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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요산 등산로 입구.등산로 옆엔 간이 상점들로 파전, 떡볶이, 김밥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다. ⓒ 홍기인^^^ | ||
한결같이 장비며 옷차림이 세련되어 보인다. 한눈에 봐도 대다수는 자주 산행을 해온 사람들 같다. 오히려 가족 단위나 우리처럼 부부 등산객은 드믈 정도였다.그러나 2년전 늦가을에 다녀온 소요산의 느낌과는 정반대였다.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간 소요산
그 당시는 한적하고 온천지가 빨간색이며 노란색으로 물들었던 입구가, 이 날만은 아직도 초록색을 띠고 처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아 보였다. 등산로 입구에 그나마 온전히 제 색깔을 띠고 서 있노란 은행나무만 시야에 들어올 따름 이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나무들은 물을 덜 먹은 듯 말라보였고 색깔은 그리 곱지 않아 보였다. 아마 가을 가뭄 탓이리라. 단풍색깔은 날씨가 추워져야 제맛이 난다는데 올가을은 예년에 비해 기온이 더웠던 탓도 무시 못하는 듯 싶었다.
단풍 잎새 사이 사이로 말라서 검게 변해 버린 모습들이 자주 눈에 들어 왔다. 아름다운 단풍을 기대했던 나의 기대가 여지 없이 허물어져 버리는 순간 이었다.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들은 모두 사라지고, 내키지 않은 걸음을 한 아내의 모습을 힐끗보면서 더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어찌하랴. 기왕 왔으니 정상은 아니더라도 중턱에 자리한 원효대사가 수행을 했던 '자재암'까진 다녀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다른 등산객과 비슷하게 느낌이라도 받고 왔다고 누구에게라도 말할 수 있겠다 싶어 객기 아닌 객기를 부리며 산행을 결심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전문 등산인도 아니요, 평소 산을 그리 즐겨찾는 편도 아니다. 예전에 찾았던 경기도'용문사'만 하더라도 당시에 그리 높지않은 등산로지만 아내가 산행을 한 뒤 무척 힘들어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에게 그냥 중턱까지만 다녀오자고 첨부터 아예 못을 박아놓고 오르길 재촉해 보았다. 그러면 아내도 무리가 없음을 알고 쉽게 응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아내의 작은 가방, 그 속엔 '커피잔' 도 담겨 있어
예전의 단풍의 그 아름다운 풍광은 없지만 그래도 '헉헉' 대며 오르는 산길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뒤늦게 알았지만 카메라 가방을 맨 나보다 아내가 맨 작은 가방이 더 무거웠다는 걸 알았다.
나중에 산에서 내려와 주차장의 차안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약간의 살림 도구들(?). 심지어 내가 커피를 좋아 한다고 '커피잔' 까지 챙겨 바리바리 준비해 온 것을 알게된 것이다. 늘 내 말에 주눅이 든 아내가 혼날까 봐 말없이 챙겨온 것 들이다.
"참 바보같이..., 이렇게 무겁게 준비해 오다니. 나한테 그 가방 매게 주지 그랬어."
갑자기 울컥 해 지며 아내의 씀씀이에 가슴이 미어져 왔다. 그러면서 난 겉으론 모른채 하며 짐짓 딴청을 해 버렸다. 한 손엔 커피잔으로부터 전해오는 따스함을 조용히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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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로 입구에 서 있는 은행나무여느 단풍나무들에 비해 참 의젓해 보인다. ⓒ 홍기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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