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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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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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구리는 잠수부의 변질어

어느 날 M-TV에서 다큐멘터리 방송을 하며 요즈음 남해에서 문어를 잡는 어부들의 근황을 방출하였는데 어획량이 예전에 비해 훨씬 줄었다며 상황을 확인하기위해 잠수부(潜水夫)가 직접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잠수부를 가리키며 머구리라 지칭했다. 그런데 이 머구리란 말이 하도 오래 전부터 들어왔기에 하나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수중작업을 하던 사람은 해녀 들이었다.

그런데 해녀 들이라 해도 장시간 잠수가 불가하여 숨을 쉬기 위하여 수시로 물 밖으로 들락날락 하던 시기에 일본을 통해 잠수복이 들어오면서부터 이를 입고 물속에 들어가 장시간 작업하는 사람을 모구리(もぐり-潜り)라 했다.

모구리란 물속에 들어가 일을 하는 잠수부를 말한다. 그때는 이 잠수부가 특수직업인으로 예간다 제 간다. 뽑혀 다니던 하이칼라 직업이었다. 많은 보수와 대우를 받으며 여기저기서 모셔가는 처지였으니 얼마나 대견했으랴.

이 잠수부란 말자체도 일본말의 센스이후(せんすい‐ふ-潜水夫)를 인용해 우리말로 직역해서 부르는 말로 순수우리말이 아니다. 그래도 모구리 보다는 잠수부가 듣기에 익숙하다. 우리사전에도 그렇게 올라있으니 꾸어다 쓰는 말 인줄 알면서도 아쉽기는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머구리란 말이 우리 고어(古語)나 지방 방언(方言)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옛말이나 함경도방언에서 개구리를 머구리라 했으며 경상북도에서는 부리망(소의 주둥이에 씌우는 가는 새끼로 그물같이 엮어서 만든 망.)을 머구리라 했다.

여기에 일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방언과 상용어도 있다. 강원도 방언으로 잠수부를 머구리라 하며 평안도와 함경도에서는 메구리라 한다. 이는 해면을 끼고 있는 어민들이 일본과의 잦은 접촉으로 전염된 사례일 것이다.

그런가하면 해녀들의 해상작업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보조선(補助船)을 머구리배(もぐりのふね-潜りの船)라 한다. 이배는 해녀들이 물속에 들어갈 때 용품을 놓아두거나 잡아낸 해물을 올려놓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하도 오래 들어와서 이제는 예사롭게 들린다.

일본말의 모구리는 잠수 외에도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숨어들다. 잠입하다. 기어 들다의 뜻을 가지고 있어 무허가 영업을 하는 암상인(闇商人)이나 무면허 업자를 지칭하는데도 사용 한다.

다시 말해 머구리는 모구리의 변질된 말이고 모구리는 일본말이니 우리가 쓸 말은 아니다. 순수 우리말은 없지만 하루속히 고쳐 부르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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