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의 ‘호랑이 전사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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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의 ‘호랑이 전사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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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늑대전사 외교’와 대비
- 모디 : '힌두 민족주의'의 우월성 강조
- 인도 외교 : 아크한드 바라트(Akhand Bharat=Unbroken India or Undivided India)
- 힌두 민족주의=근육질 민족주의(muscular nationalism)=독성 민족주의(toxic nationalism)=호랑이 전사 외교
힌두 민족주의=근육질 민족주의(muscular nationalism)=독성 민족주의(toxic nationalism)=호랑이 전사 외교

중국이 과거의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뒤로 하고 힘에 의한 외교라는 이른바 전랑외교(战狼外交, Wolf-Warrior Diplomacy : 늑대전사외교)를 펼치면서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이른바 ‘호랑이 전사 외교(Tiger Warrior Diplomacy)’를 활발하게 하면서 인도 국익에 이익이 되는가 아니면 해를 끼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국경 문제를 둘러싸고 ‘늑대전자’와 ‘호랑이 전사’가 대비되면서 외교전이 전개되고 있어 흥미롭기까지 하다.

지난 7월 13일 모디 인도 총리는 국빈 방문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의 본회의는 모디의 신뢰성에 당혹스러운 타격을 가하려 했다고 대외정책 전문 매체인 미국의 ‘포린 폴리시’가 8월 28일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5월 시작된 인도 북부 마니푸르 주에서 진행 중인 인종 분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표현된 결의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마니푸르는 모디의 인도인민당(BJP=Bharatiya Janata Party)이 지배를 하고 있는 주이다. 모디는 이 지역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결의안이 나왔을 때 공개적으로 평화를 호소하지도 않았다.

결의안은 1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만 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폭력 사태의 원인이 “소수민족 공동체에 대한 편협함”이라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는 힌두교 제일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 지역(마니푸르)에서 힌두교의 다수주의를 촉진하는 정치적 동기가 부여되고, 분열된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결의안은 의회에 의해 승인됐다.

모디 총리가 파리에서 외교 활동을 시작했을 때도 인도 외무부는 서둘러 답변을 내놓아야 했다. 예상대로, 인도 외무부 대변인 아리담 바기(Arindam Bagchi)는 이 결의안을 “인도 내정 간섭”이라고 불렀고, “식민지적 사고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인도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인권, 인종차별, 힌두교우선주의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훼손으로 국내외로부터 수많은 지적과 비난을 받고 있는 등 결코 이건 일회성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 외교는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적 의제(Hindu nationalist agenda)” 때문에 점점 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도 안팎에서 정부의 우익 이념적 신념이 인도의 행동을 점점 더 부추기고 있다. 인도의 이웃인 중국의 악명 높은 ‘늑대 전사 외교’ 이후, 일부 외교관들은 그들을 ‘호랑이 전사’라고 부를 수도 있다. 유럽의회의 미묘한 결의안에 대한 인도 정부의 전면적인 반대로 외교의 무대에서 모디 외교는 점점 더 밀려나고 있는 모양새이다.

인도인민당(BJP)의 이념적 모체인 힌두교 민족주의 우파 단체인 민족봉사단(Rashtriya Swayamsebak Sangh)은 다른 종교에 대한 힌두교의 우월성을 공개적으로 전파하며, 인도의 세속적 헌법을 무시하고 힌두교 국가라는 믿음을 거듭 강조해 왔다. 힌두교의 패권에 대한 이러한 개념은 인도의 세속적인 구조에 광범위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기독교인과 무슬림과 같은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증오 범죄가 점점 더 흔해지고 있으며, 그들에 대한 증오 발언이 훨씬 더 만연해지고 있다.

불과 몇 주 전, 모디 정부가 의뢰한 인도 벽화 지도를 특징으로 하는 새 의회 건물을 개장한 후, 인도 외교관들은 인도의 국경이 서쪽의 파키스탄에서 동쪽의 방글라데시까지 뻗어 네팔과 부탄을 집어삼킨 것을 보여주는 외교적 불(diplomatic fires)을 지펴야 했다. 모디의 BJP 의원들은 이 벽화가 힌두 우파 개념화이자 분열되지 않은 인도의 이념적 목표인 아크한드 바라트(Akhand Bharat) 즉, ‘부러지지 않는 인도(Unbroken India)’ 혹은 ‘분열되지 않은 인도(Undivided India)'’를 잘 표현했다고 칭찬했다.

인도의 이웃 국가들은 자국의 주권을 무심코 짓밟는 것에 대해 소름이 끼쳤다. 파키스탄은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 벽화가 ‘아크한드 바라트’를 묘사한 것이 아니라 ‘아쇼칸 제국의 확산(the spread of the Ashokan empire)’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박한 첫 번째 사람은 모디 자신의 의회 장관 프랄하드 요시(Pralhad Joshi)였는데, 그는 지도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결의는 명확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동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외무장관 S. 자이샨카르(S. Jaishankar)는 “파키스탄이 이해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를 일축했다.

이 설명은 초진고주의적인 소셜 미디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뉴델리의 전통적인 친구인 카트만두(네팔)와 다카(방글라데시)는 똑같이 굴욕감을 느꼈다. 카트만두와 다카 모두 인도에 설명을 요구했다. 바부람 바타라이(Baburam Bhattarai) 전 네팔 총리는 인도 의회의 벽화 문제가 “불필요하고 해로운 외교적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며, “양국 간 신뢰부족(Trust deficit)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인도 의회 벽화 논란은 미국이 모디의 BJP와 그와 관련된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이 네팔의 세속 헌법을 버리고, 힌두교 국가로 만들라는 네팔 힌두 단체들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왔다.

그러나 바이든의 민주당 전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모디의 힌두 민족주의 정치를 암묵적으로 비판했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모디의 ‘힌두 민족주의’를 지지함으로써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견제에 힘을 보태려는 의중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카에 기반을 둔 학자이자 델라웨어 대학(U.S. University of Delaware)의 풀브라이트 교수인 샤하브 에남 칸(Shahab Enam Khan)은 “전통적으로 뉴델리와 가까운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정권 내의 많은 사람들이 모디 정부의 행동에 ‘불편하다’고 말했다.

인도 총리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2021년 모디 총리와 그의 정부에 대한 이런 분노는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분노한 시위대가 보안군과 충돌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샤하브 에남 칸은 “방글라데시에서는 힌두트바(Hindutva : 힌두주의)가 극단주의의 한 형태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극단주의를 비판하는 인도의 권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사실, 방글라데시의 많은 사람들은 이제 인도 정치에서 종교의 중심적 역할(centrality of religion)과 파키스탄 정치에서 종교의 중심적 역할을 비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만두에서는 최근 몇 년간 반인도적(anti-India) 정치 브랜드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데, 최근의 벽화 논란은 여기에 더해졌다. 평생 무신론자이자 마오쩌둥 주의 운동(Maoist movement)의 지도자라고 공언한 네팔 총리 프라찬다(Prachanda)가 올해 6월 인도를 방문해 우자인시(city of Ujjain)의 마하칼레스와르 사원(Mahakaleshwar Temple)에서 6시간 동안의 긴 의식을 치렀을 때, 많은 카트만두 사람들이 망연자실하게 되었다.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이 사원 방문이 프라찬다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느꼈다. 아마도 인도 정부에 의해 그에게 제기되었을 것”이라고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는 카트만두에 기반을 둔 지정학적 분석가이자 싱크탱크의 한 책임자가 말했다고 포린 폴리시가 전했다.

분석가들은 힌두트바 의제가 뉴델리의 전통적인 이웃 관계를 해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인도에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도의 이웃 국가들은 안보의 첫 번째 층이다. 인도와 이웃 국가들은 의존 관계에 있다. 그러한 의존관계를 조금 아니라고는 말할 수 있겠지만 깨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신문 데일리 매버릭(Daily Maverick)은 "모디 총리가 8월 22일에서 24일 브릭스 정상회담(BRICS Summit)에 참가하기 위해 요하네스버그를 방문했을 때에도 이는 분명했다. 모디는 남아프리카 정부가 그를 맞이하기 위해 각료를 내보낸 것에 항의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왜 겨우 장관 정도를 내보내는 거냐. 내가 누구인데...?)

이 뉴스는 인도에서 널리 퍼졌고, 모디의 비평가들에 의해 널리 공유됐다. 데일리 매버릭은 이 뉴스가 알려진 몇 시간 후에 트위터에 인도 서버들에 의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직면했고, 표면적으로는 “인도 사람들이 이 뉴스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였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는 뉴스를 보도했지만, 공격자들은 그들의 능숙한 정보 사용자들의 정체성을 밝히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이런 종류의 근육질 민족주의(muscular nationalism)가 인도의 대외 이익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칸은 당시 BJP 대표이자 현재 인도 내무장관인 아미트 샤(Amit Shah)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을 ‘흰개미(termites)’라고 언급한 발언을 지적하며 동의했으며, 이는 다카에서 널리 기억되고 있다고 한다.

이어 그는 “비종교적 서사의 부상과 종교적 민족주의의 부상은 이 지역 전체에 독성 민족주의(toxic nationalism)를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인도에서 더 많은 초종교적 민족주의가 나타날수록 이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런던 경제대학의 후주(Huju) 교수는 “모디 정부의 힌두 민족주의의 결과로 인도 외교의 본질조차 인도 외교 서비스(IFS= Indian Foreign Service)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만약 세 번째 BJP 임기가 생긴다면, IFS가 통치되고 문화적으로 상상되는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제도적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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