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경기도가 국내에 적법하게 체류하는 외국인 전세사기피해자도 정부의 주거·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률과 지침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현행 제도상 외국인도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저리 대출 등 핵심 지원에서는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외국인 피해자의 피해주택을 매입해 긴급 주거지원에 활용하고, 피해자가 기존 주택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리 전세자금대출과 기존 전세대출을 전환하는 대환대출 대상에도 외국인 피해자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에 직장과 가족 등 생활 기반을 둔 적법 체류 외국인에게도 최소한의 주거안전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경기도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 지침의 개정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전세사기피해자 결정 절차는 국적을 이유로 외국인을 배제하지 않는다. 문제는 피해자로 결정된 이후다. 외국인 피해자는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주택도시기금 기반의 금융지원 등 실질적인 회복 수단을 이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피해주택이 직장과 가깝거나 자녀의 학교 문제로 이사를 하기 어려운 외국인도 기존 주택에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새로운 전세보증금 마련이나 고금리 대출을 저리 정책자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해 피해 회복이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도는 우선 LH가 외국인 피해자의 주택을 매입한 뒤 이를 긴급 주거지원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거처를 옮기지 않고 살던 집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금융 분야에서는 외국인 피해자도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저리 전세자금대출과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원 범위는 국내에 적법하게 체류하면서 직장과 가족 등 실질적인 생활 기반을 갖춘 외국인을 중심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전세사기피해자의 주거 불안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특별법의 목적을 고려할 때 국적만으로 주요 지원에서 제외되는 현행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결정은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받을 수 없는 제도적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수 경기도 주택정책과장은 “국내에 생활 기반을 둔 외국인 전세사기피해자도 피해주택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필요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메모ㅣ전세사기 피해는 국적을 가리지 않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에는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 특히 국내에서 일하며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적법 체류 외국인이 피해자로 인정받고도 주거·금융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특별법의 보호 취지가 충분히 실현됐다고 보기 어렵다. 경기도의 이번 건의는 피해자 인정과 실질적 지원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는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지원 대상과 체류 요건, 재원 부담, 부정수급 방지 기준을 구체화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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