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루머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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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선, 루머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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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가 주전장(主戦場)
- 정권교체 ? 말도 안 돼, 사실은 “이권(利權)교체”
- 종교에서는 거짓 대신 진실을 기도하지만, 현실은 거짓이 판쳐
-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루머, 가짜가 승리하는 사회는 금물
- 종교 지도자, 언론단체, 변호사, 대학교수 등으로 이뤄진 팩트 체크 조직 결성 붐
필리핀 가톨릭 주교협의회 회장 파블로 데이비드(Pablo David) 주교에 따르면, 필리핀 내 많은 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유언비어의 사악함에 대해 신도들에게 경고하고 성실한 선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는 진실을 지켜내자는 도덕적 요청이라고 데이비드 주교는 말한다.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도덕적 의무는 진실을 지키는 것”이다.
필리핀 가톨릭 주교협의회 회장 파블로 데이비드(Pablo David) 주교에 따르면, 필리핀 내 많은 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유언비어의 사악함에 대해 신도들에게 경고하고 성실한 선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는 진실을 지켜내자는 도덕적 요청이라고 데이비드 주교는 말한다.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도덕적 의무는 진실을 지키는 것”이다.

갈수록 세상에는 가짜뉴스, 왜곡 등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기존의 정권을 갈아치우는 이른바 정권교체라는 명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방을 짓이겨야 내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과도 같은 일들이 한국은 물론 주요 국가의 대선 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부 정치인은 정권교체는 명분상 하는 구호일 뿐 사실은 이권교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끼리끼리 혹은 패거리의 이권을 위해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없다는 신념으로 상대를 수렁으로 빠뜨리면서 자기들이 대권을 거머쥐어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이 진실과 거리가 먼 언행을 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의 국가라 할 만한 필리핀이라고 해서 거짓은 없고, 진실만이 대선 판에서 오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종교와는 무관하게 이권(利權)교체혹은 이권 확보를 위해서 못할 일이 없다는 신념으로 온갖 못된 짓을 하곤 한다. 이 같이 루머(소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필리핀의 대선 캠페인 현장을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수도 마닐라의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는 미사(Mass)'가 열리고 있었는데,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미사를 드리는 가운데, 사제들은 대선이 안전하고 평온하며 성실하게 치러지기를 기원했다.

타갈로그어나 영어로 외워진 기도문을 통해 사제들은 불성실과 거짓말, 모든 진실의 왜곡으로부터 해방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 부통령, 상원의원과 하원 중 300, 그리고 지방의회 18,000석을 결정하는 59일 선거는 매우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필리핀 대선은 독재정권이었던 고()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장남인 페르디난드 봉봉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64, 일명 봉봉 마르코스-Bongbong Marcos)와 현직 부통령인 레니 로브레도(Leni Robredo)가 맞붙는 구도이다.

연금 생활자인 앤절리크 멘도사(61)라는 사람에게는 교회 지도자들이 가짜 정보와의 투쟁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2016년 선거전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소셜미디어(SNS)에 넘쳐나는 허위 정보에 노출돼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성 프란시스코 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한 멘도사는 사제들이 가짜 뉴스(Fake News)의 위험성만 설파해서 질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니다. 우리의 정신성을 해칠 수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하는 것은 그들의 도덕적 책무이니까라고 말했다.

필리핀 가톨릭교도는 약 8500만 명으로 국민의 80%를 차지한다. 그래서 교회가 주는 메시지는 큰 영향력을 갖는다. 그 영향력은 유일한 여성 대통령 후보인 로브레도에게도 중요하다. 그녀는 1순위 후보인 마르코스에게 앞섰으며 선거운동에서는 사제들의 지원을 요청해 왔다.

로브레도 후보는 세부시(Cebu City)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언비어와 싸운다는 의미에서 가톨릭교회는 사회에 뿌리내린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내 호소는 가톨릭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향한 것이다. 후보자인 나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문제다. 우리가 유언비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으면 선거는 거짓말에 기인한 것이 되고 만다. 최악의 사태는 내가 지는 것이 아니다. 유언비어의 힘으로 다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로브레도는 호소했다.

*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루머

로브레도 후보의 호소는 결실을 맺고 있는 듯하다. 미디어 각사 외에 대학이나 시민단체, 변호사나 교회의 지도자들이 서로 제휴해, 팩트 체크(FACT CHECK)를 시도하는 구조가 얼마든지 태어나고 있다. 선거 관련 루머에 맞서는 전례 없는 대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같은 팩트체크 기관 중 하나인 체크Ph(fact-checking coalition Tsek.ph.)’에 따르면,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의 절반 가까이가 로브레드 후보를 표적으로 삼아 마르코스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르코스 캠프 홍보담당자에게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리는 거짓말이 얼마나 큰 타격을 주는지를 지켜봤다. 믿을 만한 사실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믿을 만한 선거가 있을 수 없다150개의 단체가 협동하는 팩트 퍼스트 PH(FactsFirstPH)”에 참가하는 디지털 뉴스 사이트 라플러(Rappler)’의 마리아·레사(Maria Ressa)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렇게 지적했다.

레사는 악당들에 맞서는 슈퍼히어로들이 결집하는 마블 스튜디오(Marvel film) 제작 영화에 비유하며 이런 어벤져스 어셈블(Avengers Assemble)적인 순간에는 단결하고 일어서는 것이 힘이 된다. 사실을 요구하며 일어서지 않으면 어떻게 되어 버리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레사는 2016년 대선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후보에게 유리한 유언비어가 소셜미디어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를 거듭해 왔다. 마르코스는 이때 부통령 선거에서 로브레도 씨에게 패했다.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Sara Duterte-Carpio)는 이번에 마르코스와 팀을 이뤄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하버드대에서 가짜 정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조너선 코퍼스 옹(Jonathan Corpus Ong) 부교수는 마르코스 진영은 풍부한 자금을 동원해 로브레드 후보를 공격하고 영향력도 막강하다고 분석한다.

코퍼스 옹 부교수는 특히 영향력이 강한 것은 동영상 투고 앱 틱톡(Tik Tok)’이라고 지적한다. 보다 장난기가 풍부한 포맷으로, 필리핀의 유권자의 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이 세대에 친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페이스북과 유튜브도 루머를 확산하는 주요 채널이 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는 이어 “2016년의 선거 때만 해도, 필리핀의 유권자는 가짜 뉴스와 인터넷의 폭풍들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고 있었다. 그런 용어조차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법률에 의해서 어느 정도 규제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퍼스 옹 부교수는 하지만 거짓 정보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확산돼 당연시되고 있다. 팩트 체크하는 측이 파악할 무렵에는 완전히 확산되어 있다. 레벨이 낮은 날치기 투고를 추적하는 것은 두더지 게임(두들겨 패기 게임)과 같은 것으로, 배후에 있는 유력한 배후가 책임질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는 이달 초 필리핀 선거와 관련된 400개 이상의 계정과 페이지, 그룹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배제했다고 발표했다.

메타에 따르면, 동사는 유해한 콘텐츠나 네트워크를 확인하는 대로 삭제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덕트의 구축과 보다 강력한 정책의 도입을 완료, 필리핀 국내의 전문가를 포함한 전임 팀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과 유튜브는 후보자 정보패널을 도입해 팩트 퍼스트 PH’를 통한 공동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 홍보담당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12월부터 20221월까지 필리핀에서 올라온 40만 건 이상의 동영상을 삭제했다.

소셜 미디어·플랫폼에 의한 콘텐츠 적정화(CONTENT MODERATION) 정책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더욱 더 엄격한 눈이 쏠리게 되어 있다. 페이스북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규정을 변경하는 한편 미얀마의 이슬람교도 소수민족 로힝야는 지난해 2017년 학살의 원인이 됐다고 이들이 지적하는 헤이트(Hate, 증오) 투고를 규제하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을 제소하기도 했다.

현 마닐라 시장과 전직 권투 세계챔피언 매니 파퀴아오(Manny Pacquiao) 등을 포함한 필리핀 대선 후보들은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자사 플랫폼에서의 루머 확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마르코스 후보는 이 토론회에 불참했다.

소셜 미디어 각사는 어느 정도의 개선책을 채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퍼뜨리고 있는 압도적인 양의 유언비어를 생각하면, 각사의 대응의 페이스나 확산, 깊이는 문제라고, 체크 Ph로 프로젝트 리더를 맡는 이본느 츄어(Yvonne Chua)는 말했다.

그는 이어 유언비어에 대항하려면 사회 전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팩트체커는 루머에 대항하는 싸움이라는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기어 중 하나이지만, 기어는 하나뿐이 아니다고 설명한다.

필리핀 가톨릭 주교협의회 회장 파블로 데이비드(Pablo David) 주교에 따르면, 필리핀 내 많은 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유언비어의 사악함에 대해 신도들에게 경고하고 성실한 선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가장 중대한 과제 중 하나는 진실을 지켜내자는 도덕적 요청이라고 데이비드 주교는 말한다.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도덕적 의무는 진실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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