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지난 2월 20일 방사선 비상 발령의 원인이 됐던 중성자 핵변환 도핑(NTD; Neutron Transmutation Doping) 장치의 설계를 전면 변경해서 재설치하고, 이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운전 절차를 수정하는 등 재발 방지 절차를 마련한 뒤 6월 7일부터 NTD 반도체 생산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플로터(floater)와 플로터 암(floater arm)으로 나뉘어져 있던 기존의 2단 구조를 일체형 플로터로 바꾸고, 2단계 턱 구조로 마모로 인한 플로터의 이탈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배제하도록 NTD 장치의 설계를 변경했다(붙임 그림 참조). 또한 반도체 조사통을 꺼낼 때 회전 속도를 줄인 뒤 일정 위치에서 정지후 수동 인출하도록 하고, 플로터 회전으로 마모가 발생한다면 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마모 지시계를 설치해서 일정 수준 마모가 진행되면 플로터를 교체하도록 운전 절차를 개선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같은 설계 변경과 운전 절차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교육과학기술부에 보고하고 교과부가 이를 승인함에 따라 6월 3~6일 장치를 시험 가동한 뒤 7일부터 NTD 반도체 생산 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에 설치된 두 개의 NTD 조사공 중 우선 NTD-2를 이용한 반도체 생산 작업을 재개하고, 플로터 이탈로 방사선 백색 비상을 일으켰던 NTD-1은 장치 설계 변경을 확정해서 오는 9월 중 반도체 생산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중성자 핵변환 도핑(NTD)은 부도체인 고순도의 실리콘(Si) 단결정을 원자로에 넣어 중성자를 쪼여 실리콘 원자핵 중 극미량을 인(P)으로 핵변환 시킴으로써 n-형 반도체로 변환시키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는 실리콘에 인을 직접 확산시키는 일반적인 화학 공정보다 인의 분포를 매우 균일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 자동차, 고속전철, 자기부상열차, 풍력발전소 설비 등의 인버터에 사용되는 대전력용 반도체 소자 제조에 이용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는 방사선 백색 비상 발령 전까지 전 세계 NTD 반도체 수용의 약 15%를 담당하고 있었다.
지난 2월 20일 하나로의 방사선 백색 비상은 NTD-1에서 실리콘 반도체 생산 작업이 끝난 뒤 실리콘을 담은 조사통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하부에 고정돼 있던 플로터가 함께 원자로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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