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의 달인답게 책 출판과 방송출연으로 지지자들을 집결시키는데 성공, 박근혜의 대세론은 없다는 말이 정치권에 회자되기도 했다.
승승장구 하던 안교수가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재벌2세들과 관련된 '(V)브이-소사이어티' 사건으로 구차한 변명해야 할 처지로 내몰린 것이다.
그렇게 깨끗하다고, 기성정치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가 회원으로 활동했던 '(V)브이-소사이어티'는 과연 어떤 단체인가?
SK 최태원, 롯데 신동빈, 코오롱 이웅렬, 신세계 정용진 등 내로라하는 재벌2세들과 성공한 벤처기업인들 25명이 모여 각자 2억 원을 출연, 문화 활동도 하고 사교모임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안교수가 2003년 SK 최태원 회장을 위해 구명운동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주가조작으로 1,000억여 원의 차익금과 1조5천억 원의 분식회계혐의로 구속되자 안교수를 비롯한 '(V)브이-소사이어티' 회원들이 법원에 탄원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안교수는 그 사실을 시인하고 그때 좀 더 깊이 생각했어야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인정상 동참했다는 변명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백번을 양보해 그렇다고 한다면 이번의 책에서 안교수는 그 내용을 소상히 밝히고 미리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
그것이야말로 양심 있는 지식인의 자세이고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지도자의 미덕이다. 왜 그는 좋은 말만하고 불리한 자기고백은 한마디도 없었는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안교수는 1975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7공자 사건'을 들어보지 못했단 말인가? 재벌 후계자들이 모여 사치, 향락에 탐닉하면서 유명연예인들과 어울려 마약까지 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 아닌가?
안교수가 그렇게도 외치고 있는 상생, 공정 경쟁,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재벌들, 그들과의 모임을 그저 선의로 했다면 안교수의 판단력이 심히 우려된다 하겠다.
안교수가 성공에 도취하지 않고 조금만 더 눈을 아래로 돌렸다면 이들과는 전혀 다른 또 다른 모임을 찾을 수도 있었다.
바로 1억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스 소사이어티'다.
50여명의 아름다운 큰 손들 중에는 군복무중 하반신 마비자도 있고 청각장애와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성공한 사업가, 그리고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자들의 탐욕을 질타하고 기부를 통한 공생을 유난히 강조하던 그 모임의 류시문 전 회장, "부자들은 대개 아들 딸 평생 먹고 살도록 모아놓고 자기도 노후에 편안히 살도록 안전장치 해놓은 다음에 기부하려 하는데 기부다운 기부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한탄하던 말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런 의미 있는 모임 대신 재벌2세들을 택했던 안교수는 그 모임에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경제사범은 반쯤 죽여 놔야 한다"는 안교수지만 과연 그런 칼을 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답해야 한다.
이번 재벌 구명 탄원사건을 보면서 '(V)브이-소사이어티'의 '(V)브이'가 벤처를 뜻한다고 하지만 어찌 나의 눈에는 'VICTORY 승리'의 'V'자로만 보이는 것일까?
온갖 담합과 비리의 상징, 승자독식의 재벌2세들과 어울려 이너서클을 만들었던 그가 이제 서민들의 구세주로 환생한 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갖은 포장과 화장으로 하얀색으로만 보였던 그에게서 검은 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이제 그에게서 화장을 지우자.
안교수를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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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 점점더해 간다.
이제 조용히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