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연정’관련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제도 개혁을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되니까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선거제도를 고치고 싶다” “연정, 대연정하니까 사람들은 이것만 받아들이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대연정보다 선거제도개혁이다”고 말했다 한다. 그는 또, “대연정 제안 소위 말하는 반대급부에 해당하고 진정으로 말하는 것은 지역주의를 해소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며, 그걸 중심에 놓고 (대연정)을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한번 잡으면 영원히 누리고 싶은 그 권력을 놓겠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그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선거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야당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에 이르렀겠는가?
대통령의 발언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진정성만 담보되면 누구라도 그 제안을 아예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헌법에 위배된다, 국민의 뜻을 저버린 발언이다, 실정을 해 놓고 돌파구가 없으니 노 대통령 특유의 정면 돌파 실력 발휘다, 퇴임 후 자신의 안전보장책이다, 실정을 실토하지 못하고 책임회피형 물타기 작전 발언이다” 등 각계각층의 반응들이다. 이런 반응들이 왜 나올까?
우선, 누리꾼들이 각 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들 몇 개 추려보면, 그 의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jkshin75라는 누리꾼은 야후 포털사이트에서 “그렇게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투정 부릴 바에야 차라리 하야하시는 게 국민을 돕는 겁니다. 기껏 뽑아주니깐 여소야대라 하기 힘들다. 이제는 대통령 권력 내놓고 연정을 하시겠다? 그럼 영국처럼 명예국왕이나 머 그런 거 하겠다는 겁니까?” 불쑥 불쑥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연정, 대연정은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비전 없이 제의를 한데서 누리꾼은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나아가 국민투표를 통해 선택된 대통령 직위를 대통령 마음대로 내팽개쳐도 되는가? 하고 되묻는 말이기도 하다.
누리꾼 kkt5055는 “권력을 내주면?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 뭐를 할 건데?”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있다. 여대야소시절은 참여정부에 없었던가? 민주당에서 분리해와 미니정당으로 출발 국민들이 지난해 4.30총선에서 152석이라는 거대 여당으로 여대야소를 만들어 줬다. 1년 가까이 여대야소시절 과연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무얼 했느냐?를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yhr551127이라는 누리꾼는 “민초들은 경제가 어려워 피눈물 흘리고 있는데, 하구 헌 날 여소야대라 못해먹겠다. 연정하자 대통령 권력 절반 내놓겠다. 내각제수준 야당주도 연정하자. 능력이 안되면 하야하면 되지.”라며 없는 살림에 고통스러워하는 서민들은 놔둔 채 맨 날 정치놀음이나 하고 있다고 질타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또 다른 누리꾼 simeribah은 “이게 아니예요. 국민이 님을 택한 것은 한나라당과 연정이 아니라 그들과 구별된 정치행태를 원했기 때문이지요. 무슨 속셈인지 몰라도 하늘의 뜻에 거슬리지 마세요. 민심은 천심.”이라고 썼다. 정책과 이념이 확실히 다른 정당과 대연정을 해 지역구도만 타파하면 정치는, 경제는, 외교는 잘 돼 가겠는가? 그리고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열린 우리당이 별 차이 없다면서 대연정의 합당함을 피력한 것을 놓고 꾸짖는 소리 같기도 하다. 차라리 별 차이가 없으면 아예 지금부터 “열린우리한나라당”이라도 만들어 정치판을 다시 짜라는 누리꾼도 있다.
bh7594라는 누리꾼은 “경상도에서 열우당이 뽑힌들, 전라도에서 한나라당이 된다한들(될리도 없지만), 그게 어찌 지역감정의 해결책인가? 지역감정이란 단지 국회의원 수란 말인가? 경상도에선 열우당 2~30%얻으면 되겠지만, 전라도에선 한나라당이 3% 미만인데..누가 하겠나? 안 받을거 뻔히 알면서 밀어 붙이는건 나중에 한나라당의 오만, 지역정치 고착화라고 몰아붙이겠지... 국민이 한나라당 좋아 하는거 아니다. 단지 노대통령의 정치술수, 선동, 패거리, 역사 해석 등등이 싫은거다”라면서 대연정을 통한 선거제도 개혁만이 지역감정타파의 해결책인가를 되묻고 있다.
이 같이 많은 누리꾼들은 물론 일터에서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 일반 서민들은 도대체 연정이, 대연정이 뭐냐고 묻고는 연정이든 대연정이든 경제나 좀 풀어 놓고 하든지 말든지 해야지 헷갈려서 못살겠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연정에서 대연정으로 이어가며 보다 구체성을 띈 대연정 제의의 의미를 강조하지만, 한나라당은 아예 연정 얘기는 듣기도 싫다고 말한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과 합당하라고 말한다. 민주당도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황당해 한다. 시민단체들도 헌법위배, 민심과 동떨어진 일 등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연정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해보자는 인사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손뼉도 맞주 쳐야 소리가 난다. 세 야당도, 시민단체들도, 그리고 상당수 국민들도 “이게 뭔소리?”하면서 의아해 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너희들이 봉황의 뜻을 아는가? 라고. 지금은 그렇게 무반응,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들이 집요하게 밀어 붙이면 아마 다른 형태의 결과물들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얼핏 보면 대통령의 대연정 제의를 마치 ‘향이지하 필유사어(萫餌之下 必有死魚 : 향기로운 미끼에는 물린 고기가 있다 라는 뜻)처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대연정 제의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조차 지도부, 소장파간 이견을 표출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지도부는 대통령의 대연정 순수성을 믿어야 한다고 항변하고, 소장파 및 초선의원 그룹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라는 반응이 뒤섞여 있다. 또,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의 그런 제의에 대해 내부에서 한번이라도 민주적 절차를 거쳐 논의해보지 않고 무조건 동조하는 것은 문제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반면에, 전병헌 대변인은 ”역사와 국민 앞에 대통령이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대통령의 제안에 동감 한다“는 공식 논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무한책임을 지라고 한번도 요구하지 않았다. 대통령으로서의 직분, 그 ‘유한책임’만이라도 제대로 져달라며 특히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달라고 요구했고, 대통령도 경제에 올인 하겠다고 올 초부터 말해왔다. 자나 깨나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경제 살리기에 주력한다고 말해왔다. 무한책임은 필요 없다. 유한책임만이라도 지금부터라도 져달라.
이러한 국민들의 실상과 괴리감이 있는 대연정으로 나라를 온통 정치판으로 만들어가며 경제는 어떻게 돼 가는지 잘 알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한 상황을 대통령은 연출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연정으로 대통령직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지역주의타파를 통해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되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그의 심정에 절대 토를 달지 말고 순수성을 믿으라고 말한다.
유한이든 무한이든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겨울바람이 봄바람더러 춥다고 한다’는 속담처럼 남의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내가 꼭 해야 할 일을 챙기는 대통령으로서 이제라도 취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를 살리고 개혁을 차근차근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국민들은 한 여름에 겨울바람을 쐬고 있음을 잊지 말기를 부탁한다. 선거제도 개혁은 혹시 내년도 개헌 논의를 할 때 해도 늦지 않다. 지역주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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