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일본, 인도는 24일(현지시간) 4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첫 대면회의를 미 백악관에서 개최했다.
대중국 포위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국으로, 미국과 동맹 관계없는 인도를 끌어들였다는 점이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협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국력 저하에 대한 미국의 위기감에 스며 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4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고 성과를 말했다. 공동 성명에는 정상회의의 정례화와 사이버 우주 분야에서의 협력의 틀을 내세웠다.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개국 틀인 ‘쿼드(QUAD)'는 최근 새롭게 결성한 3각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와 함께 중층적인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항하는 바이든 정권의 전력에 이뤄지고 있다.
일본과 호주는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고, 안보협력을 앞세운 ‘오커스’는 미국-호주-영국의 사실상 군사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인도는 역사적으로 비동맹주의를 취한 인구 대국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이라는 글자가 없어 안보 요소를 희석시킨 배경에는 인도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다. 인도는 반도체나 고속통신규격 5G를 축으로 한 경제 안보에서의 협력 확대를 요구했다.
중국과의 국경지역에서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인도는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별 무역액은 중국이 가장 많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등의 조달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도체 대기업 ‘퀄컴’이나 태양광 발전 대기업 ‘퍼스트 솔라’ 등 미국 기업 5개사와 회담도 준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퀄컴에 대해 자국 정부가 보조금 제도를 사용해 반도체 관련의 공급망을 국내에 갖출 방침을 밝히며 유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쿼드는 바이든 행정부에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다. 법의 지배나 항행의 자유라고 하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들에서 연대하는 개념으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바이든 정권에는 쿼드 개최를 서두르는 사정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에 따른 혼란으로 민주주의 진영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의문부호를 찍게 되면서, 그리고 미 의회에서도 호된 비판을 받았다. 오커스 창설에서도 호주와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계약을 거의 일방적으로 파기당한 프랑스의 비판을 불러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또 24일 쿼드 정상회의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의제에 올랐다. 국내의 고용을 중시해 TPP에의 재가입에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바이든 정권을 흔들듯이, 중국은 정식으로 가입을 신청했다.
중국의 신청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가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중국 포위망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동남아시아 지역을 끌어안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나 지역도 많아 입장은 다양하다. 남중국해에의 관여도 포함해, 어디까지 중국의 주변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인가. 미국의 구심력이 주목의 대상이다.
한편, 미-일-호-인도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인도태평양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국제법에 따라, 위압에 굴하지 않고, 규칙에 근거하는 자유롭고 열린 질서를 촉진한다.
- 4개국의 정상, 외상은 1년에 1회 회담한다(회담의 정례화)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인도 태평양지역 공급 확대한다.
- 반도체를 포함한 중요 기술과 재료의 강인한 공급망(supply-chain)확보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 새로운 인프라 파트너십을 창설하고, 높은 수준의 인프라 제공에 힘쓴다.
- 중요 인프라를 지키기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을 새롭게 개시.
- 우주공간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한 규칙 및 규범 협의.
- 동·남중국해에서 규칙에 근거하는 해양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응.
- 북한의 완전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문제 즉각 해결 필요성 확인하고, 북한에 도발행동 자제와 실질적인 대화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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