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김보한(35세) 씨는 2년간 사귀어 온 여자친구에게 색다른 프러포즈를 궁리하고 있었다. 케잌 속의 반지, 차 트렁크를 열면 하늘 향해 둥실 떠오르는 풍선. 그러나 어딘가 모자라고 겉치레뿐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던 중 그가 발견한 한 사이트에서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청혼 방법을 찾게 되었다.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181번지 ‘노란우체통’.
그가 노란우체통을 찾은 것은 여자친구와의 2주년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그곳에 가서 그간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보관하고 또 자신의 프러포즈를 적은 편지를 여자친구에게 보여주고 여자 친구도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쓴 다음 그 마음 변치 않을 것을 굳게 약속하며 노란우체통에 깊숙이 저장하였다.
인터넷과 휴대폰을 매개로 한 문화가 사회 전반을 잠식하고 있고, 문자메시지, 댓글, 홈피 등이 우리의 대화를 대신하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통신수단을 통해 주변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밤새워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써내려간 절절한 편지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통신수단에 의한 대화만으로는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것이며, 마음속 추억의 한 귀퉁이가 잘려나간 느낌이랄까. 애틋한 감정, 애절한 사연을 통해 상대방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온 기성세대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여기 봉화 ‘노란우체통(www.yellowpost.co.kr)’에서는 현대인들의 메말라가는 정서를 인정이 묻어나는 삶으로 만들고자 직접 쓴 편지를 장기간 보관해주는 일종의 ‘편지타임캡슐’이다.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노란우체통에서는 편지를 보관하는 건물과 봉화의 청정자연을 감상하며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기념일에 맞춰 여행과 이벤트를 겸해서 오는 커플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란우체통(www.yellowpost.co.kr)’에 편지를 보관하는 방법은 편지를 우편으로 보낸 뒤 온라인으로 편지보관 신청을 할 수 있다.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상대방, 혹은 자신이 받아볼 수 있으며 봉화의 노란우체통에 가서 직접 수취할 수도 있다.
이곳으로 보내진 편지는 일련번호가 찍힌 뒤 진공상태로 보관되며 1년에서 10년, 20년 등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보관하는데 비용은 1년에 1만원이고 연도 추가 될 때마다 2천원의 비용이 들게되며 4만8천원의 비용으로 20년간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노란우체통은 하나의 ‘가교’ 역할을 대행한다. 마음을 받아 보관하고 그 마음을 다시금 상대방에게 세월이 지난 후 전달하는 ‘가교’이다. 그러면서 그 시간의 깊이 만큼 깊어진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서로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보다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상북도 봉화의 청정자연 속에 보관된 아름다운 사연들.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꿈꾸는 것이 ‘노란우체통’ 의 속내이다.
설립자인 전우명 소장은 2년간의 준비와 기획 끝에 편지보관센터와 홈페이지를 구축했다고 한다. “인터넷과 휴대폰 문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다시금 편지가 지닌 따뜻함과 진정성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문자메세지와 메일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감수성의 한 부분을 편지는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을 봉화의 골짜기에 오랫동안 숙성시켜 상대방에게 보여준다면 그보다 더 가슴 따뜻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란우체통의 등장은 기성세대에게는 잊혀진 편지쓰기 문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청소년 세대에게는 가슴 속의 진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성, 일회성, 의미 없는 말줄임표로 대변되는 대화 방식을 대신해 사라져가는 편지쓰기 문화의 부활을 꿈꾸는 노란우체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좀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