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고향사랑기부금이 지난해 15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방소멸 ‘관심지역’인 강원 인제군이 지명과 기부자의 이름을 연결한 이색 이벤트로 새로운 기부자 확보에 나섰다. 단순 모금 확대를 넘어 외지인과 지역의 접점을 만들고 답례품과 지역화폐를 통해 기부금의 경제효과를 지역 안으로 다시 돌리는 전략이다.
인제군은 오는 10월 30일까지 이름에 ‘인제’ 또는 ‘신남’이 포함된 사람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 이벤트 ‘인제는 신남!!’을 진행한다. ‘인제’, ‘신남’, ‘신남’ 등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행사기간 인제군에 10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답례품을 신청하면 별도 접수 없이 자동 응모된다. 인제군 공식 누리집에서도 이벤트 기간과 참여조건, 선착순 20명 지원계획이 확인된다.
군은 조건을 충족한 기부자 가운데 선착순 20명에게 인제지역화폐인 ‘인제채워드림카드’ 5만원을 지급한다. 전체 추가 경품 규모는 100만원이다. 당첨 결과는 11월 2일 이후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벤트가 진행되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고 있는 고향사랑기부 시장이 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확정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고향사랑기부금은 1514억5600만원, 기부 건수는 139만1850건이었다. 2024년과 비교하면 모금액은 72.3%, 기부 건수는 79.9% 증가했다. 제도 첫해인 2023년 모금액 650억6300만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2.3배로 커졌다.
답례품을 통한 지역경제 효과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판매액은 316억원으로 2024년 205억원보다 54% 늘었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기부금을 주민복지 등에 활용하는 동시에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관광상품 등 지역 상품의 새로운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인제군에서도 제도 시행 이후 모금액이 증가했다. 군 공식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는 1631건, 1억9856만원이 모였고 2024년에는 1905건, 2억8055만원으로 전년보다 41.3% 증가했다. 시행 첫 2년간 누적액은 4억7911만원이었다. 답례품 역시 2023년 54개에서 2024년 68개 품목으로 늘었고 오대쌀과 들기름, 잡곡, 황태채 등 지역 농특산물이 주요 품목으로 활용됐다.
올해도 답례품을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인제군은 상반기 공급업체를 추가 선정하면서 지역 굿즈와 숙박 할인권, 한우 가공식품, 들기름 소바, 황태양념구이 등 관광·식품 분야로 품목을 넓혔다. 기부자가 지역 상품을 선택하면 답례품 구입비가 다시 지역 업체의 매출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일반 세입과 달리 주민복리와 지역공동체 사업에 사용하는 별도 기금으로 관리된다. 인제군의 2026년도 고향사랑기금 운용계획을 보면 지난해 말 조성액은 8억5457만원이며 올해 4억250만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7000만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올해 말 기금 조성액은 11억8707만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기금은 법에 따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과 청소년 보호·육성,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주민 복리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인제군은 앞서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한 첫 사업으로 주요 관광지와 축제를 연계하는 시티투어버스도 추진한 바 있다. 기부금을 관광객과 생활인구를 늘리는 사업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이 같은 외부재원 확보는 인제군의 인구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과 별도로 인구감소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18개 시·군·구를 ‘관심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인제군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인제군은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에서 관심지역 우수등급을 받아 30억원을 확보했으며 정주인구와 생활인구, 관계인구 확대를 주요 지방소멸 대응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밖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만드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민등록 인구 자체를 단기간에 늘리기는 어렵지만 기부와 답례품 구매, 관광·체험 등을 통해 지역과 반복적으로 관계를 맺는 외부 인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제군이 이름이라는 개인적 요소를 지명과 결합한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도 처음 기부하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기부자에게 돌아가는 제도적 혜택도 올해 확대됐다. 현재 고향사랑기부금은 10만원까지 세액공제율 100%가 적용되고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구간은 44%를 공제받을 수 있다.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지역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세액공제액은 기부자의 결정세액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행사에 10만원을 기부한 사람은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할 경우 10만원을 공제받고 최대 3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이름 조건을 충족해 선착순 20명에 포함되면 5만원의 지역화폐가 추가된다. 군 입장에서는 한정된 경품예산으로 홍보 효과를 높이고, 지역화폐 사용을 통해 소비가 인제지역 사업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셈이다.
다만 일회성 이벤트가 실제 기부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지는 이후 수치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규 기부자 수와 재기부율, 답례품 판매액, 지역화폐 사용처, 모금액이 실제 주민복리사업에 얼마나 집행됐는지 등을 공개해야 고향사랑기부제의 지역 환류 효과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웅 인제군 지역발전과장은 “이름에 ‘인제’나 ‘신남’이 들어가는 분이라면 이번 이벤트의 특별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인제군에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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