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북한의 무장해제를 겨냥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무장해제를 겨냥했다?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19.03.05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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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손상대의 5분 논평]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이 시간까지를 파악해 봤더니 가장 다른 정권에서 볼 수 없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3집, 3무, 3불이라는 3종 세트였다.

3집은 고집, 아집, 트집이고, 3무는 노조는 있고 기업은 없고, 촛불국민은 있고 태극기 국민은 없고, 좌파는 있고 우파는 없다는 것입니다. 3불은 국가 비전, 탕평책, 정부 정책을 꼽아 보았다.

어쩌면 이것이 하나로 짬뽕이 돼 오늘날 이런 나라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사는 돌려막기라는 비난을 들어도 밀어붙이고, 국가 비전은 청사진이 아니라 깜깜한 터널이고, 정부 정책은 국민들의 삶을 파괴해도 나는 이대로 갈 테니 잔말 말고 따라와라는 식이다.

나라꼴은 이러한데 유독 고집과 아집을 부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김정은에 대한 지고지순한 애정이다.

누구 말도 듣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말로만 강조하고 실제는 남북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니 김정은에게 왜 아무 말도 못하나. 지금 상황은 대북제재 해제를 하라고 미국을 설득할 것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하라고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 보았지만 미국의 정보력은 세계 최첨단이다. 정확히 말하면 트럼프는 지금 김정은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이다.

좋게 얘기하면 길들이는 것이고, 넓게 보면 김정은이 아닌 중국 시진핑을 길들이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바둑판 들여다보듯 하고 있다는 것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김정은이는 트럼프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영변 핵만 내놓다가 이번에 된통 당했는데,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문재인은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바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역할을 자청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공동보조를 맞춰 적극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김정은을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솔직히 문재인이 북한의 핵 시설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알기는 하는가. 우리가 뭐라 했나.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지 않나.

문재인으로서는 미국과 북한을 동시에 꿰뚫고 있어야 한다. 미국이 어떤 전략으로 북한의 목줄을 죄고 있는지, 또 북한은 어떤 전략으로 미국을 상대하고 있는지 이걸 알아야 북을 치던 장구를 치던 할 것 아닌가.

이런 식이면 자칫하면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아니라 죽 쒀서 개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단계적·동시적 이행에서 일괄 타결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는 감은 잡았나 모르겠다.

뭐 분석을 한다고 하면서 여전히 깜깜인 것을 보면 아직도 감을 못 잡았나 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인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수용했던 미국이 이번 2차 미북회담에서 갑자기 기존의 강경론으로 나온 것은 일괄 타결로 회귀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이 이번 하노이 2차 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지난해 미북 협상에서 의제로 올라오지 않았던 생화학무기까지 제시한 것이 바로 일괄타결이 아니겠는가.

일부 언론들은 번지수를 잘못 짚어 2차 회담을 계기로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인식차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미국은 처음부터 정해진 매뉴얼대로 북한을 조사해왔고, 그런 증거들을 대상으로 오로지 완전한 비핵화를 고수해 왔던 것이다.

트럼프가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또 회담결렬 이후에도 김정은에 대한 한없는 신뢰를 보낸 것 역시도 전략일 수 있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어설프게 장난이나 칠 나라가 아니다. 철저한 계획 아래 상대를 맞이하고, 확실한 증거를 통해 상대를 무릎 꿇리는 전략주의자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이 결렬된 지난달 28일 베트남 현지 기자회견에서 뭐라고 했나.

“북한의 비핵화에는 영변 핵 단지의 폐기 외에도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 미사일, 핵탄두, 무기체계, 핵 신고 문제 등이 포함 된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에는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라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북한 비핵화의 개념을 확대해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포함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미국의 목표는 더 확실해졌다.

이미 북한의 모든 것을 파악해두고 입맛대로 요리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문재인이 전 세계를 쫓아다니면서 국민의 혈세를 써가며 김정은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비즈니스를 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 동조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뭐겠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시키는 것 아니겠나.

문재인이 이런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를 안다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은 물론이고 미공개 농축 우라늄 시설 포기 및 무기급 핵물질, 기폭장치, 미사일까지도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인식과 그 괘를 같이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을 속이려 해도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이번에 확실히 증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회담이 결렬된 뒤 당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영변 핵시설) 이상을 해야만 했다”며 “여러분이 말하거나 쓰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다” “그들(북한 측)이 우리가 이걸 알고 있어 놀라는 것 같았다”고도 밝히지 않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대상으로 지목했던 영변 핵시설 외의 ‘그 이상’은 바로 분강 지구의 지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이라는 것이었다.

미국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오랜 기간 북한의 핵 활동을 추적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분강 지구는 기존 영변 핵 단지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고, 북한은 외부에서 탐지하는 것을 우려해 이곳 지하에 고농축 우라늄(HEU) 공장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분강 지구는 영변 핵시설에 인접해 있는 시설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감춰 둔 시설 폐기 카드는 향후 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 등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데 사용할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이마저도 다 털렸으니 김정은이 머리 아플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의 투 트랩 전략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 과정에서는 북한 비핵화의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시사해왔다.

실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월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영변 등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 폐쇄’→‘북한 WMD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포괄적 신고’→‘북한의 핵물질·무기와 미사일·발사대, 기타 WMD 제거·파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 폐쇄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북한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통해 대북제재를 해제할 경우 미국 내 여론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보고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들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판단된다.

볼턴 보좌관이 누구인가. 미국 내 대북 강경파 아닌가. 볼턴은 실제 비건 대표가 실무 협상에서 단계적·동시적 이행 접근을 취하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강하게 항의한 인물이다.

문제는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꾸준히 거짓말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신뢰를 쌓지 못한 것이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우라늄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었다고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아마노 사무총장이 발표한 분기 보고서를 인용해 그같이 보도하고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의 5MW 원자로는 지난해 12월초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고서는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은 계속 진행 중이며 "원심분리 핵농축시설은 계속 가동 중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IAEA는 앞서 지난해 8월 평양 외곽의 보안구역에 몇 개의 건물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관찰했으며 건물 크기가 농축시설과 일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핵프로그램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도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과 한 곳 이상의 비밀 장소에서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330파운드(약 150Kg) 가량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 것으로 평가했고, 이 양은 핵폭탄 6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잡단이고,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정 반대였다.

비핵화와 통일이라는 환상에 빠져 지금까지 지내왔다. 어쩌면 나라일을 내팽개치고 그 많은 시간들을 북한과 김정은 비즈니스로 시간을 다 보냈다.

문재인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미국이 이번에는 쉽게 대북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비단 북한 뿐만 아니라 제재는 한 번 완화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그런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찌됐건 완전한 비핵화 결정은 바통은 김정은이게 넘어가 있다. 북한이 미국의 일괄 타결 입장을 수용할지, 아니면 모든 것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릴지는 김정은이 판단해야 한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에 생화학무기와 중·단거리탄도미사일 폐기까지 의제에 올라올 경우 북한은 비핵화를 넘어선 무장해제라는 현실 앞에서 골머리가 아플 것이다.

미국이 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겠지만, 이번 2차 회담에서 보여준 미국의 확실한 답이 아니라면 냉각기는 오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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