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 발전기금 모금'과 '독자배가 캠페인' 계획
^^^▲ '제2창간' 1호, 5월 16일자 한겨레 1면 ⓒ 한겨레^^^ | ||
한겨레 신문이 15일로 창간 17주년을 맞았다. 13일 창간기념식을 대대적으로 치른 데 이어, 휴일인 15일에서 하루 지난 5월 16일 '제2창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난 17년간 탄생과 함께 줄곧 '한국의 대표 진보 언론'으로서 자리매김해 온 한겨레의 '제2의 창간' 선언에 많은 신문 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눈에 띄는 글자체의 변화
제2창간 첫 호인 16자 한겨레 신문. 변화가 예상됐던 제호 디자인은 그대로였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바로 글자체였다. '한겨레 결체(한결체)'로 이름 지어진 글자체는, 예전의 신문 활자보다 세로 높이가 0.1mm 커졌다.
새 글자체는 기존의 네모틀 형에서 벗어나, 받침이 있는 글자와 받침이 없는 글자의 높이가 다르게 짜여졌다. 한겨레 측은 글자체의 변화를 통해, 훨씬 자연스럽게 문자를 표현함으로써 가독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제호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조만간 제호 디자인도 변경할 예정이다.
제2창간의 모토, 'Quality Paper'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변화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다.
한겨레가 내세운 '제2창간' 모토는 'Quality Paper'다.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아젠다를 선점하고, 심층 취재와 해설로 최고의 열독률을 가진 권위지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이다.
며칠 전 한국일보 편집국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놓은 <한국일보 회생 전략보고서>가 담고 있는 "특종에 매달리기보다는 이슈를 선점할 트렌드와 화제기사를 발굴하는 쪽으로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또, 지난 3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창간 85주년 기념사에서 얘기한, '분석·해석·전망'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저널리즘' 과도 유사한 개념이다.
전반적인 신문업계의 위기 가운데, 결국 신문이 나아갈 방향은 '환경감시 기능'에서 벗어나 '아젠다 설정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니라 '탐사·기획 기사'에 역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200억원 발전기금 모금'과 '독자배가 캠페인'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변화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한겨레는 <2010년 한겨레 4대 비전>으로 '인간중심의 디지털 종합미디어 그룹', '세계 최고의 권위와 경쟁력 있는 언론기업', '50만 유료독자 유지와 50만 인터넷 유료독자의 확보', '부문별 전문 인력화로 동북아 최고의 인재풀 양성'을 꼽았다.
그리고 비전의 실현을 위해 '200억원 발전기금 모금'과 '독자배가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발전기금 마련을 통해 콘텐츠를 혁신할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터넷뉴스와 DMB 등 디지털 채널 확보 등 핵심역량 구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시장점유율 5%를 3년 후 11.7%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강한 독자확대 의지를 내보였다.
한겨레 변화, 성공할 수 있을까
한겨레는 90년대 조중동이 주도하는 한국의 신문시장에서 '진보언론'을 대표하면서 힘든 경쟁을 벌여 왔다. 한쪽에서는 '빨갱이 신문'이라는 원색적 비난,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겨레도 수구화됐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오마이뉴스' 등 진보성향의 인터넷신문들이 성장하면서, '진보언론'으로서의 대표성과 희소성 마저도 많이 희석된 것이 현실이다.
87년 민주화로 얻은 언론자유화, 그리고 1988년 5월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주 공모를 통해 탄생한 <한겨레>. 이 신문이 과연 현재의 위기를 헤치고 '제2창간' 선언을 통해 제시한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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