다. 

되돌아보면 문산당(문재인+공산당)의 탄생은 20세기 한반도 뿐만 아니라 세계의 판도를 주도한 공산주의 vs 자유세계의 구도가 1989-91  동구권의 붕괴 이후 한세대 만에 찾아온 거의 유일한 현상이었다. 집권당시 문재인이 내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표현이 적절한 새로운 현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문산당의 집권까지 보수와 진보, 자유와 민주, 친북과 반공 같은 반목과 대립이 관통하고 있었고 그 바탕에는 소위 '한국병'이란 국가지도력의 총체적 실종 즉, 영혼의 이탈이라는 정신문화적 공백상태에 있다.

무릇 국가는 영토, 주권, 국민이란 고전적 요소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문화적 요소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는 흔히 지도자에 의해 상징화되고 구체화 된다. 한때 유목제국 몽골은 중국과 금나라에 의해 지배되었으나 징기즈칸에 의해 세계최대의 제국으로 탄생되기도 하였고, 100년 후 다시 몽골초원으로 돌아가기도 하였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국가지도력은 제도와 함께 인적 요소의 결핍을 보여주었다. 양김(김영삼, 김대중)이 내걸었던 민주화=직선제의 명제는 87체제(6공화국)에서는 다시 5년 단임제로 나타났고 이에 의해 한국 정치지형은 급격히 변했다. 즉, 5년 단임제로 인해  장기구상과 책임감(노블레스 오블리지) 실종은 만성적이었고 무질서와 침체가 가시화 되었다.

실지로 '20세기의 경이'로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은 한반도의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중국사에서 문약함과 비실용성으로 망국의 대명사 송나라의 국정철학인 주자학(성리학)을 수용한 조선은 500년 집권으로 철저히 자주권과  부국강병에서 이탈했다. 결국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인접국 일본에 의해 개국과 패망으로 진전되었다. 그러나 국가패망과 함께 새로운 각성이 나타났다. 바로 '한강의 기적'을 만든 위대한(기적) 세대의 탄생이었다. 

이들은 애국과 충성을 강조하는 일본의 군국주의 교육을 통해  영혼의 깨우침을 체험했고, 태평양전쟁을 통해 확인하기에 이른다. 더구나 해방 정국과 6.25를 통해 또 한번 단련된다. 가히 5천년 역사상 가장 불행한 세대였다. 이병철(삼성/1910), 정주영(현대/1914),  박정희(대통령/1917), 신격호(롯데/1921), 최형섭(과학자/1919), 장기려(의사/1911), 박태준(포철/1927), 김우중(대우/1936)를 비롯한 기적의 세대는 게으름과 거짓밀의 국민성과 철저히 대비되는 세대였던 것이다.

반면 양김(김영삼과 김대중)은 이들 세대와 또한 철저히 달랐다. 바로 조선인의 게으름과 거짓말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문민정부를 내세운 김영삼은 부패와 무능으로 IMF와 정권교체를 유발했고, 민주지도자로 위장한 종북주의자 김대중은 빈사상태속에 핵개발에 집중하던 북한에 천문학적 지원으로 존속을 가능케했고, 거짓과 위선, 부패와 공작으로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던 것이다. 연이은 종(친)북정권의 탄생으로 한국은 국론분열과 혼미에 빠져든다.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탄생했으나 위기의식과 영혼이 실종된 상태였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기적의 나라도 애국심과 기업가정신의 나라도 아니다. 오히려 민주화의 가면속에 조선시대의 악폐인 게으름과 거짓, 위선과 공황상태가 지배하는 허접한 나라가 된 것이다. 비록 '한강의 기적'이 남긴  건설, 조선, 철강, 중화학공업 등과 대기업(산업조직) 같은 산업화의 유산이 남아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새로운 대기업은 탄생되지 않고 있다. KIST와 KAIST가 지속되지만 근면과 애국심에 바탕한 영혼은 철저히 실종된 상태다. 

영혼 실종의 대표적 현상은 독서와 사색의 실종이다. 6.25에서도 향학열은 결코 약화되지 않았고, '세계철학사전'과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했던 이야기는 신화가 되었다. 독서신문이 발행되고, 독서대회가 일상화되고, 삼성문고판이 청소년의 손에 들렸던 이야기는 전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영혼과 정신적 가치를 철저히 거세당한 한국인들은 자신의 조국이 21세기의 소돔과 고모라가 된 것조차 모르고 자신들의 영혼과 제도, 표현과 행동이 북조선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웃나라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오늘날 한국을 패망 직전의 베트남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당시 베트남의 종교지도자들은 월맹의 전면공격을 호도하고, 지도층들은 전쟁을 수행 중인 정부와 군에 반정부운동을 민주화로 위장했던 것이다. 결국 정신과 영혼이 이탈된 베트남은 60만의 정규군과 미군이 담긴 최첨단 무기에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던 것이다. 후일 반정부 인사들은 처형과 숙청을 당하는 운명에 처한다.

일찌기 청교도정신이 자본주의의 토대임을 발견했던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정작 조국 독일의 미래에 불안해 했다. 결국 그의 죽음과 거의 동시에 무너진 바이마르공화국의 결말은 나찌의 성립이었다. 필자의 눈에 비친 오늘날의 한국은 '한강의 기적'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애국심, 반공의식, 동지애, 가치  등 영혼이 제거된 시대상인 것이다. 

필자는 야당이 반국가세력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군분투 중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이번 총선은 곧 체제 및 이념전쟁이기에 단순히 선거와 홍보, 의석과 승패를 넘어 역사를 통찰하고 국민들을 정신과 가치, 미래와 시대정신 등 영혼의 수준에서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엘리트가 아니라 지도자, 정치인이 아니라 영웅이 필요한 절박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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