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영세중립국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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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영세중립국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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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중립국 스위스에도 무기 제공하라 압박

“영원한 사랑” “영원한 생명” 인간사에서, 종교에서 ‘영원한(eternal)'말은 통용되지만, 현실 세속에서는 ’영원한‘은 없다. ’영원한‘은 ’불변(不變, unchangeable)‘과 대치되는 말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존(變存, to exist as one changes)이 있을 뿐이다.

냉전이 다시 냉전으로 향하면서 세계가 급변을 거듭하고 있다. 푸틴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영세중립국(永世中立國, permanently neutral state)”인 스위스 중립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안팎에서 스위스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략행위를 규탄하면서 영세중립국 원칙을 어디까지 관철해야 할지 스위스 연방회의에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한다. 중립(中立, neutral)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이분법적으로 꼭 구분해야 하는 것일까?

‘중립’에 대한 단상이 있다. 2014년 8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이 역사적인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던 전세기 안에서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하면서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하며,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자상하게 설명했다.

교황 프란치스코처럼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할지, 아닐지는 스위스 연방의회의 결정에 달려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유럽연합(EU)는 추종하는 형태로 미국 주도의 러시아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랫동안의 전통을 깬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

스위스의 중립은 나폴레옹 전쟁(Napoleonic Wars) 이후인 1815년 유럽 열강이 승인하면서 시작됐으며, 1907년 국제조약에서 전쟁 불참 의무 등이 명문화됐다. 분쟁 당사국에 직접 무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 3국에서 재수출을 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스위스제 무기를 재수출하는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2022년 6월 독일과 덴마크로부터 스위스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하기 위한 요청을 받았다며 엄격한 군사적 중립에 따라 불허했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자주식 대공포 게파르트(Gepard) 포탄, 덴마크는 장갑차 재수출을 각각 요구했다. 스페인은 올해 1월 대포 재수출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로베르토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2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왜 스위스가 포탄을 제공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3월 스위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에 둘러싸여 수십 년간 지켜왔는데도 이들 국가를 돕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유럽에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의회에서는 국내법을 개정해 재수출 허용 여부와 인정 조건에 대해 논의가 오가고 있다. 수출 용인파는 “스위스가 이 분쟁에 공헌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호소한다. 55%가 재수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고객을 잃고 싶지 않은 군수산업계도 찬성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엄격한 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의회 최대 세력이자 보수파인 국민당 의원들은 무력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에 재수출을 허용하는 것은 스위스 평화와 번영의 기반을 파괴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의회에서는 ‘1일 한시적으로 재수출을 해제하는 법안’이 부결됐지만, 앞으로도 일정 조건 하에서 해금을 허용하는 다른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올리버 디겔만 취리히대 국제법 교수는 “중립국이면서도 무기를 수출하는 것이 이런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지적하고, 비즈니스와 굿 가이(善人, good guy)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나라의 행태를 비판했다.

‘무기제조 강국’이라 할 스위스는 NATO혜택을 입고 있으면서도 고통 받는 나라를 돕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스위스는 무기로 돈을 버는 한편 ‘좋은 중립국’고 되고 싶어 하는데, 동네 북(?) 샌드위치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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