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외교부는 20일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 암살 사건과 관련, 시신 취급 등을 둘러싸고 강철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의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항의에 “근거가 전혀 없다”고 비난하고, 강철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강력히 항의하는 등 북한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7일 체포한 북한 국적의 리정철 용의자(46)와 사건 직후 출국한 것으로 파악된 북한 국적의 4명 용의자와의 관계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라고 밝혔다.
오랫동안의 무비자 방문 등 ‘말레이시아-북한’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말레이시아가 궁극적으로는 ‘국교단절’까지를 포함한 매우 단호한 조치 등의 수단을 통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구제사회의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한층 더 어려운 입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국적의 용의자 4명은 범행계획과 감시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언론보도이다. 싱가포르 언론은 이들 4인방은 이미 다른 3개국을 경유하여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이 사건에 관여한 혐의가 더욱 짙어진다.
강철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17일 밤 11시 쯤(한국 시간 18일 0시) 말레이시아가 북한의 허가도 없이 시신 부검을 실시했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부검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엉뚱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측은 경찰청장이 김정남 시신의 부검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DNA 감정을 실시할 방침을 내보였다.
말레이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적의 리정철 용의자는 북한 정찰총국 공작원 일원으로 도주 중인 4명의 용의자의 호텔을 마련해 주고, 공항 현장을 안내하는 등 후방지원을 담당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리정철 용의자가 근무한 곳으로 알려진 쿠알라룸푸르 암 치료약 회사 간부는 20일 리정철 용의자가 이 회사에 근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열고, “북한에 응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지시하고, “사건 배후에는 북한 정권이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총리는 “제 3국의 공항에서 자행된 살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이자 테러해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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