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은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사건 발생 32주년이 되는 날이다. 매년 홍콩에서는 이를 기억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왔다.
베이징 중국 공산당 정권은 홍콩에서 톈안먼 사건의 기억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신념으로 톈안먼 지우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학생들과 시민의 민주화 시위를 중국 덩샤오핑 정권이 무력으로 진압함으로써 빚어진 유혈 사태이다. 이후 자오쯔양 공산당 서기는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물러나고 그 후임으로 장쩌민이 총서기로 당선되는 등 중국 공산당 정권은 매우 혼란했다.
톈안먼 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공식 견해는 “80년대 말의 정치적 풍파”라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 기자들의 질문에 매년 판에 박은 대답을 되풀이하는 앵무새와 같은 태도는 톈안먼 사건의 진실을 공개하고 반성을 해야 하는 성실성과는 정반대이다.
정치적 풍파(風波)라는 중국어는 ‘소동’을 의미한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수는 중국 공식 발표로는 319명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추산으로는 3000여 명이나 된다. 유엔도 이 수를 희생자 수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인민에게 총을 겨눈 참극상을 위장하기 위해 ‘풍파’라는 매우 가벼운 말로 얼버무리는 것은 사건을 축소왜곡을 위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본토인들에게는 64(6월4일)로 불리는 사건은 금기시돼 있다. 학교에서도 가르칠 수 없고, 많은 젊은이들은 사건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국민이 인터넷을 검색을 해도,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어, 검색을 할 수도 없다.
홍콩에서는 지난 2일 당국이 톈안먼 사건 기념관을 폐쇄하는 등 철저한 봉쇄를 강화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민주주의 맛을 잘 아는 홍콩인들에게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홍콩에서는 추모 집회가 열려, 10만 여명이 참가해 왔다. 중국 본토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추모시위는 국제 공약으로 간주되는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아래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어, 집회의 자유와 함께 자유로운 홍콩의 상징이 되었다.
홍콩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해 처음 톈안먼 추모집회를 금지했으나, 주최자인 민주단체들은 개최를 강행해 1만 명이 참가했었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해 도입한 홍콩보안법에 따라 민주계 인사와 민주계 단체 간부 등 100여 명이 체포돼 주최자들은 올해 추모대회를 중단시켰다.
시진핑 공산당의 압정의 상징으로 톈안먼 사건을 규탄해 온 집회를 다시 홍콩에서 조직적으로 개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톈안먼 사태에 침묵해야 하는 홍콩은 더 이상 고도의 자치가 지켜지는 땅이라고 할 수 없다. 1997년 반환 당시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했지만, 24~5년이 지나면서 홍콩의 사회주의 중국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