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에 진입하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복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중동의 폭력이 극심하게 격화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
국제 관계에서의 책임 윤리(An Ethic of Responsibility in International Relations)의 저자인 대니얼 워너(Daniel Warner)는 4일 ‘카운터 펀치’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복수의 언론들은 지난주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기이한 상호 의존적 성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포함한 미국이 지원하는 21일간의 휴전에 동의할 준비가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제의를 모르는 척했다.
휴전에 반대한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하마스가 항복하고,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할 것이다.” 네타냐후는 이어 “우리는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헤즈볼라를 계속 모멸적 상대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단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일방적이고 우주 공간에 나보다 더 높은 존재는 없음을 의미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적인 발언이다.
유엔 연설 직후, 네타냐후는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지도자를 암살하라고 명령했고, 베이루트에 로켓을 계속 퍼붓고, 지금은 레바논에 지상 침공을 시작했다. 모두 합의하자는 휴전에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다.
* 필요할 때만 찾는 이기적인 친구 네타냐후
적(敵)은 물론 ‘친구와 동맹’을 조심하라는 것이 현명한 외교적 조언이다. 네타냐후는 친구이자 동맹이어야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절실히 도움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미국과 협력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하고, 국제 인도법(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을 심각하게 위반하여, 백만 명의 이주민을 발생시키고, 더 큰 중동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데 미국이 네타냐후를 지도자로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특히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국제사회를 실망시키고 있다. 민주주의 가치, 인권을 외치면서 대규모 살상무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다.
2024년 대선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관하게, 인권을 말하는 민주당의 대(對)이스라엘 정책은 공화당과 같아야만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민주당은 내놓아야 할 때이다. 미국 내 유대인들의 선거 캠페인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쉽지는 않지만, 언제까지 ‘전쟁 기계, 살인 기계’라는 별명의 네타냐후를 지지할 것인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온갖 수사를 동원 해가며, ‘악마 만들기, 고립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미국 정부가 푸틴과 유사한 네타냐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아무리 미국 내 선거에서 표 획득에 유리하다 할지라도 민주주의 가치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미국은 양두구육, 이중기준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네타냐후나 푸틴 역시 공통점은 주의를 분산시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해(distraction), 자신들의 권력을 영구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지극히 전체주의적, 독재적 인물이라는 점이다.
네타냐후는 끔찍한 고통과 파괴를 초래하는 것 외에도 미국을 모욕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산 나스랄라 암살이 많은 희생자들에게 ‘정의의 척도’라고 말했고, 미국이 이란이 지원하는 집단에 대항해 이스라엘을 방어할 권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미국이 종종 소외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네타냐후는 워싱턴이 여전히 이스라엘의 주요 자금 지원자이자 무기 공급자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워싱턴을 자신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우선순위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가디언(The Guardian)의 정치 및 외교 편집자인 패트릭 윈투어(Patrick Wintour)는 네타냐후의 휴전에 대한 태도의 반전에 대한 글에서 “워싱턴에게 이는 외교적 굴욕이며, 골치 아픈 동맹국을 통제할 수 없거나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며, 어떤 면에서는 거의 12개월 동안 미국의 전략이 무너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 이후로, 미국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로의 식량 공급, 보호 구역, 라파에서의 지상 공세, 휴전 조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갈등이 격화되는 것을 피하는 것에 대한 다른 전략을 채택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네타냐후는 매번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을 인정하지 않고, 명확한 대응을 피한 다음 궁극적으로 워싱턴을 무시했다. 미국은 매번 당혹감과 좌절감을 느끼며, 네타냐후의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매번 계속해서 미국에 굴욕을 안겨 줬다”고 적었다.
* 미국은 외교적 굴욕을 얼마나 용납할까?
로널드 레이건은 냉전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상대할 때 “신뢰하되 검증하라(trust but verify)”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표현은 “overyay, no proveryay”라는 운율이 있는 러시아 속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하지만 레이건은 미국의 맹세적 원수인 소련의 지도자를 상대하고 있었다.
네타냐후와 미국은 우호적인 동맹국이어야 하지만 ‘우정과 동맹’에는 한계가 있다. 레이건이 적을 상대할 때 “신뢰하지만 검증하라”는 태도를 사용했다면, 약속을 계속 어기는 동맹국을 상대할 때 "신뢰하지만 검증하라"는 태도를 적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네타냐후는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비추어볼 때 그는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게 검증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인구, 정부 재정, 사회에 미치는 정부의 영향에 대한 데이터와 보고서를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이자 웹사이트인 유에스에이 팩트(USAFacts)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에 이스라엘에 33억 달러(약 4조 4,507억 원) 이상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데이터가 존재하는 가장 최근 연도이다. 그 가운데 약 880만 달러(약 119억 원)가 국가 경제에 사용됐고, 지원의 99.7%인 약 32억 달러(약 4조 3,158억 원)가 이스라엘 군대에 사용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금까지의 관계를 재설정(reset)하려면, 이스라엘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무기 운송을 변경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이스라엘의 무기 사용이 국제 인도법(IHL)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여 이미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운송을 중단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분명히 국제 인도법 위반이다. 헤즈볼라 지도자의 암살은 미국에서 공급한 2,000파운드 ‘벙커버스터(bunker buster)’ 폭탄에 의해 이루어졌다.
표적암살(targeted assassination) 동안 이스라엘 언론은 베이루트에 미사일 15발이 발사되어 건물 6채가 파괴되고 8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이러한 폭탄을 사용하는 것은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파괴의 가능성으로 인해 제네바 협약(Geneva Convention)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
뉴욕타임스의 전 칼럼니스트인 로저 코헨(Roger Cohen)이 최근 쓴 글에서 자주 반복되는 가정에 도전할 때이라는 게 대니얼 워너(Daniel Warner)이다.
그는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올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50억 달러(약 20조 2,305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이 그 예이다. 하지만 전략적, 국내적 정치적 고려 사항과 두 민주주의의 공유 가치를 기반으로 구축된 이스라엘과의 철통 같은 동맹은 워싱턴이 무기의 흐름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거나, 더 나아가 차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철통같은 동맹”(ironclad alliance)이란 무엇인가?
“두 민주주의의 공유 가치”(shared values of two democracies)란 무엇인가? 이러한 가정은 ‘과거의 것’이다. 가자지구에 대한 지속적인 이스라엘의 침공, 레바논에서의 무차별 폭격, 그리고 지금의 지상군 침공은 이 우정/동맹이 왜 진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증거 이상이다.
네타냐후의 정책은 막대하고 불필요한 인간의 고통과 신체적, 정치적, 외교적, 도덕적 피해를 초래했다. 이란에 대항하여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단독 외교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으며, 이는 미국을 더 큰 갈등 속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으며, 네타냐후는 더 이상 미국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즉각적으로 재설정되어야 한다는 게 대니얼 워너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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