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쿠데타 걱정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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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쿠데타 걱정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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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124.5mm 극한폭우로 물에 잠긴 거제시 도로와 자동차들/X(트위터) 영상 캡처
시간당 124.5mm 극한폭우로 물에 잠긴 거제시 도로와 자동차들/X(트위터) 영상 캡처

한반도는 아직 기후변화의 집중 영향권에 들지 않았다. 내년부터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저 폭염 때문에 덥다는 것으로 기후변화를 인식한다. 기후변화의 본질은 기온상승 문제가 아니다. 기상 자체가 난폭해지면서 기온과 수분과 공기 이동에 따른 자연의 파괴력이 증대하는 데 있다. 폭염은 기후변화에서 주변 현상의 하나일 뿐이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과 남미, 중동을 보라. 식수가 바닥나고, 농업환경이 파괴되며, 초속 50m가 넘는 폭풍에 송전탑이 쓰러지고, 원전이 멈춰 전력이 끊어지고, 폭염 사망자가 유럽에서만 올해 6만 명이 넘었다.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반도체 팹을 어디 짓냐며 편을 나눠 싸우고, 일어나지 않은 쿠데타를 걱정하며, 청년들이 폐버스 하우스에서 살 수 있는지를 두고 나라가 시끄럽다. 군대 불침번을 감시카메라로 대체하는 일과 토지를 전수조사하는 일이 지금 시급하고, 꼭 해야 할 일인가? 정작 재난 앞에 선 국민을 버려두고?

그러는 사이 어제 경남 거제시에서는 시간당 125.5mm라는 극한폭우가 내려 도시가 온통 침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것은 그저 물난리가 아니다. 물에 잠긴 도로와 승용차를 보면서 내년부터 본격화할 기후변화의 난폭한 침공(侵攻)을 걱정해야 한다.

계속 지금처럼 정쟁에 빠져 기후변화에 대비하지 않다가 재난을 맞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의 직무유기(職務遺棄)에 다름 없다. 충분히 경고되었고, 주변국들이 생생하게 겪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명확한 위험에 대비하지 않는 것이 직무를 해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지금 정부는 물 부족 위험 지역에 식수댐 하나라도 더 짓고, 송전탑과 풍력발전기의 강풍 지지력을 점검하거나 옥외 간판이나 도로 가설물 등의 전면적인 안전 점검에 나설 때다. 거시적으로 종합적인 기후변화와 대형 재난 대비책을 수립해 공표하는 것이 시급하다. 거기엔 대규모 블랙아웃 대비 전력 그리드망의 백업 전략, 폭염으로 인한 전국 저수지 수분 증발 대책, 기온 상승으로 인한 식량 고갈에 대비한 스마트팜 확대 정책이 포함돼야 한다.

언론의 잘못도 크다. 언론이 기후변화의 위험을 제대로 조명했더라면 정부와 국민이 눈앞에 닥친 위험을 인지하지 못할 수는 없다. 매일같이 소모적인 정쟁에 매달려 정치인들 일거수일투족을 비춰대니 철없는 정치인들이 방송 카메라 각도에 얼굴을 들이미는 것 아닌가. 아예 재미를 붙인 정부는 매일같이 정쟁을 유발하는 데 관심병에라도 걸린 듯하다.

버스가 도착하면 소꿉놀이를 멈춰야 한다. 막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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