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선, "지금은 편가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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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 "지금은 편가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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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의 인체와 사회(3) 편도선

우리 사는 세상은 함께 사는 법을 잊은 듯싶다. 평화로운 교실이 보장돼야 할 학교마저 교장과 (전교조) 교사 간의 갈등으로 야단법석이니 말이다. 교장은 교사를 거추장스러워하고, 교사는 교장에게 권위주의를 버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겉으로는 '함께 살자'는 플래카드를 걸어놓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볼라치면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해 하는 양상이다. 애꿎은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내 편 다지기'와 '상대편 자르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은 교장과 교사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학교현장에 옮기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하지만 서로들 상대방의 입을 막으려 들면 좋은 생각이 모아질 수 없음에도 '당신은 내 편이 아니니 틀리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몸 가운데서 편도선(扁桃腺)은 작금의 교육계에 그 누구보다 안타까운 시선을 보낼 것으로 짐작된다. 한때 의사들로부터 '쓸데없는 진화과정의 잔존물'로 낙인 찍혀 절제수술을 당해왔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편가르기와 자르기의 최대 피해자였던 것.

편도선은 목구멍 입구의 인문(咽門) 편도선 한 쌍, 비관(鼻管) 속의 아데노이드, 인문 편도선 아래쪽의 설(舌) 편도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자르기'의 주요 대상은 인문 편도선. 거울 앞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목젖 바로 밑을 잘 살펴보라.

편도선은 '붓는다'는 이유 하나로 수술칼날에 잘려나간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다. 지금은 '편도선을 제거하면 상기도(上氣道)에 이상이 더 많이 생긴다'는 증거 덕분에 용감한 수비병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편도선은 외부 침입자인 박테리아를 포획하는 덫 또는 거미줄 역할을 맡는다. 편도선이 붓는 상황은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병균에 백기를 든 것을 의미한다. 이럼에도 패전병 취급을 하고 문책을 할 것인가. 아니다. 외려 다독여줘야 한다.

부디 우리 교육계가 편도선의 교훈을 잘 읽어 교실마다 웃음꽃이 피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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