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라고 지적을 받는 문재인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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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라고 지적을 받는 문재인의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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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가 장악한 상황에서 재신임은 어불성설

▲ ⓒ뉴스타운

새민련 문재인 대표는 뜬금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혁신과 단결, 그리고 기강과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은 기자회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체제, 재창당에 가까운 뉴 파티(New Party)비전도 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방점은 당 대표 재신임에 찍었다.

우여곡절 끝에 당무위를 통과한 개혁안이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면 대표직에서 즉각 사퇴하겠다는 것과 또한 통과가 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문재인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여론조사를 통해 재신임 절차를 거치겠다는 것이 기자회견의 요지였다. 재신임을 묻겠다는 방법을 전당대회를 통해서가 아니고 국민 50% 당원 50%의 여론조사를 통해 묻겠다는 것은 대표직에서 결코 물러날 뜻이 없음을 선언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발언이 중앙위원회의 승인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중앙위에 승인을 압박하기 위한 압력용이자 개혁안에 저항하는 비노를 향한 정치적인 협박으로 보이기도 한다.

문재인의 기자회견에서는 논리의 모순점도 보였다. 문재인은 기자회견에서 당내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했지만 기득권이란 당권을 거머쥐고 있는 친노계에 있는 것이지 비노계에 무슨 기득권이 있는가, 문재인 자신이 사퇴하면 그것이 곧 기득권의 포기가 되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도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새민련의 지배주주는 친노 세력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 아니던가, 이처럼 친노가 지배하고 있는 중앙위에 당의 개혁안이 상정되어봤자 부결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즉 통과가 거의 확실시 되는데도 중앙위에서 개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를 하겠다고 했으니 문재인의 재신임 거론은 누가 봐도 하책에 속하는 꼼수로 보인다는 것이다. 얼마 전 김상곤 혁신위가 10차 개혁안을 발표하자 안철수를 비롯한 비노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곳곳에서 반발 움직임이 계속되자 문재인은 지난 22일 "분당은 없다. 통합만 있을 뿐"이라며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분당 및 신당론 차단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당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최근 당 일각의 상황에 대해 우려가 많을 것이다. 혁신을 거부하고 변화를 회피하는 이탈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통합의 큰 길을 버리고 분열로 가는 정치는 대의에 어긋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분당은 없고 통합만 있다고 말한 문재인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드는 동향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었다. 정치 소식통에 의하면 새민련 주변에서는 최소한 5~6개의 단위에서 신당추진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 외곽에서는 천정배의 신당추진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지만 박주선 의원의 탈당설, 박영준 전 전남지사의 신당설, 혁신안에 불만을 품은 범 친노계에 속하는 정세균 전 대표 세력의 문재인 비토 움직임, 박영선의 손학규 전 대표 정치 복귀설, 김한길계의 결속 강화, 조경태의 신변거취에 대한 심사숙고 발언, 박지원의 신당 상수(常數) 발언, 어제 있었던 천정배와 안철수의 긴급 회동, 등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뇌관들은 주렁주렁 지천에 늘려 있을 정도로 주변 상황은 녹녹치 않았다.

이런 주변 상황들이 문재인으로 하여금 긴급기자회견을 하게 만든 원인이 되기도 했겠지만 이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친노 핵심들이 만들어 놓은 시나리오에 의한 기자회견이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 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문재인의 재신임 승부수는 이미 두 달 전에 마련해 두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당 대표가 된 이후 처음 치룬 재보선이 4.29 재보선이었다. 성완종 게이트가 한창일 무렵, 유리한 환경에서 실시된 선거에서 새민련이 참패를 당하자 문재인 사퇴론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문재인은 당내 지배세력인 친노를 등에 업고 끈질기게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혁신위원회 구성을 들고 나와 반전을 꽤하면서 자신의 사퇴문제를 피해갔다.

어쩌면 이때부터 문재인을 비롯한 친노 핵심주력세력은 일단 혁신위 구성을 실천하여 관심을 혁신위로 쏠리게 한 다음, 혁신위로 하여금 결코 비노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당의 개혁안을 마련하여 발표하되 비노의 반발이 극심하거나 분당이 예상되는 시점에 가서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를 띄워 정면 돌파한다는 시나리오를 이미 두 달 전에 마련해 놓고 그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왔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두어 달 간에 있었던 문재인의 발언이나 일련의 행동을 보면 이 시점에 왜 재신임 문제를 들고 나왔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기습 기자회견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요즘 부쩍 면상에 독이 올라 있는 안철수였다. 안철수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정의했다.

안철수는 혁신안의 중앙위원회 통과 여부를 두고 재신임을 묻는 것은 대표가 취할 자세가 아니라고 했고 자신의 재신임을 말하면서 개혁의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총선 승리 전망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우유부단하기로 소문난 안철수조차도 문재인의 기자회견을 꼼수로 봤기 때문에 이런 소리까지 나왔을 것이다. 안철수가 이렇게 봤다면 비노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친노가 당을 장악하고 있는 한, 개혁안은 중앙위를 통과될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 재신임을 물어도 문재인은 신임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문재인의 기자회견은 눈감고 아웅 하는 꼼수라는 소리와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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