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야구장?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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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야구장?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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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은 지키고 보존해야...

 
   
  ▲ 상암월드컵경기장  
 

상암 야구장??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감독의 일명 ‘월드컵 경기장의 야구장 활용론’ 이 야구와 축구계는 물론이고, 두 스포츠의 팬들까지 찬-반으로 나뉘어 격한 대립 양산을 보이고 있다.

김재박 감독의 ‘야구장 활용론’에 이어 프로야구선수협의회도 김재박 감독의 발언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고, "월드컵 구장의 야구장 활용론은 이미 공론화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2조원에 달하는 국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진 경기장들은 축구인들의 전유물인양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2일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자제했었는데, 축구팬들의 요청이 쇄도해 입장을 밝힌다"며, "월드컵 경기장은 꼭 지키겠다. 월드컵 경기장은 축구계와 축구팬들이 만들어낸 상징물" 이라면서 불가를 천명했다.

이렇게 양측 관계자들의 입장이 분명해 지면서 축구와 야구를 응원하는 팬들도 갈라서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축구팬들의 경우는 ‘월드컵 유치‘ 와 ‘4강 신화’ 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축구 전용 경기장의 소중함을 내세우고 있고, 또 야구장과 더블어 사용할 경우의 월드컵이란 역사적인 상징성의 가치하락과, 만만치 않은 개조 비용의 비현실성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한편 야구팬들은, 상암 구장을 제외한 모든 구장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장을 놀리면서까지 축구만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특히 ‘축구인들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다.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라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단순히 축구장을 빼앗는다고 감정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활용 방안을 찾자는 것.

‘월드컵 4강 신화’ 라는 역사적인 가치와 그 동안 전용 구장이 턱 없이 부족해 그렇게도 소원해 왔던 세계적인 수준의 전용 구장을 갖게 되었던 축구팬들의 입장도, 우리나라의 현재 야구 수준에 못 미치는 낡은 구장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구장에 대한 욕구가 잠재돼 있었던 야구팬들의 입장도 모두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번 ‘상암 축구장의 야구장 활용론’ 은 야구계가 주장하는 ‘효율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 그리고 국민들 모두의 것’ 이라는 점보다는 월드컵과 축구를 위해 건립됐던 초기의 설립 의도, 그리고 그 틀 안에서 만들어 냈던 ‘월드컵 4강’ 이라는 신화와도 같은 업적을 빛 바라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축구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월드컵 경기장은 국민 모두의 것?

먼저 야구계가 얘기하는 ‘축구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서까지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야구를 위한 활용 방안을 주장할 사안도 못 된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국민 모두의 것’ 이라는 점에 의한 용도 변경 등을 주장이 합리화 되려면, 축구계와 축구팬들을 제외한 모두는 야구팬이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도 못 할 뿐더러 우리나라는 인구수에 비해 적지 않은 스포츠 종목을 가지고 있다.

야구계의 주장으로 인해, 각 종목들이 너도 나도 사용 방안을 주장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스포츠의 규모와 인기 등에 의해 그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키나 럭비 같은 종목들도 월드컵 경기장을 사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혹은 잠실 야구장이나, 인천 문학 경기장도 야구 이외의 종목에 개방해 함께 써야 할 것이다. 야구계의 말대로 국민들 모두의 것이라면 타 종목들의 사용 요청에도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의 것’ 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즐기고 누릴만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 그 권리에 의해 사용처를 변경하거나 입맛에 맞게 바꿔도 된다는 뜻은 아닌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고 지켜 나가는 것도 새로운 뭔가를 찾아내고 만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적자로 허덕이는 경기장의 효율성을 높인다?

또 하나. 야구계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월드컵 경기장의 비효율성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종합 멀티플렉스로 만들어 키웠던 상암 월드컵 경기장만 제외하면, 모든 구장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대구 월드컵 경기장의 경우 70억을 넘는 적자를 기록 앞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의 문제는 야구장으로 겸용을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축구에 비해 열리는 경기수가 많고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경기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관중 동원력에 의한 입장 수익 등을 기대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유동인구 증가를 위한 새로운 ‘타운’이 건설되지 않는다면 겸용으로 사용해 봤자 흑자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다.

유동인구 확보와 경기장을 찾는 주목적 이외에 부가적인 시설들과 ‘꺼리‘ 등이 갖춰져야 할 것인데,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비롯한 4개 경기장은 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고, 개발 제한구역들로 묶여 있는 곳이 많아 인근 상권 개발이 용이하지 않다.

월드컵 경기장 적자의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논의 되어야 할 사안이지, 단지 야구장으로 겸용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현실과 다르더라도 지켜야 할 역사는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효율성이나 활용론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잠시 외면하더라도, 그것들 보다 더 큰 의미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바로 월드컵 경기장들이다.

서울의 중심인 종로 한 복판에 있는 광화문과 경복궁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환경을 조성한다면, 혹은 위락 시설 등으로 개조해 사용한다면, 그에 대한 수익이나 부가가치 등은 기대 할 수 있겠지만, 역사와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물론 지나친 비약일 수 있겠지만, 지난 월드컵 때 우리가 느꼈던 희열과 영광, 감동은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에 뒤지지 않는 가치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 우리가 느꼈던 그 감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기에, 그 감동의 진원지 였던 월드컵 경기장만은 잘 가꾸고 보존해 후세들에게 물려주고, 보여줘야 하지 싶다.

때로는 현실과 다소 어긋나고 손해를 보더라도 지켜나가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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