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폐쇄, 페루 관광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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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폐쇄, 페루 관광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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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정부 시위 격화,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오랜 불만
- 휘발유, 조리용 연료, 식품 부족 사태에 가뜩이나 높은 가격이 더 오르고 있어
- 호텔 등 직원 대량해고로 어려움 가중
- 12월 초 반정부 시위가 시작 이후 약 4억 달러(약 5,082억 원) 관광수입 손실
사진 : 유스 사이트 인사이드 캡처

페루 관광의 중심지인 쿠스코,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추픽추 유적 주위에 펼쳐진 잉카 제국기 옛길과 계곡을 즐기는 코스이다.

그러나 안데스 산맥을 따라 위치한 페루는 지난 20년 만에 최악의 사회 불안을 겪고 있다. 이 고원 지방에서 활동하는 수천 명의 관광 가이드들은 손님이 뜸한 가운데, 두 달째 자택 대기 상태이며,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광 가이드는 “관광은 스톱해 버렸다. 관광객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고 수입도 없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도로는 항의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봉쇄되었고, 지난 1월에는 마추픽추 유적이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항의 시위 참가자와 치안 부대의 충돌에서는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가지 반정부 시위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7일 급진 좌파인 ‘페드로 카스티조’ 당시 대통령이 반역 혐의로 체포 구속된 것이다.

정치 혼란이 심화된 배경에는 페루 국민 340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느끼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에 대한 오랜 불만이 깔려 있다. 안데스, 아마존 두 지방의 가난한 촌락에서는 특히 그것이 현저하다는 것이다.

항의 시위는 불과 몇 주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년에 명절이나 관광 철이어야 할 시기가 엉망이 돼 버렸다. 쿠스코에 거점을 둔 9000여 명의 관광 가이드, 심지어 호텔과 음식점 종업원, 공예 장인, 소규모 여행사들도 관광에 의존하고 있다.

관광 가이드의 대부분은 자영업으로 현금으로 하루 60달러~30달러(약 7만 6천원~3만 8천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보험도 없고 아무런 안정성도 없는 독립 업체라는 게 더 큰 문제이다. 가이드나 요리사, 운전사, 포터, 누구나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시위자들로 인해 도로가 봉쇄된 곳도 있고 쿠스코 기타 지역에서는 휘발유와 조리용 연료, 식품이 부족한 사태로 가뜩이나 높은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고 한다.

페루의 인플레이션율은 2022년에는 8.5%에 육박했고, 연율로는 지난 4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분석가들은 항의 시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의 상당수가 물가 상승에 따른 타격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한다.

* 대량 해고

식민지 시대 분위기를 간직한 쿠스코의 가로와 광장은 과거 하루 4000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아 붐볐지만, 지금은 한산하고 수천 명의 포장마차 상인과 시장 내 상인들이 수입을 잃고 있다.

쿠스코의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도 종업원이 대량 해고됐다. 페루 관광사업자협회 쿠스코 지부의 대표를 맡고 있는 리카르도 벨라스케스는 “시내에서는 4만 명분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고, 2월, 3월 여행도 취소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밖에 없다.

페루관광협회 추산에 따르면, 페루 국내 일자리 창출의 핵심 중 하나인 관광부문은 12월 초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약 4억 달러(약 5,082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호텔외식산업협회에 따르면, 페루에서는 올해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글로벌 관광산업이 살아나는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약 35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페루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페루를 찾은 관광객은 140만 명이었다.

쿠스코에 거점을 둔 소규모 여행사 ‘바이오페루 트래블’의 매니저는 5명이던 직원 4명을 해고했다고 한다. 그 매니저는 “이 나라의 남부는 지반 침하하고 있다. 고객은 여행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가이드는 일할 수도 없다. 관광업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친구나 가족은 저축을 헐어 어떻게든 생활하고 있고, 그것도 다한 사람은 지인이나 은행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

* 신종 코로나의 타격도 심해

쿠스코에서 작은 여행사 쿠스코 페루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관광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대타격으로 휘청거리고 있었는데, 거기에 항의 시위 행동이 새로운 참상을 초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그 업주는 “2년에 걸친 코로나19 사태라는 또 다른 대타격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렇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 거리는 관광 거리이다. 이번 위기로 우리는 파산 직전”이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하루에 운전사 3명, 가이드 4명을 고용했지만 지금은 취소와 환불에 대응하는 직원이 일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지난해 8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계 저리 대출제도인 레액티바 페루(Reactiva Peru, 페루 재활성화) 차입금 상환을 시작했지만, 이달은 위기 상황이라 상환이 무리다. 우리는 겁에 질려 있다”고 말했다.

항의시위 참가자들의 주된 요구는 국회가 이른 시일 내 해산 총선을 치르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올 12월 총선을 앞당기자는 제안을 거부하고 있어 정치적 혼란은 길어질 전망이다.

한 관광 가이드는 “항의 시위 참가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사회적 요구에는 찬동한다. 하지만 모두는 일하고 싶어 한다.”고 호소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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