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트럼프식 위기 피해야” : BBC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식 위기 피해야” : BBC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 두 정상은 매우 다른 입장에 처할 수 있으며, 이는 문제적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

“이재명 한국 신임 대통령은 3일 치러진 대선에서 다소 넉넉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이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은 취임 첫날 하루도 버텨내지 못할 상황이다.”

영국 BBC뉴스는 4일 이같이 말하고, “전직 야당 대표는 보통 새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2개월 간의 ‘전환 기간'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새 지도자는 팀을 구성하고 국가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 할 수 있다. 대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령 선포가 수포가 된 윤석열 탄핵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즉시 대통령직에 취임했다”며, 단 하루의 여유조차 없음을 지적했다.

이재명이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됨에 따라, 한국인들은 자신들에게 강요되었던 군사 쿠데타를 격렬하게 거부했다. 이재명은 분열과 격동의 6개월을 거쳐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나라를 통합하겠다는 약속으로 선거 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그건 좀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는 게 BBC 뉴스의 입장이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가 만들어낸 위기를 피해야 한다.

앞으로 몇 달 안에 트럼프는 한국의 경제, 안보, 그리고 불안정한 북한과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산업인 철강과 자동차에 이미 공격적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월 모든 한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경악했다. 한국전쟁 당시부터 오랜 군사 동맹국이었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크다. 트럼프 관세가 발효되면, 경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럼프의 발표 이전에도 한국 경제는 이미 둔화되고 있었다. 계엄령의 혼란은 경제를 더욱 위축시켰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는 경제가 위축됐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요구했고, 이는 궁지에 몰린 민주주의를 개선하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없는 상황(사실상 무정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보류된 상태이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손에 쥐어지게 됐다.

그리고 이 협상에는 한국의 경제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가 걸려 있다.

미국은 현재 핵무장을 한 이웃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여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모두 동원하여 한국을 방어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있다. 이 합의에 따라 한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협상할 때 무역과 안보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으며, 이는 서울이 두 분야 모두에서 힘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임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플랫폼에 올린 게시물에서 한국과의 초기 관세 협상 당시 “우리가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는 아름답고 효율적인 원스톱 쇼핑”(beautiful and efficient one-stop shopping)이라고 불렀다. 한국과의 협상에서 경제(무역)과 안보를 한 묶음으로 보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글이다.

트럼프의 이런 접근 방식은 서울을 특히 취약하게 만든다.

서울에 주재하는 전직 미국 고위 외교관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는 “서울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미국인들에게 생애 처음으로 한국에 대한 도덕적, 전략적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 미국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주한미군 주둔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한국이 미군 주둔 비용을 더 지불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위협까지 했다. 이번에는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여력은 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의 계산이 바뀐 것 같다는 점이다. 이제 단순히 돈 문제만은 아니다. 현재 아시아에서 워싱턴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남한 공격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야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대만 문제에 한국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려는 트럼프 정권의 의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과 안보 두뇌로 자타가 공인하는 엘브리지 콜비(Elbridge Colby) 국방차관은 미국이 중국과 싸울 준비를 하려면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자위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가지 방안은 주한미군 병력이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난달 몇몇 미국 국방 관계자들이 주장한 또 다른 방안은 수천 명의 병력을 한반도에서 완전히 철수시켜 재배치하고, 서울 군은 베이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2만 8천 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가운데 약 16%인 4,500명을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월스트리트 저널(5월 22일)의 보도가 나왔지만, 공식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이는 한국을 위험한 군사적 곤경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한·미동맹에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지 않은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를 통해 한국의 강력한 이웃이자 무역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중국과 대만 간의 갈등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그는 한·미동맹은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등 입장 선회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TV 토론에서 “우리는 중국-대만 사태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두 나라 모두와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 문제를 어떻게 ’요리‘해 나갈지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이 우리 한국을 버릴까 봐 걱정되지만, 동시에 중국을 봉쇄하고 포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갇힐까, 그것도 걱정된다”며, “미국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주한미군을) 풀어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 미국 외교관인 에반스 리비어는 “이재명-트럼프, 그리고 중국의 이러한 결합이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두 정상은 매우 다른 입장에 처할 수 있으며, 이는 문제적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평양에서 김정은은 분명 예의주시하며 변화하는 상황을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며, 그 누구도 그를 설득하여 핵무기 프로그램을 축소하도록 만들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첫 임기 중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음에도 그렇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김정은-트럼프 : 2019년 2월 27일)의 실패와 최근 북한-러시아 밀착 상황으로 김정은의 입장이 더욱 강경하게 된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으나, 2019년 합의 없이 끝난 적이 있다. 서울에서는 이번에 두 사람(김정은-트럼프)이 한국에 매우 불리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취해 김정은에게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중단을 요구하면서도 서울을 겨냥한 다수의 단거리 핵무기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 대가로 김정은은 막대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김정은은 2019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무기는 더욱 발전했으며, 그의 정권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시행되었던 제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덕분에 사실상 무산됐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지원하는 대가로 김정은에게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은 미국에 더욱 대담한 요구를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감축하는 협상에 합의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요구 사항으로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안보 지원금, 특히 주한미군을 일부 해제해 달라는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2019년 미국 측 협상에 참여했던 시드니 세일러(Sydney Seiler)는 “북한이 이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유일한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의에) 어떤 형태로든 미군 철수가 포함될 가능성은 그렇게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일러는 미국이 “한국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한국의 신임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트럼프와 일찍 관계를 구축”하고, 대화가 성사된다면 어떤 과정에든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반스 리비어는 새 대통령은 모든 전선에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첫 번째 숙제는 한국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인 이유 10가지와 미국 달러가 효율적으로 쓰이는 이유를 나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는 회의적이고 거래적인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이 노리는 멋진 카드 중 하나는 조선(造船) 기술이다. 한국은 현재 세계 최대 조선국이자 세계 최대 해군 함대를 보유한 중국을 제외하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이는 자국 산업과 해군력이 쇠퇴하고 있는 미국에게는 매우 우려스러운 전망이다.

리비어는 “지난달 나는 남해안 울산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국 조선소를 방문했다. 현대중공업은 이곳에서 구축함을 포함해 매년 40~50척의 선박을 건조한다. 튼튼한 크레인이 철판을 조립하여 작은 마을만 한 크기의 선박을 만들어냈다.”고 방문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서울은 이러한 전문성을 활용해 미국을 위한 군함을 건조, 수리, 유지관리(MRO)하고, 그 과정에서 워싱턴에 자신이 귀중한 파트너임을 확신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은 현재 자국 조선업 어려움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과 미국이 협상해야 할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당시 트럼프와 어떤 합의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금 대통령에 취임했기에, 그런 사치를 누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BBC는 내다봤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