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영웅 만들기 국회-법원에 침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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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영웅 만들기 국회-법원에 침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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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독자 여러분 올해 초에 좌파가 돈을 쏟아부어 만들어 개봉했던 영화 하나를 기억하실 것이다. 배우 이병헌이 주인공을 등장하는 ‘남산의 부장들’인데, 한마디로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했던 김재규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박정희 대통령을 사악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그린 최악의 작품이었다. 김재규 이름을 살짝 바꿔 김규평으로 등장시키고, 중정부장 김형욱은 박용각으로, 그리고 경호실장 차지철은 곽상천으로 했지만, 현대사 왜곡을 노린 대표적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최악의 정치영화인데, 실은 개봉 타이밍만 봐도 그렇다. 4월 총선이 3개월 앞둔 상황에서 개봉했다. 왜 그랬을까? 무슨 노림수일까? 사실 1000만 관객이 들었던 한국영화의 상당수는 대선이나 총선이 치러지는 해를 맞춰서 전략적으로 개봉되는데, 그건 젊은이들 수백만 표를 민주당 쪽으로, 좌파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난이다.

몇몇 사례를 들어보자. 광주 5.18을 다룬 최악의 영화 ‘화려한 휴가’도 2008년 대선이 코앞이던 2007년에 개봉했다. 그렇게 하고도 이명박이 승리했다는 게 기적이었다. 노골적인 노무현 옹호 영화로 악명 높은 ‘광해-왕이 된 남자’의 경우도 2012년 대선 3개월을 앞두고 개봉했다. 당연히 노무현 향수를 자극해서 문재인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용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저들의 꿈이 무산되자 좌파는 이듬해인 2013년 말 다시 영화 ‘변호인’을 개봉한다. 그렇게 씨를 뿌리고, 또 준비해서 끝내 2017년 대통령 문재인이 등장한 것이다. 오해 마라. 영화 내용이 좀 좌경화됐다는 차원이 아니다. 한국영화는 철두철미 정치화된 장르다. 현실정치와 함께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작업에 몰두하는 무시무시한 전위부대다.

그런 맥락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김재규를 영웅으로 띄우고 박정희 죽이기에 몰두한 것인데, 코로나 그 와중에도 500만 명 관람객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보너스로 총선 승리도 챙겼는데, 그럼 남은 게 또 뭐지?'라고 물어봐야 한다. 멍하고 있을 때, 우리 뒤통수를 때리는 답이 나왔다. 국회와 대법원을 공략하는 것이다. 김재규 영웅 만들기를 위한 사회분위기 내지 대중적 기반은 대강 만들었으니 남은 것은 법원과 국회를 쑤셔놓자는 장난이 지금 진행 중이다. 법원에는 김재규를 사형시킨 1980년 판결을 뒤집기 위해 재심을 요청해놓은 게 현상황이다.

그게 올해 5월이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참 부지런도 하게 손을 쓴 것이다. 김재규의 유족이 민변을 등에 업고 그렇게 한 것인데, 재심 청구의 주장은 당시 김재규에게 씌워진 내란목적살인죄는 무죄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 시해는 이른바 민주회복을 위한 영웅적 행위이라는 아주 뻔뻔한 논리다. 그렇게 한 뒤 두드린 또 한 번의 노크가 국회라는 대문인데, 과연 어떻게 했느냐?

대한민국헌정회가 펴내는 월간지 <헌정>에 이른바 인권변호사. 그 옛날 인권변호사의 원조 격인 강신옥이 총대를 매고 장문의 글을 썼다. 그게 <헌정> 11월 호다. 그런데 대한민국헌정회라는 곳이 뭐냐? 그곳은 전직 국회의원 수 천 명을 회원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국회 안에 사무실이 있고, 역대 회장으로는 백낙준, 윤치영, 장경순, 이철승 등 이름을 대면 알만한 분들이 두루 거쳐갔다. 이 나라를 받쳐온 기둥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헌정회인데, 바로 그곳에서 내는 잡지에 김재규 영웅으로 떠받드는 글을 쓴 것이다. 대한민국이 망한 것이다. 그리고 저들이 그렇게 하는 의도는 안 봐도 뻔하다. 박 대통령을 시해해 현대사의 비극을 만들어낸 원인제공자 김재규의 유가족이 좌파정부 문재인 시절에 차제에 한 건해서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실 문재인은 집권하자마자 박정희를 원조 적폐라고 규정했던 인물이 아니냐? 그걸 읽어낸 영화판이 박정희 죽이기란 개념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남산의 부장들’이었다. 원조 적폐 박정희를 제거한 김재규가 영웅이라고 마구 우기고 끝내 공식화하자는 것이다. 실은 강신옥 변호사가 쓴 글을 보고 꽤 놀랐다. 그 사람이 1935년 생이다. 나이가 무려 90세가 다 된 분이 1970년대, 옛날의 그 낡은 고정관념을 지금도 품고 있다는 것부터 당혹스러웠다. 강신옥, 그 분이 정말 맨정신을 가졌다면, 자기가 아무리 1970년대 인권변호사의 원조였고, 김재규를 변호했다 하더라고 지금은 젊은 시절의 그 행위를 부끄러워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그때 그렇게 김재규를 옹호하고 인권 타령을 한 결과 끝내 지난 20년이 넘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좌파 정권이 만들어지고 대한민국이, 이 나라 현대사가 망가지고, 전라도 세력 주사파 세력이 난리를 치는 현실을 걸 두 눈으로 지켜봤다면 사람이 달라졌어야 옳았다. 그런대도 그 강신옥이라는 분이 하는 짓은 정말로 황당하다.

그가 쓴 글은 이런 내용이다. 김재규가 권총을 뽑아 박정희를 시해한 것은 소의(小義)를 버리고 대의(大義)를 지킨 것이라는 얘기다. 교묘한 말이다. 궤변의 극치다. 김재규가 자기를 키워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 하는 지적을 뒤엎기 위해 그런 말도 안되는 논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게 바로 민주회복을 위한 영웅적 행위이며 그래서 오늘날 민주화를 앞당긴 의거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는 주장으로 확장한 이다. 강신옥이 얼마나 황당한 사람인지는 이런 주장에서도 보인다. 즉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3김, 즉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씨가 일치된 목소리로 김재규 구명운동을 했더라면 김재규는 살아나고, 전두환의 집권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를 태연자약하게 늘어놓는다.

참 해도해도 너무한다. 처형당하기 직전 김재규는 “유신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민주투사”를 자처했다. 수사 초기엔 전혀 달랐다. 수사 초기 즉, 합수부에서 수사 받던 20일 동안 김재규는 자기 행위가 집권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줄곧 진술했다. 노골적으로 털어놓은 것이다. 그럼 왜 그렇게 변화했을까? 그건 새까맣게 달라붙은 강신옥 등 이른바 인권변호사들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자기 행동을 그렇게 거창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강신옥이 이번 <헌정>에 쓴 글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고, 거기에 근거해서 김재규 영웅 만들기에 나선 꼴에 불과하다.

그래도 걱정이다. 조만간 법원이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40년 전 사형 판결이 무효라고 판결을 뒤집을 게 걱정된다. 설마 설마 그런 미친 판결을 법원이 할까 싶지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사실 지금 사회 분위기는 대충 그쪽이 아닌가? 정신 바짝 차리고 앞으로 진행 추이를 살펴보기를 권유 드리고, 우리가 권력을 찾아와서 이런 흐름을 차단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새삼 재확인한다.

※ 이 글은 9일 오후에 방송된 "김재규 영웅 만들기 국회-법원에 침투했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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