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을 탈레반으로 교체’시킨 미국의 다음 목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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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을 탈레반으로 교체’시킨 미국의 다음 목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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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지 20년이 지났고, 미국은 이라크를 포함 이 지역 전체를 미국의 취향대로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누가 누구를 변화시켰는지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간헐적 전쟁’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 : 위키피디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지 20년이 지났고, 미국은 이라크를 포함 이 지역 전체를 미국의 취향대로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누가 누구를 변화시켰는지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간헐적 전쟁’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 : 위키피디아)

202181520년간의 최장 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탈레반의 승리에 미국의 참패 기록이 동시에 역사를 쓰게 됐다.

20년 동안 미국은 결과적으로 탈레반 정권을 다시 탈레반 정권으로 교체시키는 역할을 한 셈이 됐다. 미국은 그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소비하고,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4명의 아프간 대통령 배출을 해내면서 결국 아프간 탈레반을 다시 탈레반으로 교체하는 묘한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815일부로 전쟁이 일으킨 앞이 안 보이는 외국산 먼지가 가라앉고, 이제는 탈레반이 일으키는 아프간산() 먼지가 다시 아프간 공기를 탁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전쟁의 끝은 평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또 다른 갈등과 충돌로 이어져 새로운 전쟁터가 될지도 모른다.

탈레반 대변인의 첫 공식 성명으로 볼 때, 미국이나 탈레반이나 20년간의 또 다른 충돌 이후 벌어진 전쟁 이후 자신들의 기대를 낮추고 입장을 완화하는 등 야망을 억제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알자지라의 선임 정치분석가이자. 작가이며, 미국의 외교정책과 중동, 국제전략 문제에 대한 저명한 권위자이며, 파리 아메리칸 대학교의 국제관계학 교수를 지낸 마르완 비샤라(Marwan Bishara)19(현지시각) 알자지라 분석기사에서 미국, 탈레반 그리고 아프간의 다음 목표가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의 이번 아프간에서의 굴욕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동안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군의 철수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하고, 워싱턴의 오랜 전쟁을 종식시켰다.

또 카불에서 미국이 지탱하고 있는 명백하게 부패한 정부를 대변하는 것 못지않게, 미국인들이 스스로 전쟁을 할 의지가 부족한 사람들을 대신해 전쟁과 죽음을 맞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주장이라고 해도 크게 지나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마르완 바샤라는 안 하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하는 게 낫다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관찰을 했듯이, “미국은 항상 다른 모든 것을 시도해 본 후에야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믿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고() 현대그룹 창설자는 임자, 해보기는 해봤어?”라고 질문했다는 실천우선주의(Practice First, or Action First)를 연상시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마치 돈키호테(Don Quixote)처럼 늘 행동 먼저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죽음의 극장은 막을 내렸다. 워싱턴은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전쟁과 점령이라는 사실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있을까? 이미 아프가니스탄은 외부세력에게 충분한 교훈을 줄만한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

19세기 영국의 위상은 대단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 지배하려 했으나, 그 전쟁에서 끝내 실패했고, 20세기 들어서는 옛 소련이 무려 10년 전쟁이라는 쓰라린 경험만을 남긴 채 허무하게 아프간 철수라는 고배를 마셨다. 미국은 옛 소련보다 2배나 긴 세월동안 그 교훈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세월만 흘러 보냈다. 미국은 지금부터 그 교훈이 무엇인지 따져보겠지만...

8월 초 발간된 미국 국방부의 아프가니스탄 재건 특별감찰관은 미국이 전략, 계획, 일정, 지출 및 감독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든 것을 잘못 알고 있는 방법과 이유를 보여 주었다.

동시에 이번 815일 미국의 참배의 날을 맞이해, 미군 철수를 한 후 아프간 탈레반이 최소한 빨라도 3개월, 아니면 6개월 정도 돼야 전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오판을 했다. 10여일 만에 탈레반은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 거의 무혈입성을 하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묵인아래 카불 정권과 탈레반 사이의 물밑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는 있다.

미 국방부의 보고서는모든 교훈은 실행이 가능하며, 과거에 대한 분석과 평가 위주가 아니라 주로 다음 임무나 다음 전쟁을 대비하는데 유용한 보고서라는 알자지라의 해석이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또 다른 외국 모험을 떠나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의 교훈을 보다 철저히 배우지 않으면 미국의 실패는 반복될 수 있다.

미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훈, 선택 전쟁(wars of choice)”을 아예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고 바샤라는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다행히 미국인들은 워싱턴의 전쟁에 지쳤으며, 여론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70%는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사실, 지난 주 수도 카불에서의 굴욕적인 장면들은 앞으로의 세계적 도전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더욱 깊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외 정책 수립의 상당 부분이 마침내 대()중동에서의 이렇게 고단하고 값비싼 전쟁들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미국의 위상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와 비교해 더욱 더 약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비극적이긴 하지만, 미국이 만든 아프간 재난은 전 세계의 농담거리(the butt of the joke)가 되고 있다. 특히 당신이 쓸모없다고 느껴진다면, 미국이 탈레반을 탈레반으로 대체하기 위해 4 명의 대통령, 수천 명의 목숨, 2조 달러 이상의 자금, 그리고 20년이란 긴 세월을 썼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라는 온라인 개그가 미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외국과의 얽힘을 피하고, 대신에 비슷한 안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덜 무모하게 행동함으로써 잃어버린 신뢰의 일부를 회복하고자 할 것이다. 마르완 바샤라는 하지만 역시, 미국의 그 오래된 습관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주요 병력 배치와 국가 건설 임무에서 벗어나려 하면서도 중동과 그 너머 지역에서 드론 폭격, 비밀 작전 등을 통해 악명 높은 테러와의 전쟁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간헐적 전쟁(intermittent war)’이라고나 할까? 이런 전쟁은 그 끝이 없어 보인다. 그래야 미국의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마디로 바이든 행정부는 대테러 전선에 굴복했을지 몰라도, ‘대테러 작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미국의 역대 행정부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현실적이든 인식적이든 새로운 위협에 맞서 선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관리들은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지역처럼 필요할 때 행동하기 위해 현장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아프간 미군 철수를 옹호해왔다.

하지만 불필요한 확대를 피하기 위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이웃국가인 특히 파키스탄, 이란,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다른 지역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을 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에 대한 미래의 위협 등장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탈레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고 할 것이다.

특히 탈레반의 경우, 아프간 탈레반과 같은 종족인 파슈툰(Pashtun)족이 파키스탄에 45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서방 세계가 억지로 그어 놓은 험준한 산악지대를 국경을 맞대고 거주하고 있어, 아프간 탈레반과 파키스탄 파슈툰은 한 덩어리가 되어 대외적으로 힘을 자랑할 수 있는 뿌리 깊은 관계가 있다.

미국은 거듭되는 파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강력한 국가로 남아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다음 주 온라인 G7 정상회의를 소집해 아프가니스탄 공동 전략을 논의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미국과 서방의 압력에 얼마나 수용적이고 아프가니스탄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

탈레반의 초기 성명과 행동은 특정한 실용주의, 타협 의지, 그리고 2001년 이후 특히 5백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수도 카불이 어느 정도 변모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탈레반 지도자들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다시 한 번 고립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무슬림(이슬람교도)에 대한 학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인정과 원조를 얻기 위해, 중국과 이미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전략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 Road Initiative)의 일환으로 파키스탄, 이란 및 기타 아시아 국가들에서 거대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의 강대국으로서 미국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원대한 꿈이다.

그러나 그들의 가장 최근의 선언과 이번 주 카불에서의 미군과의 조정으로 미루어 볼 때, 탈레반 지도자들은 미국과 대화를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사실상의 탈레반 정부의 인정과 아마도 서방 국가들과 기관들로부터 도움을 구하고자 할 것이다.

아마도 탈레반의 나라는 외국의 도움 없이는 안정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40년 가까운 전쟁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아프가니스탄으로서는 외부의 경제적 도움 없이는 국가 통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탈레반은 모든 공무원을 사면하고, 옛 정권 병사들에게 군에 합류할 것을 호소했다. 게다가 탈레반 지도자들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얼굴을 감추는 부르카에 싸여 있는 여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여성들이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는가는 별개의 상황이다.

그것이 진정한 심경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임시방편 (臨時方便)의 전술인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대부분은 보수 이슬람 운동이 어렵게 승리한 후, 서구식 명령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민주주의가 샤리아나 아프간 전통과 일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탈레반이 제 기능을 하는 정부로 전환하지 못하고, 대신 복수심에 불타는 무장봉기처럼 통치를 한다면, 이란과 파키스탄 같은 사람들이 직접 또는 불만을 가진 부족과 민족 집단을 통해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간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종족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심지어 언어도 다른 종족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탈레반의 승리로 고무된 다른 이슬람 단체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쳐 새로운 공격과 반격의 악순환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탈레반의 미국 축출 성공은 다른 이슬람 무장 세력에게 희망과 기대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을지 모르지만, 심판이 곧 시작될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9.11테러 직후인 200110월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을 때 커튼을 내렸을 수도 있지만, ‘9.11 테러 이후 시대(the post-9/11 era)’에는 장막을 내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 필수 국가(indispensable nation)’라고 선언한 미국은 다시 한 번 자신과 세계를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완전히 필요불가결한 국가임을 입증해 보였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지 20년이 지났고, 미국은 이라크를 포함 이 지역 전체를 미국의 취향대로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누가 누구를 변화시켰는지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 미국의 간헐적 전쟁이 언제 어기에서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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