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문재인의 기자회견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문재인의 기자회견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8.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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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신뢰가 있다고 보는가

▲ ⓒ뉴스타운

새민련 문재인 대표가 엊그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70주년 광복절 연설에 대한 대응 차원의 성격이 짙은 정치적 기자회견으로 보인다. 문재인은 광복 10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꿈이라면서 우리가 살 길은 경제통일이라는 것을 차기 집권비전으로 선언하고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을 양 날개로 하는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제시했다.

문재인은 여야 양당 대표 공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5.24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자면서 남북협력 규제에 대한 법적 조건을 갖추기 위해 차제에 남북교류협력법도 수정보완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문재인은 야당이 집권하면 개성공단을 3단계 2천만 평까지 확장하고 금강산 관광도 바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압박과 제재만이 능사가 아니라면서 6자회담의 조속한 속개를 위한 남북 간, 북미 간 '2+2 회담'의 병행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의 경제통합만 이뤄지더라도 올해부터 2050년까지 우리 경제는 연평균 0.8% 정도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 이는 매년 5만개 가량 일자리가 신규 창출되는 효과"라며 청년 일자리 문제도 거론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황당함 그 자체다. 마치 떡 줄 사람은 생각조차 않는데 밥상부터 차리는 모양새다.

남녀가 연애를 해도 서로가 마음이 맞아야 하는 법이거늘 일방적으로 한사람만 줄기차게 구애하는 것은 그것은 구애가 아니라 차라리 스토커다. 문재인의 소리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속성을 전혀 모르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린다.

김정은이나 종북좌파세력이 들었으면 혹할 내용들인지 모르지만 다수 일반 국민의 정서와는 왠지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한다. 문재인은 김정은이 들어 기분 좋은 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악랄하게 저지른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피폭사건, DMZ 지뢰매설사건 등을 먼저 비판하거나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상황 개선 문제도 언급했어야 했다.

북한은 이미 중국과 합의하여 진행되고 있는 압록강 유역의 황금평 자유특구 개발도 중단된 상태에 있고 나진 선봉지역도 북한 현지 전력 공급 상황의 악화로 더 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 심각한 전력난 탓에 평양과 함경북도를 연결하는 대중교통수단인 평양~무산 열차 운행이 중단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형편없는 전력사정 때문에 1주일에 한번 꼴로 다니던 평양-무산 행 열차가 2월 중순부터 운행을 완전히 멈췄다고 하며 이 때문에 지역 특산물을 타지방으로 나르며 그나마 생계를 유지해오던 함경북도 사람들은 마치 섬에 고립된 상태와 같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북방 전역이 경제마비 상태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이 제안한 신 경제지도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다른 나라와 같이 국가와 국가 간에 맺어진 각종 협정이나 협약 준수에 대한 개념부터 먼저 정립하고 나서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북한은 조약의 준수나 협정의 이행자체를 하지 않는 나라다. 개성공단의 경우를 보라, 남북 간에 맺어진 개성공단 운영규정은 있으나 마나한 실정이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도 북한들 자기들 입맛대로 추진하는 것을 보면 북한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경제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커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조치인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는 일찍이 남북 간의 합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쪽에서 이미 합의한 내용에 대해 이행을 촉구하면 북한은 의제와 상관없이 엉뚱하게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하며 우리 쪽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합의한 약속도 깨기 일 수였다.

또한 우리가 대화 재개를 요구하면 북한은 사격연습장의 표적지에 우리 대통령 얼굴을 붙여놓고 총질을 해대는 측이 바로 북한이다. 이처럼 우리의 주장에 사사건건 역행하는 북한정권에 아무런 안전장치 마련이나 반대급부 없이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5.24 조치를 일방적으로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하며 그것도 부족하여 3단계 개성공단을 확대하자고 하는가

지난날 좌파 정권이 집권했던 10년 동안 대북유화정책을 편 결과 결국 돌아온 것은 핵무기 보유라는 최악의 상태 말고 무엇이 진전되었는지 문재인의 눈에는 보이는 게 없는가 보다. 따라서 5.24 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은 현금보따리를 김정은의 곳간에 그저 갖다 바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또한 3단계 개성공단을 확대 건설하는 것도 김정은 정권의 배만 더욱더 부르게 만드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재인이 언급한 남북 간이 통일이 되면 경제규모가 매년 0.8 %대로 추가 성장하여 세계 7위권으로 부상한다는 것 역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문재인의 주장이 약간이라도 현실화되기 위해선 북한이라는 나라가 최소한 정상적인 형태를 띈 국가라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 어린 철부지 독재자가 통치하는 일인 지배의 왕조국가일 뿐이다.

어린 철부지가 언제 어떻게 변덕을 부릴지 아무도 모르는 국가가 바로 북한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신뢰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경제문제는 신뢰구축이 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김정은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무자비하고 불안정한 폭력정권의 속성이다. 이런 폭압정권에서 신뢰구축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사치일 뿐이다. 이런데도 문재인은 김정은에게 신뢰가 있다고 보는가,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야당 대표로서 자신의 비전을 밝힐 정치적 권리마저 부인하지는 않겠지만 문재인의 기자회견 내용은 다수 국민의 정서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언젠가는 5.24조치도 해제되어야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하며 남북간 경협도 확대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한이 제대로 된 정상적인 국가의 형태를 유지할 경우라는 단서가 충족될 경우다. 따라서 핵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호전적인 김정은의 철권통치가 종식되지 않는 한 경협확대는 불가하다는 점에서 문재인의 주장은 허공에 뜬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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