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분들 바쁘신 줄 알지만 국가안보에 관련된 중요한 사안입니다.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주십시오. 잠시만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육사교장을 지낸 민병돈 장군이 호소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있는데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저희들이 알려드리는 이 내용들을 기사로 써 주십시오.”
어디 소속인지 모를 기자 한 명이 보도자료를 들척거렸다. 그리곤 그게 다였다. 개가 들어와도 쳐다는 보련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평생을 祖國(조국)에 헌신해 온 老兵(노병)들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건 아니다!
겁이 나서 事實(사실)을 가리고, 욕심 때문에 眞實(진실)을 외면하고, 출세를 생각하다 眞理(진리)를 배신하는 것은 좋다. 그래도 이건 심했다!
半미치광이 취재원이 기사를 제보해도 들어주는 것이 기자다. 그런데 나라를 파는 奸賊(간적)들을 알려달라는 이야기에 귀를 닫는다. 눈을 감는다. 침을 뱉는다.
朝中東 같은 보수언론도 있으련만 보수기자는 찾을 수 없다. 어떤 자들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자리를 피했다. 10분도 채 안 걸린 보도자료 낭독조차 듣기 싫었나보다. 그리곤 뒤쪽에서 담배를 나눠 피며 피식거린다. 욕지거리가 나왔다.
“XX 너희들이 기자야?”
무엇을 위해 글을 쓸까? 메이저언론의 안정된 생활을 누리며 특권의식에 빠져 있을까? 좌파권력 8년 만에 기자들은 사실보도의 원칙과 특종보도의 쾌감을 잊어버렸나? 권력이 좌파로 넘어가니 간첩이 활보해도 잡지를 않는다. 권력을 감시할 야당도 잠을 자는데 마지막 초소인 언론마저 재갈이 물렸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송두율간첩 사건, 노무현탄핵 사건. 법원과 국회 출입을 특권이라 여기는 상당수 메이저언론의 젊은 출입기자들은 송두율 구속과 노무현 탄핵은 있을 수 없는 부당한 폭거 정도로 여겼다. 이런 태도는 20~30대 기자들의 보편적 인식이었다. 내가 접촉한 저들 守舊的(수구적) 언론인들은 국가에 대한 존경과 의무를 비웃으며 좌파적 반역의식을 進步的(진보적) 발상으로 착각했었다. 홍관희 박사가 통일연구원을 사직할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어떠했나? 홍박사 사직을 비아냥거리며 온갖 악담을 질문이라고 궁싯대지 않던가?
6월9일 오전 11시30분 대검찰청 기자실에는 세 명의 기자만 있었다. 메이저언론의 출입기자들이 받는 봉급의 절반의 절반도 못 미치는 봉급을 받으며 한 달의 10여 일은 카드가 정지돼 自費(자비)를 털어 취재를 가는 이들. 국민의 자격을 가진 기자는 애국 인터넷언론의 그 세 사람이 전부였다. 검찰청을 나오며 기자실을 향해 다시 한번 되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