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기도의회 임채호 사무처장, “의회가 스스로 정책을 만드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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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기도의회 임채호 사무처장, “의회가 스스로 정책을 만드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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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프레스클럽 인터뷰...임채호 사무처장이 말하는 ‘일하는 의회’를 위한 제도·조직·디지털 전환
정책을 생산하는 의회를 향해 경기도의회 사무처가 만들어가는 조용한 구조 변화의 기록
“정책을 만드는 의회를 위해 사무처부터 바뀌어야 한다”
임채호 사무처장이 지난 9일 경기도의회 5층 사무처장실에서 ‘일하는 의회’ 구상과 사무처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임채호는 하루의 상당 시간을 의회 곳곳을 살피며 보낸다. 회의실과 사무실을 오가는 그의 동선은 복잡해 보이지만, 그가 반복해 강조하는 목표는 단순하다. “의회가 일하도록 만드는 것.” 지방의회가 행정 감시와 예산 심의에 머물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도민의 삶을 바꿀 정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기본 관점이다.

본지는 지난 9일 오전 경기도의회 5층 사무처장실에서 경기프레스클럽(회장 송은경, 뉴스타운) 공동 인터뷰 형식으로 임 사무처장을 만났다.

임 사무처장은 책상 위에 놓인 각종 현안 보고서를 가리키며 “지방의회는 지금 과도기 한가운데 있다”고 운을 뗐다. 복잡한 정책 수요는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조직적 기반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이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조차 조직권·예산권·감사권이 독립적으로 보장되지 않아 제도적 한계를 안고 있고, 의정지원 체계와 전문 인력 역시 증가하는 업무량을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임 사무처장은 “정책을 생산하는 의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무처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여러 혁신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가 꺼내놓은 변화의 키워드는 분명했다. 지방의회법 제정, 정책 연구 기반 확대, 조직 체계 정비, 투명성 강화, 그리고 AI 기반 디지털 플랫폼 구축까지, 의회 운영의 거의 모든 영역을 건드리는 전면적 혁신이다. 단발적 사업이나 임기 내 성과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지방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구조적 기반을 만들려는 과정이라는 점을 그는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경기도의회가 추진 중인 제도 개혁과 디지털 전환, 정책 연구 기반 마련, 소통 강화 전략 등 ‘일하는 의회’를 향한 변화의 흐름을 임 사무처장의 시각에서 들여다봤다.

임 사무처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지방의회법 제정이었다. 그는 “지방의회가 독자적인 조직권·예산권·감사권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자치분권을 말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현재의 법·제도 틀 안에서는 지방의회 역할 확대에 구조적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는 올해 4월 김진경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함께 국회를 방문해 지방의회법 제정과 7개 제도 개선 과제를 담은 건의서를 전달했다. 사무처는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운영, 자치분권 콘서트·콘퍼런스 개최, 홍보 영상 제작 등 도민 공감대 형성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임 사무처장은 “법 제정 논의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 정부와의 직접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채호 사무처장이 지난 9일 경기도의회 5층 사무처장실에서 경기프레스클럽과 인터뷰를 갖고 ‘일하는 의회’를 위한 사무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제도 개선과 함께 사무처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조직 개편이다. 의회의 정책 수요가 증가하고 복잡해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내부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의회는 최근 3급 직제를 신설하고 의정국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짰으며, 공간정보화과와 교류협력팀 등 신규 조직을 도입해 전문 기능을 강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의회의 정책 생산 역량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평가다.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추진 중인 의정연수원 설립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천군 부지가 확정된 연수원은 2030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기 교육 중심의 연수 체계를 넘어 입법·예산·정책 분석을 다루는 중장기 교육·연구 거점으로 설계됐다. 임 사무처장은 “의회가 행정 결정을 단순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서려면 연구 기반과 전문 인력 양성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민의 감시가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예산·해외출장·연구용역 등 분야에서는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사무처는 지난 5월 ‘공무국외출장 혁신 TF’를 가동해 외유성 출장 논란을 방지하는 기준을 재정비했다. 행정안전부의 표준 개정안을 반영해 사전 검토를 강화하고, 결과 보고 등 사후 절차도 명확하게 정리하는 방향이다. 연구용역 역시 ‘연구활동 지원 심의위원회’ 운영과 조례 개정 등을 통해 타당성·중복성 검토 절차를 세분화하고, 결과물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리 체계가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조직 내부 개선도 진행되고 있다. 임 사무처장은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 체계를 만드는 것이 조직의 안정성과 성과를 높이는 첫 단계”라고 설명한다. 사무처가 올해 발표한 인사혁신안에는 연공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의 전환, 임기제 공무원 평가 강화, 전문성 축적 제도 도입, 우수 인재 영입 확대 등이 담겼다. 그는 “역할과 책임이 분명해지면 부서 간 협업도 자연스럽게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가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다. 안건 처리의 전산화는 물론, 예산·결산 분석 과정까지 AI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의정 활동 전반에 디지털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지방의정 AI 대전환 콘퍼런스’를 계기로, AI 기반 의정자료 분석→지원 체계 구축→광역 협력 모델 확산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전략이 마련됐다. 장기적으로는 31개 시·군 의회까지 지원하는 광역 단위 디지털 의정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외 소통 강화도 경기도의회의 과제 중 하나다. 최근 확장·개편된 기자회견장은 120㎡ 규모 확장, 2단 단상, 전동 브라인드, LED 알림판, 생중계 시설 등을 갖춰 정책 발표 중심 기능을 강화했다. 운영 방식 역시 ‘기자회견장 활성화 매뉴얼’로 기준을 명확히 하여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민 홍보 전략에서는 의회 마스코트 ‘소원이’와 신규 개발된 가족 캐릭터를 중심으로 SNS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의회소식지는 7년 연속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받았으며, 웹드라마 ‘의원탐정 기도경’은 K-웹드라마 어워드 최고상인 황금해나루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콘텐츠 채널을 활용해 의회의 역할과 정책의 흐름을 친숙한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다.

임채호 사무처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9일 경기프레스클럽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br>
임채호 사무처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9일 경기프레스클럽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임 사무처장은 “도민이 의회를 멀게 느끼는 공간이 아니라, 삶 속 문제를 제도로 바꿔내는 출발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제도, 조직, 디지털, 소통 등 여러 영역에서 추진 중인 변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사무처가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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