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항소심 주심,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어야?
김경수 항소심 주심,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어야?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19.03.0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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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지금 세간에는 김경수 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로 풀려날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처럼 나돌고 있다.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의 어제 보석 석방 결정도 김경수를 풀어주기 위한 방편이라는 미확인 소문까지, 누가 퍼트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민주당의 1심 판결문 기자회견 이후 식을 줄 모른다.

이런 가짜뉴스들에 대해서는 기레기 언론들이 입을 닫고 있다. 오늘은 왜 이런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인지, 또 소문이 어디까지 진실에 접근해 있는지는 분석해보고자 한다.

우파 법조인들로 구성된 ‘자유를 수호하는 변호사들(이하 자변)’이 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법연구회 법관에 배당된 김경수 항소심재판! 그 불공정성을 우려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변은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주심을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민기(48·사법연수원 26기) 판사가 맡은 것을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속해 있고 이념 편향 논란이 있는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에게 맡겨 공정성을 의심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우리법연구회’가 어떤 단체인지 설명을 좀 하겠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2차 사법파동의 영향으로 창립한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 모임이다.

우리법연구회의 회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140여 명에 이르렀으며 박시환 대법관, 강금실 법무부 장관, 김종훈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 이 단체 회원들이 요직에 발탁됐다. 이로 인해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특히 2008년에 있었던 촛불 집회 관련 재판의 배당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던 이정렬 (40ㆍ사시 33회) 판사와 송승용 (35ㆍ사시39회) 판사도 우리법 연구회 회원이라는 것 때문에 당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서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던 이용구 변호사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임용되고, 김명수 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우리법연구회가 재조명됐다.

우리법연구회는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비판의 논란 끝에 2010년 해체소문에 이어 논문집 제6집을 끝으로 더 이상의 활동내역이 알려져 있지 않아 해체됐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다 2017년에 논문집 제7집을 간행하여 항간의 '우리법연구회가 사실상 와해된 것 아니냐'라는 추측을 일축하기도 했다. 해체 소문 이후에도 매월 세미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2011년 출범한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법연구회가 ‘1988년 2차 사법파동의 영향으로 창립한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 모임’이라는 것 때문인데 여기 소속 판사가 김경수 항소심 판사로 배당이 됐다는 것이.

항소심 주심을 맡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민기 판사는 최근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폐지, 사법행정회의 신설 등 각종 법원 개혁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만든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단원으로 선정된 인물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점을 자변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왜 하필이면 김경수 지사 사건처럼 정권의 정당성과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속해 있고 이념편향성 논란이 있는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를 인사 배치하여 주심을 맡김으로서 스스로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받도록 하는가”라는 주장이다

자변에서 “왜 하필이면”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면 이건 의도성이 있는 인사배치가 아니냐는 충분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김 지사의 항소심을 배정받은 서울고법 형사2부는 최근 법원 정기 인사로 기존의 신종오 고법판사(48·27기)가 전보되면서 재판장은 차문호 판사(51·23기), 최항석 판사(48·28기), 김민기 판사(48·26기)로 구성됐다.

보통 판결문 초고 작성을 맡는 주심은 재판부 배정과 동시에 무작위로 정해진다고 합니다.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은 기존에 주심 자리에 있던 신 판사가 전보되면서 그 자리에 들어온 김민기 판사가 자동으로 주심을 이어 맡은 것이다

또 김경수 지사 지지자들은 항소심 재판 배당 2주 전부터 차문호 부장판사 사진을 온라인에 퍼 나르며 “김 지사에게 애먼 짓 하면 죽는다”, “제정신이 박힌 판사가 아니다”라는 협박과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에 대해 무차별 인신공격까지 퍼부었다.

이들은 차문호 부장판사가 2007∼2008년 당시 양승태 대법관의 전속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한 전력을 들어 ‘양승태 키즈’라고 낙인찍고, 재판장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차 부장판사가 양승태 사법부의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판사를 설득한 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을 빌미 삼아 재판부 기피신청 움직임도 보인다고 한다.

서울고법이 지난달 14일 김 지사 사건을 적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선정하고 선거 전담부인 형사2부에 배당했으니 벌써 전후를 따지면 한 달여간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김경수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판사에는 말 한마디 안 하면서,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판사에는 명확한 근거 없이 법관을 흔드는 행태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게 뭔가. 바로 누구나 우려하는 재판장에 대한 ‘마녀사냥’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행동 제지해야 할 집권여당이라는 민주당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과거 근무 경력을 이유로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을 가진 법관을 비난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행태이자 비판받을 일이다.

명백하게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인데 대법원장,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은 물론 청와대, 민주당은 왜 모른 척 하는가.

담화문이나 기자회견이라도 열어 도를 넘는 행동에 대해서는 제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매사 이런 식이면 재판관의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은 누가 담보하나. 결국 헌법이 유린되고, 법치와 삼권분립이 파괴되고, 결국엔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행위를 보고도 말하지 않는 사법부의 방치행위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처단해야 할 사법농단 아닌가.

이런 행동들을 묵과하면 정치권이나 특정인들의 지지자들, 시민단체, 심지어 일반인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가 재판을 맡을 경우 때창으로 판사를 공격하는 일들이 반복되지 않겠는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겠나. 바로 민주당 때문 아닌가. 민주당의 ‘김경수 구하기’ 시도가 얼마나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는가.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1심의 성창호 판사를 공격했고 1심판결문을 문제 삼았다. 이해찬 대표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당 차원에서 김 지사의 1심 판결문을 비판하는 기자간담회와 토크쇼까지 개최하지 않았는가.

여당인 민주당이 이렇게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니 김 지사 지지자들이 더 극성을 부리는 것 이 아닌가.

이런 식으로 김경수가 구출된다고 하자. 그럼 그 뒤에 나타날 후폭풍은 누가 책임지나. 우파는 물론 태극기 집회 세력들이 가만있겠는가.

그땐 어쩔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들의 도 넘은 행동을 모른 척 하나. 물론 공권력을 동원해 우파들은 잡아넣으면 될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정상적인 공당이라면, 또 국가를 운영하는 여당이라면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법정에서 다투도록 국민들을 계도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적 의도로 재판장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도 모자라 재판에 개입하려는 행태, 그것도 모자라 지지자들의 도 넘은 재판관 임신공격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은 법치주의를 흔드는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의 최측근인 김경수가 선거 부정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청와대와 여권의 집권 정당성에 치명타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법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것까지 묵과하면 이건 사법농단을 넘어 사법파괴세력이 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경고한다, 1, 2심 재판장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은 원하는 재판결과를 얻기 위해 공정하고 정치 중립적으로 진행해야 할 재판의 독립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다.

더욱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의 원칙을 뒤흔드는 것인바 사법부를 포함하여 국회와 정부 모두 이를 단호히 배격하고 근절시켜야 한다.

또 하나 자변이 문제 제기하고 있는 것이 ‘공범 관계에 있는 두 피고인에 대해 다른 재판부를 배당한 것’이다.

이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드루킹' 일당과 공모한 혐의를 받은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은 선거범죄 전담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 2부에, 드루킹 김동원은 부패전담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 4부에 배당했다.

생각해 보자. 공범관계에 있는데 다른 재판부가 재판하면 범죄 사실관계나 판결의 일관성을 잃을 우려가 있지 않는가.

이 때문에 공범관계 있는 사건은 일반적으로 같은 재판부가 재판하도록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왜 분리 배당했겠는가.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에 대해 다른 판결을 내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좌파는 빼고.

나도 재판을 받기 위해 1년 넘게 감옥에서 나름 법 공부를 해봤지만 전담부라는 것만 내세워 서로 관련성이 밀접한 이 두 가지 사건을 분리 배당해서 심리 및 재판을 받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생각이다.

자변은 “드루킹 사건은 자유민주주의의와 국민주권의 핵심 수단인 선거와 국민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기망한 사건”이라면서 “따라서 모든 국민들의 눈이 이번 항소심 재판에 향해있는 만큼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해서라도 재판의 공정성에 의심 가는 모든 요인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변은 또 “김명수 대법원장의 의중대로 판단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한 판사를 주심으로 인사배치하고, 이례적으로 공범사건을 다른 재판부에 배치하는 것을 보면, 과연 항소심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지 의문”이라며 “나아가 드루킹 일당은 유죄로, 김경수 지사는 무죄로 분리 판결하여 김경수와 정권 살리기에 사법부가 적극 나선 건 아닌지 국민적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자변은 허익범 특검에도 “재판진행상 공정성에 의심이 간다면 사실상 공소장 범죄사실이 유사한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지사 사건을 병합심리 할 것을 법원에 신청하고, 또한 정치적 성향이 드러난 주심에 대한 기피신청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변인 이어 “허익범 특검은 사법부가 공정성과 정치 중립성에 의심받는 조치를 하는 마당에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특검으로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지사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유민주주의의 운명이 달려있다”며 사법부의 재판 공정성 회복 조치와 허익범 특검의 적극적 대처를 강력히 촉구했다.

법조인 여러분, 그리고 정치인 여러분. 이 문제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 정치인 김경수 한명을 구하게 위해 정치와 권력과 사법이 한통속이 돼 대한민국 헌법을 훼손하는 것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어차피 나라는 뒷전 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헌법의 기본 정신만은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까지 망가지면 대한민국은 더이상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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