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미국, ‘제국의 무덤’ 아프간에서 돌아갔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돌아온 미국, ‘제국의 무덤’ 아프간에서 돌아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년 전쟁의 미국의 참패 인식’ 자유와 민주가치 다시 챙길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외쳤다. 트럼프 시대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인권, 자유, 민주의 가치를 복원하면서 미국의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의 계산이 잘못된 주둔 미군 철수는 “미국이 돌아왔다가 아니라 미국이 돌아가 버렸다(America went back)”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외쳤다. 트럼프 시대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인권, 자유, 민주의 가치를 복원하면서 미국의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의 계산이 잘못된 주둔 미군 철수는 “미국이 돌아왔다가 아니라 미국이 돌아가 버렸다(America went back)”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20019.11. 사태. 과거 생각하지도 못했던 미국의 심장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항공기 공격으로 강력한 철근 등으로 세워진 건물이 와를 무너져 내리는 TV화면은 전 세계인을 경악하게 했다.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라는 말이 탄생되면서, 9.11테러로 당시 2,977명의 사망자와 25,000명 정도의 부상자라는 엄청난 피해는 물론 외상 후 트라우마까지 겹쳐 그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이후 미국은 테러의 배후로 알카에다(Al- Qaeda)를 지목,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체포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킨 지 20218월 현재 20년 이라는 장기전쟁을 해왔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를 표방하고, 철군을 실행에 옮기자마자 아프간 탈레반(Taliban)은 파죽지세로 전 국토를 장악,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 2021815일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트럭 4대 분량의 현금 등을 싣고 국외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니 대통령은 인근의 우즈베키스탄으로 탈출했다는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가 있긴 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아직 그가 어느 곳으로 탈출했는지는 모른다.

20년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장의 전쟁으로 잃어버린 엄청난 인명과 국제적인 노력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동안 미국이나 국제사회는 왜 아프간에 그러한 막대한 물량과 시간을 허비했을까?

아프가니스탄의 반군 탈레반이 거의 전 국토를 장악했다, 미국이 주도해온 문민정권은 힘없이 무너지고, 군벌과 종파의 갈등과 다툼의 실패국가로 낙인찍히게 됐다.

아프간 체류 외국인과 시민들의 국외탈출은 마치 엑소더스(Exodus)를 연상하게 한다. 수도 카불은 완전한 혼란 상태에 빠져들었고, 현지인들은 공개처형 등 공포정치의 재개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SNS상에 나돌고 있는 눈길을 끄는 사진 한 장은 수도 카불의 한 건물 벽에 그려진 예쁜 여성의 벽 광고를 흰색 페인트로 지우는 장면이다.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마자 여성의 광고판부터 지우는 장면은 이슬람 근본주의이자 무장 세력인 탈레반의 이념적 기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인명보호를 위해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60개국 이상이 공동성명을 내 체류 외국인은 물론 아프간인들의 국외 탈출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16(현지시간) 긴급 회담을 열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은 온당한 통치체재를 만들기 위해 행동을 서둘러야 하겠다. 자유세계 국가들의 아프간 주재 공관이나 교민들은 국외 탈출 러시에 있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의 공관들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것처럼 평온하다는 외신들의 보도이다. 아프간 탈레반을 보는 중국과 러시아의 눈이 서방 자유세계와는 다르다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다.

두말할 것 없이 미국의 책임은 막중하다. 20년 동안 아프간 정부의 후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처럼 무질서하게 미군 철수를 서두른 것은 강대국 이기주의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아프간은 영국, 옛 소련, 그리고 최근의 미국 등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치렀으나, 끝내 이들 국가들은 철수를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모두가 전쟁에 참패하고 얻은 것 없이 퇴각해야만 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은 제국의 무덤(The Graveyard of Empires)"라는 별명이 붙었다. 19세기 영국, 20세기 소련, 21세기 미국의 아프간 침공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20019.11테러 직후 국제사회는 미국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표시했었다. 테러조직을 비호하는 탈레반을 정권에서 쫓아내고 국민에게 인도적 원조를 하겠다는 주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레반은 일시적으로는 퇴조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들 다민족 국가의 통치는 안정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국이 약 97조 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아프간 정부군 강화는 물론 경기 부양 등에 투입했지만 아프간 민주주의는 사상누각이 됐고, 그 사이에 아프간 정부 고위 관료들은 그 많은 돈에 눈이 어두워 이권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면서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 그들에게는 민주주의와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연료 떨어진 자동차처럼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불구의 아프간 정부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나라를 지키는 것은 그들의 일이다.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의 거점으로 만들지 않게 하는 목적은 달성했다. 더 이상 실익이 없는 전쟁은 무의미하다는 말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영국 국방장관은 아마 테러조직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미군이 압도했던 탈레반이 다시 무력으로 권력을 탈환한 경위를 돌이켜보면, 미국이 그동안 전 세계 규모로 진행해온 대테러 전쟁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테러의 근원은 곳곳에 퍼지는 분쟁과 격차, 빈곤이며, 실패 국가를 없애지 않는 한 안전한 세계를 이룰 수 없다. 911 테러에서 배워야 할 교훈을 살리지 않고, 군사편중 행보를 계속하다 지칠 대로 지친 것이 지금의 미국의 모습이 아닌가 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베트남 전 이후 겪은 굴욕적인 패배라는 바이든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이 나온다. ‘사이공의 함락과 이번 카불의 함락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 논란으로 정권차원에서의 서로 책임 떠넘길 일이 아니다.

탈레반은 90년대 음악, 영화 등을 금지하면서, 여성을 학교 교육에서 배제시켰다. 인권과 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통치를 또 허용하면, 미국이 부르짖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아무도 믿지 않게 될 것이다. 말로만 자유, 말로만 민주주의 가치에 불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외쳤다. 트럼프 시대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인권, 자유, 민주의 가치를 복원하면서 미국의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의 계산이 잘못된 주둔 미군 철수는 미국이 돌아왔다가 아니라 미국이 돌아가 버렸다(America went back)”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장 전쟁의 참패라는 신기록(?)을 세웠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