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이 하는 말 중에서 ‘상식과 비상식’ 이라는 말이 있다. 그의 관점에서 생각하니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이 나온다. 나도 안철수 원장의 생각에는 공감을 했기에, 그의 ‘경험부족’을 걱정한 정도였는데, 그가 국가지도자가 되기에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 아래의 글은 30대 초반의 후배가 보내온 글인데 그의 감정을 전하기 위하여 그대로 전제한다.
어제 안철수 원장이 기자들에게, 자신을 향한 ‘검증’을 “사랑의 매” 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는군요. 사실 ‘안철수’ 라는 사람이 얼마나 보편적인 현실과 떨어져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검증’은 말 그대로 ‘검사’ 하는 겁니다. 자격이 되는지 시험을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랑의 매”는 잘못한 사람에게 용서해 줄테니 앞으로는 더 잘하라는 의미로 혼을 내는 것이 구요.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검증을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검증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수능을 비롯한 입시 지옥을 지나온 것도 검증을 받은 것이고, 요즘 아이들이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입시 공부를 하는 것도 검증을 받는 것이며,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노력하는 것도 검증을 거치는 것입니다.
그 외에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 일을 하기 위해 검증을 받고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검증의 댓가’로 자기의 위치가 정해지구요. 그런데 이런 검증이 “사랑의 매”라 구요?
아마 안 원장님은 전형적인 모범생이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안형편이 어렵지도 않았고, 성적이 떨어져 본적도 없고, 그저 시험만 보면 좋은 성적이 나와, 충분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와서 타인에게 검증을 받는 것에 대해 ‘고통’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엘리트주의’를 주장하는 분들은 사실 엘리트가 아닌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엘리트’를 외칩니다. 조선시대의 중인이 그러했고, 중세시대 서양의 상인들이 그러했습니다. 계급사회를 겪으면서 자신들의 위에 있는 이들에게 하도 많이 당해봤기 때문에, 그 계층을 뛰어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조선의 양반들과 서양의 귀족들은 자신들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덕분에 양반 계급을 사고팔았고, 시민혁명을 무시하다 자신들의 명예가 사라져버렸지요.
지금 제가 느끼는 안 원장님의 위치가 바로 저 위치입니다. 서민의 삶의 치열함도 ‘들어서만 알고’, 자신과 같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뜨거움도 ‘말로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은 해보면 다 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이 다 잘 도와줬고, 그렇게 귀족처럼 살아왔기 때문에, 진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치열한지 ‘말로만’ 알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안 원장님께 전적으로 실망하게 된 가장 큰 계기였습니다.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고요?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요? 그 말의 이면에는 이미 자신이 ‘노블’ 계급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기업체에서 ‘고문’을 모시듯, 대통령이 되는 일도 국민들이 ‘나라 좀 운영해 주십시오’ 라고 부탁 하는 거 들어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표현이었습니다.
안 원장님에 대한 비방들? 소문들? 그런 거 관심 없습니다.
전 그저 안 원장님이 ‘직접’ 이야기한 ‘말 한마디’에 사고방식을 느꼈고, 그 사고방식에 실망을 했습니다. 단순한 말실수 였을 까요? 제 생각이 과한 것인 걸까요? 불현듯 생각들이 떠올라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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