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한강폭파 & 벗겨진 누명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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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한강폭파 & 벗겨진 누명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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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대령, 14년 만에 누명 벗다

^^^▲ 폭파된 한강교^^^
한강 폭파와 관련 억울하게 사형을 당하고만 최창식 대령은 경복고보(현 경복고교)를 거쳐 일본 육군 사관 학교를 졸업한 수재로, 오직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는 철두철미한 군인정신의 소유자로 동료들의 신망 속에서 장래가 촉망되던 청년 장교로서 창군 시 많은 업적을 남겼던 사람이다.

6.25동란이 일어나던 날 아침 10시, 모든 군인은 즉시 부대로 귀대하라는 명령을 받고 부인과 생후 9개월 된 장남을 남겨둔 체 “몸조심하라”는 최후의 말을 남기고 떠난 그는 두 번 다시 가족에게 돌아올 수 없는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다.

최 대령의 부인은 영문도 모른 체 급히 육군본부로 달려가는 그를 전송한 후 그의 소식은 물론 급변한 사태의 혼란 속에 어린애와 함께 피난길마져 떠나지 못했다. 적치하 3개월 동안 국군의 수뇌인 공병감의 아내라는 신분 때문에 남다른 고통과 고난을 겪어야 했다.

잔인 무도한 그들로부터 반동분자의 아내라는 압박을 받아가며 어린 생명을 보호하면서 그들의 감시를 피하기 위하여 이곳 저곳으로 숨어 다녔다. 오직 남편의 승전만을 믿고 개선의 날을 손꼽으며 눈물로 빌어 왔다.

드디어 무더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수백만 서울 시민이 목 메이게 기대하던 환희의 날이 찾아온 것이다. 9월 28일, 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을 탈환, 열광적인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보루도 당당히 서울에 입성하던 날, 그녀는 그 누구보다 기쁜 환희 속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날 개선하는 남편의 씩씩한 모습을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꿈엔들 생각하였으랴--그렇게도 기다리던 남편 대신 그녀를 찾아온 것은 “공병감 최창식 대령은 한강교 폭파 책임으로 9월 21일 부산 교외에서 사형 집행”이라는 신문 보도뿐이었다. 그녀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6.25동란은 수많은 단란했던 가정을 파괴하고 헤아릴 수 없는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버렸으니, 그녀 또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남편을 빼앗겨버리고 만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14년 만에 벗겨진 누명

사형수의 아내, 죄인의 아내가 된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부축으로 육군 본부로 찾아가 남편의 처형 경위라도 자세히 듣고 그 내막이라도 알고자 하였으나 죄인의 아내라고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차츰 상관의 명령에 의하여 한강교의 폭파를 지휘하게 되었음을 알게 되고, 남편의 결백한 성품과 철저한 군인정신을 너무나 잘 알고 믿고 있는 그녀는 지하에서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희생의 제물이 된 남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남은 생명을 다 바칠 것을 굳게 다짐했다.

그것만이 지하의 남편을 위할 수 있는 길이며 또한 남편의 단 하나 혈육인 자식을 위해 어머니로서 또 아내로서의 길이라 믿었다. 그녀의 애절한 진정도 이승만 정권하에서는 아무에게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4.19의거로 자유당의 독재가 무너지자 그녀는 애절한 염원이 담긴 진정서를 정부에 제출하고 자신이 손수 재심 청구 진정서를 작성 국방부에 부쳤다. 세월이 흘러 결국 민주당 정부에서도 비명에 남편을 잃은 한 여인의 피눈물나는 호소를 처리하지 못하고 5.16혁명을 맞이하였다.

그녀는 용기를 잃지 않고 다시금 진정서를 국방부로 냈다. 군정이 민정으로 이양되고 또 한해가 바뀌어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명륜동 그녀의 자택에 기자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드디어 최 대령은 재심에서 무죄로 판결되었다” “이제 부군의 누명도 벗겨지고 정부는 그간의 정신적 물질적인 손해에 대한 배상도 받게 되었다”는 기뿐 소식에 그녀는 눈물만 흘렸다. 1964년 10월 27일, 최 대령이 사형된 지 만 14년만에 그녀의 손에 의하여 그 누명이 벗겨졌으며, 이제 고인도 지하에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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