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군대 순식간에 해체된 6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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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군대 순식간에 해체된 6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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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아프가니스탄 병사들의 훈련 장면/사진 : 유튜브 캡처
무기력한 아프가니스탄 병사들의 훈련 장면/사진 : 유튜브 캡처

아프가니스탄의 정부군은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세력 탈레반(Taliban)에게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오합지졸을 보이며 순식간에 해체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미군이 20년 동안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투입, 정부군 훈련, 각종 무기 공여 등에도 불구하고 맥없이 해제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래는 압둘 바싯(Abdul Basit) 싱가포르 RSIS(S. Rajaratnam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국제대학 연구원이 17(현지시간) 알자지라의 오피니언에 기고한 내용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아프가니스탄 군에 지출한 수십억 달러로도 주요 내부의 결함을 고칠 수 없었다.

지난 815일 아프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간에서의 20년이라는 미국과의 전쟁은 끝을 맺었다. 미국은 최장 전쟁에서 참패라는 고배를 마시게 됐다. 아프간 국방군(ANDSF, Afghan National Defence Security Forces)이 전투를 하지 않고 후퇴만을 거듭하면서 탈레반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아프간 전역을 거의 탈환하자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은 830억 달러(971,515억 원) 이상을 들여 아프간 국군, 경찰, 공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고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경무기를 소지한 무장단체 아프간 탈레반의 진격 아래 ANDSF는 누이 부시게 산화했다.

탈레반의 영토 획득 속도가 빨라지면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통제권을 확립하는 데 수개월일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정보기관들조차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은 빨라야 3개월은 걸릴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결과 미국과 다른 몇몇 서방 국가들은 카불에서 시민들과 외교진들의 긴급 철수를 돕기 위해 수천 명의 병력을 재배치하는 등 엑소더스(Exodus)에 대비해야 했다.

서구의 분석가들은 정보기관들이 현장의 현실을 더 잘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그들은 지난 며칠 동안의 사태에 전혀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국가와 ANDSF의 붕괴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1) 군의 부패와 군수물자 암거래

아프가니스탄 국방부와 내무부에는 지상에 있는 병사들에게 도착하기 전에 자금, 탄약, 식량 배달을 도둑을 맞는 등 부패가 만연했다. 탄약과 다른 장비들은 암시장에서 팔려나갔고, 결국 탈레반의 손으로 그 장비들이 넘어갔다.

나아가 일부 지휘관들은 유령병사들즉 실제로 군대에 입대하지 않은 병사들의 급여에 대한 요청서를 제출, 돈을 횡령하는 등의 불법적인 일이 횡행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서 ANDSF인력은 무급으로 근무하게 됐고, 가족을 몇 달 동안이나 면회할 수 있는 허가도 없이 당직을 유지하는 등 병사들은 허기졌고, 허탈감에 빠졌다.

상황이 그러니 ANDSF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탈영률과 사상자 수를 기록했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ANDSF의 월별 감소율은 5,000, 채용률은 300~500명 수준이었다.

(2) 군 지휘관의 사치생활

횡령과 부패는 군 계급 간에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고위 지도부의 청렴은 군대의 존경과 충성심을 얻기 위해 군사 문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무급 군인들에게는 그들의 지휘관들의 사치스러운 생활 방식은 받아들이기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그들은 싸워서 죽는 대신 탈레반의 사면 제안에 따라 항복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을 수 없다.

(3) 군대 결속과 소속감 전무, 대통령과 정부 불신 극대화

군대 내에서도 이념적 결속이나 의무감과 소속감도 없었다. 사실 아프가니스탄의 정치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엄청났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나 정부를 지키기 위해 싸울 준비가 된 아프간 병사는 없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비밀거래에 대한 음모론이 아프간 군대들 사이에 만연했다.

이러한 의심과 의혹 환경은 이슬람 세력을 세우고 점령자로 보이는 외국 군대를 몰아내려는 열망에 의해 무장 세력이 몰려든 탈레반의 진격에 저항하려는 아프간 병사들의 결의를 더욱 더 약화시켰다.

(4) 지휘자의 리더십 부재, 정치적 간섭 횡행

내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주지사, 경찰청장만큼 높은 공직자들의 지속적인 정치적 간섭과 개편이 ANDSF의 전장 성과에 영향을 미쳤다. 군대는 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고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서는 지휘와 리더십의 연속성이 필요하다. 군 참모총장은 조직의 무게 중심이며, 지속적으로 바뀌면 조직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니 대통령은 미군 철수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전역 공세 속에 정기적으로 군 지도자를 교체했다. 가니는 지난 6월 임명된 왈리 모하마드 아마드자이 아프간 육군 중장을 아프간 국군 특수작전사령부 하이바툴라 알리자이 소장으로 교체했다. 이와 비슷하게,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내무장관들을 두 번 교체하고 국방부 장관과 6명의 핵심 지휘관들을 교체했다.

(5) 탈레반 정부군의 병력과 군수물자 수송능력 무력화

주요 국경 건널목과 주요 고속도로를 장악하고, 대도시를 포위하는 탈레반의 현명한 군사 전략은 카불의 지원 병력과 물자를 보내는 능력을 무력화시켰다. 많은 육군 부대가 나머지 국가들과 단절되어 국경 인근 국가들을 넘어 도망치거나 해산해야 했다.

(6) 부실한 교육 훈련 자세, 미군 등에 전적인 의지

ANDSF는 수 년 간의 교육과 수십억 달러 상당의 장비를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지 못했다. 사실 도시권 보호를 위해 전적으로 미군과 나토군에 의존하고 있었다. 일단 이들 부대가 철수하기 시작하면 탈레반의 진격을 저지할 장벽은 없었고, 외국군의 존재로 은폐된 약점과 무능함이 순식간에 전면에 드러나게 됐다.

ANDSF의 붕괴가 명백해지자 아프간 정부는 다양한 민병대로 구성된 새로운 병력을 편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세 명의 영향력 있는 군벌 자미아트--이슬라미의 아타 무함마드 누르(Atta Muhammad Noor of Jamiat-e-Islami), 헤즈브--준비쉬의 압둘 라시드 도스툼(Abdul Rashid Dostum of Hezb-e-Junbish), 그리고 헤즈비-- 와하다트 이슬라미 마르돔 이 아프간 하지 무함마드 무하키크(Haji Muhammad Muhaqiq of Hezbe-e Wahdat Islami Mardom-e Afghanistan)는 탈레반에 대항하는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그들의 투쟁을 조정하기 위해 만났다.

그러나 마자르--샤리프(Mazar-i-Sharif)가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그들은 국외로 탈출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철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ANDSF가 붕괴되고.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의 이득이 역전된 방식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알카에다와 다른 단체들을 포함한 탈레반이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얻어낸 수천 명의 전투기들은 이 지역과 그 너머에서 중대한 안보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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