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소설의 날」에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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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소설의 날」에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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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가협회는 오는 28일에 설악산에서 문학세미나 개최

오는 10월 28일은 소설의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한국소설가협회는 문학세미나를 설악산에서 개최한다. 서울 마포 불교 방송국 앞에서 하루 전날 출발한다. 이 행사 후에 ‘김유정 문학제’에도 참관한다.

한국 소설가 협회는 이 행사의 의미성과 중요성을 부각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소설책을 읽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동영상물에서 재미를 찾고 있어서다. 그래서 게임방이 성황을 이루고 가산을 탕진하는 일도 생겼다. 바다이야기가 한 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세상이 아주 잘못 돌아가고 있다.

동원대학 미디어 출판학과에서 금년도에 조사한 통계 자료에서 의하면 대학생들이 한 달에 제대로 된, 책 한권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의하면 한 달간 수도권 소재 5개 대학교의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매우 한심스럽다. 대학생들의 독서량이 매우 적고, 주로 소설만을 읽는다. 문학서적을 주로 읽으면서 편독경향이 심하고, 책을 고르는 선택 기준도 표피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국민독서 실태조사」자료와 비교할 때, 성인의 독서량 한 달 평균 1.3권보다도 적다는 점이 개탄스럽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1권미만이다. 특히 중고등학생 독서량 4.5권에 비하면 대학생들이 턱없이 책을 읽지 않는다. 독서 시간도 일주일에 고작 3시간 정도밖에 책을 읽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늘의 대학생들은 무엇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보내는가. 주로 인터넷, 게임. 동영상물에 매달려 있어서 책을 읽지 않는다.

조사 대상 학생의 76%가 여가 시간을 주로 인터넷, 텔레비전시청. 영화. 게임 등 영상 오락매체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동 역시 겨우 8%만 하고 있다. 결국 대학생들은 독서와 운동 모두를 등한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읽는 책의 종류도 조사 대학생 중 69%가 소설이나 에세이만을 읽는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잃지 않는 중에서도 인문사회과학도서, 자연과학도서. 예술 관련도서 등의 독서가 더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고르는 것도 선택기준이 매우 수동적이다. 제목과 겉표지 등 표면적인 것을 보고 고른다가 46%나 되었고, 작가의 지명도. 출판사를 보고 고른다.

도서 선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이 베스트셀러라는 것에 기인한다. 조사대상 학생의 35%가 베스트셀러를 고르고, 주위의 권유. 광고. 서평 등의 순위로 책을 고른다. 이 조사 자료에 의하면 소설을 어떻게 창작해야 잘 팔리는지를 알게 되어서 매우 한심하다 좋은 순수소설을 써도 세상시류에 맞추지 않으면 책이 팔리지 않는다.

베스트셀러가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베스트셀러의 가치 기준은 매스 미디어에서 발표하는 리스트, 전문가의 각종 서평, 관련 단체들의 추천 도서목록, 각종 문화상, 문학상 같은 것들에 의해서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어 인식되고 그 가치가 다시 평가된다. 이러한 베스트셀러의 조건으로는 여러 가지를 말할 수가 있다.

독자층의 핵심을 20대 전후에 둘 것. 독자의 심리나 감정이 어떠한 면을 자극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담겨 있을 것. 작품의 테마가 분명하고 시기에 맞을 것. 작품이 경이와 충격을 주며 신선할 것. 문장이 독자의 말일 것. 예술보다 모럴에 치중할 것. 베스트셀러 독자는 정의를 좋아한다는 점을 고려할 것. 약간 에로틱하며 읽기가 쉬울 것 등이 고려된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독서를 하기 위한 선택의 기준은 되지만, 반드시 전부가 양서라고 볼 수는 없다. 책이 유명해 지는 것과 그 책이 가치가 있다는 것과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이 일반 사회의 인기를 얻어 잘 팔렸을 때, 그 이유가 반드시 내용에 높은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은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더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와 같은 이유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이 고도로 발달하여, 과장된 광고로 독자를 교묘하게 유혹하는 어떤 전술이나 판매 방법, 선동을 유도하는 유행 심리 자극 등이, 그러한 것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대로 생각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를 흡인하기 위한 어떤 메스커뮤니케이션의 자극이 없이는 어렵다는 이야기도 성립하게 된다.

사람들이 베스트셀러를 읽으면 독서가로서의 교양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유행의 양장을 쫓고만 있으면 미인이 된다고 믿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쇼펜하우어는 ‘일반사회의 인기를 얻어 유명해진 책은 구태여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에머슨은 ‘출간되어 일 년이 되지 않은 신간은 읽지 말라,’고 했다. 그 이유는 아직 서평을 통해서 정제되지 않은 작품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말이 다 맞는 말이라고 볼 수는 없고,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독서를 하는데 있어서 양서를 골라서 하라는 경고성 말로 보면 되는 말이다.

서평 역시 독자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서도 쓰지만 저자나 출판사를 위해서도 쓰는 경우도 흔하게 있다. 좋은 서평은 독자 편에 서서 ‘이 책에 무엇이 쓰여 있는가?’ 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객관성 있게 밝힌 것이 되고 적확(適確)하게 쓴 것이 된다.

그렇게 보면 독자가 양서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서평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임의성이 있을 경우에는 그 반대의 현상도 생기게 되기 때문에, 자기 판단 기준에 따라서 좋은 양서를 골라서 읽기가 쉽지 않다. 조사 자료처럼 표피만을, 출판사만을, 유명 작가만을. 선택기준으로 하는 것에서도 그것을 느끼게 한다.

소설가들은 단합된 마음과 열린 마음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지금 소설가들에게는 역사적인 소명감이 필요한 때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말초적 감각만 만족시키며 사는 것을 지상 최고의 덕으로 삼는 것 같아 보이게 살고 있다. 이런 세상일수록 인생의 고뇌와 깊이를 담은 순수문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 핵이 소설이다. 소설은 인생의 고뇌와 깊이를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고 주인공과 함께 고뇌하며 인생의 깊이를 생각하고 하나가 된다. 주인공과 함께 삶에 대한 간접체험을 하고, 새로운 자아를 터득해 나가며,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설을 쓰지만, 문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문학을 이끌어가는 사람들마저도 상업화에 물들어서 문학의 창작성과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독자들도 세상이 경박하게 돌아가서 제대로 된 소설을 읽지 않으려고 한다. 소설가들 역시 힘이 들고 맥이 빠져서 소설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어렵게 소설을 써도 누가 읽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공기나 태양의 중요성을 알듯이 언젠가는 소설문학의 중요성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소설의 날만큼 중요한 날도 없다. 소설가 여러분들은 심기일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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