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민참여재판’…국민 사법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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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민참여재판’…국민 사법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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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법률용어 대신 파워포인트 설명…달라진 법정 모습 실감

^^^▲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의 모습이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용어 대신 파워포인트와 사진 자료 등을 동원해 알기 쉽게 사건개요를 설명하는 검사, 치밀한 법리와 정황 설명으로 피고인을 변호하며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변호사, 재판장의 주의사항을 듣고 선서를 하고 법리공방을 지켜본 후 유·무죄 판단과 양형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재판장에게 건네는 시민 배심원단….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의 모습이다. 법정에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의 첫 배심원제 재판을 위해 남녀 각 6명, 총 12명이 배심원으로 참석했다.

이날 재판은 그동안 방청석에서조차도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예전 재판 모습과는 달리 일반인들도 사건을 자세히 알기 쉽도록 진행됐다.

대구지법은 선정기일 통지를 받고 이날 오전 법정에 출석한 배심원 후보를 상대로 추첨, 검사와 변호사의 기피 신청을 접수한 후 모두 12명(예비 배심원 3명 포함)을 배심원단으로 선정했다. 이날 법정에는 전체 배심원 후보 대상자 230명 중 80여명의 배심원 후보가 나와 많은 관심을 반영했다.

최후 변론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은 배심원들을 상대로 각자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얼마나 법리적 설명을 잘 하느냐에 따라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유·무죄 판단과 의견이 달라질 수 있고, 이들 배심원단의 의견이 판사의 최종 선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 의 모습이다.^^^^^^
우리 배심원들의 평결은 미국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과 달리 ‘권고’의 성격만을 지니고 있지만, 그간의 재판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판사가 배심원들의 평결을 뒤집으려면 그 이유를 명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은 배심원 선정-본재판-배심원 평의-최종선고 순으로 진행됐다.

배심원은 대구지법이 무작위로 통지한 본원 관할 지역의 만 20세 이상 후보 주민 230명 가운데 법정에 나온 86명 중에서 선정했다.

검찰과 변호인측이 피고인과의 친소 관계 등을 물어 최종 9명의 배심원과 3명의 예비 배심원을 추렸다.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 본재판 후 배심원들은 2시간 가까이 배심원 평의를 열어 서로의 의견을 조율했으며,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 결과를 참고해 피고인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80시간의 판결을 선고했다.

사상 첫 국민참여재판을 주관한 황영목 대구지방법원장은 11일 “사법권에 대한 국민의 주권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의미를 부여하면서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신속한 정착을 위해 배심원 후보자로 통보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판 현장에는 국내외 언론뿐만 아니라, 내년 봄부터 배심원제도를 도입하는 일본의 현직 검사 1명도 재판을 참관해 국내 검찰 측의 설명방법과 배심원의 반응을 자세히 살폈다.

이날 참석한 배심원에게는 10만원, 배심원 후보자에게는 5만원의 일당이 지급된다.

한편 국내 첫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대구지법 11호 법정에는 국내 언론사는 물론, 일본·중국 등 해외 취재진들도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대구법원은 취재진 편의를 위해 대회의실을 임시 기자실로 개방했다.

^^^▲ 우리나라와 외국의 국민참여재판제도 비교^^^
국민참여재판제도 어떤 제도인가

■ 만 20세 이상은 누구나 배심원 될 수 있다

그동안 영화·드라마에서만 봐 왔던 배심원은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 배심원은 해당 지방법원 관할 구역에 살고 있는 주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다.

법원·검찰 공무원, 경찰, 군인, 지방의회 의원 등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배심원은 무작위로 선출됐더라도 직무 수행을 유지하기 어려운 때에는 사임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 없이 법정 출두를 거부하면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 형사재판에 한해 피고인이 희망하는 경우 국민참여재판

국민참여재판이 적용되는 사건은 고의로 사망을 야기한 범죄, 강도·강간 결합범죄 등 강력범죄와 고액 뇌물사건 등 부패범죄 중 피고인이 희망하는 사건으로 한정된다.

사형·무기징역 사건에는 9명이, 그 외 사건은 7명이 참여하고, 공판 준비과정에서 변호인측이 공소사실의 핵심내용을 자백했을 때는 5명의 배심원이 참여한다.

■ 배심원단은 유무죄 평결과 양형의견 제출

배심원단은 재판이 끝난 다음 전원 일치로 유·무죄 평결을 하게 된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판사와 토의 후 다수결로 평결을 내리고 이는 판결에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단 배심원의 결정과 다른 선고를 내릴 경우 판사는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결과를 알리고, 판결문에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재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돈이나 선물을 받는 배심원은 금품수수죄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된 내용을 누설할 땐 비밀누설죄로 처벌된다.

배심원에게 청탁이나 협박을 할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 미국·독일·일본의 배심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배심제는 직업법관과 배심원이 철저하게 분리돼 배심원은 유·무죄 여부를, 직업법관은 양형을 결정한다.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한 참심제는 일반 시민이 직업법관과 함께 재판부의 일원으로 참가해 직업법관과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사실문제와 법률문제 판단 모두에 관여한다.

일본은 2009년부터 재판원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재판원 선임은 기본적으로 배심원 선임과 같은 방법으로 하지만, 평결은 판사 3인과 재판원 6인이 함께 평의를 하면서 각각 1표씩을 행사해 평결을 한다는 점에서 참심제와 유사하므로 배심제와 참심제의 절충적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이 판사가 없는 별도의 평의실에서 평결에 임한다는 점에서 독일 등의 참심제도나 일본의 재판원재판 제도와 다르고, 미국식 배심제와 유사하다. 그렇지만 미국과 달리 판사는 배심원의 평결을 참고로 할 뿐, 이에 따르지 않을 수가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의미의 배심재판이라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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