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보내" vs FC서울"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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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보내" vs FC서울"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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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연맹, 구단 모두 반성하고 상생의 길 찾아야

 
   
  ▲ FC 서울-박주영 선수
ⓒ FC 서울 홈페이지
 
 

이런 식으로 진행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대표팀 차출과 관련 대한축구협회와 프로구단간의 분쟁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대결은 축구협회와 FC 서울이다.

축구협회는 오는 6월 10일. 네덜란드에서 개막되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위해 대표팀을 한 달 전인 5월 10일에 소집, 부산 4개국 청소년대회(5월 21~26일)에 참가시킨 후, 6월 초 네덜란드로 입성해 대회를 준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위와 같은 축구협회의 결정에 대해 FC 서울이, '5월 10일 소집에는 응할 수 없으며 FIFA의 규정대로 국제대회 2주전 차출 방침에 따라 5월 27일에 선수들을 보내주겠다'고 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축구협회와 FC서울의 마찰은 지난 수원 4개국 친선대회 때에 이어 두 번째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차출 요강 등이 발표되지 않았고, 오는 22일 열리는 프로구단 실무자 회의에서 대표팀 선수 차출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타협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보내느냐, 안 보내느냐의 결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런 식의 똑같은 문제를 항상 되풀이하고 있는 국내 축구계 답답한 행정에 있다. 언제나 선수 차출과 관련해 욕심을 부려 왔던 축구협회도 그렇고, 안 빼앗기려 애쓰는 구단도 그렇다. 또 묵묵히 뒷짐만 지고 서있는 프로연맹도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지난 수원컵 때도 축구협회와 FC 서울간에 이번 경우와 비슷한 내용의 힘 겨루기가 오고 갔고, 결국 양측은 서로가 내세웠던 입장만을 고수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해 박주영을 비롯한 김승용과 백지훈 등 FC 서울 소속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한 후, 축구계는 대표팀 차출 규정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잊혀져간 문제는 또 다시 터져 나왔고, 이번엔 청소년선수권이란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갈등을 유발하기에 이르렀다.

축구협회부터 반성해야

우선 대한축구협회가 '왜 한 달 전인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해명 없이, 일방적인 통보형식으로 결정 사항을 발표했다는 것이 문제다.

세계청소년선수권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 중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의 메이저 대회라는 것. 또 선수들에겐 기회의 시간이자 미래마저 바꿀 수 있는 대회라는 점 정도는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다.

무작정 '중요한 대회라서…' 라는 식의 표현으로 선수들을 빼가려 하고 있고, 부산컵에 청소년대표팀이 참가해야 하는 이유와 배경 등을 설명치 않은 점도 크게 잘못됐다.

그리고 반드시 선수가 필요한 사항이면 이렇게 언론을 통해 문제가 알려지기 전에, 각 구단 관계자들과 실무 논의를 통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준비해야 한다. 선수 차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구단이다. 그런 구단들에 대한 어떤 보상이나 지원까지는 마련치 않더라도 사전에 협조와 양해 정도는 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협회의 이러한 방침에 무턱대고 반발하는 구단 측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구단도 감정적인 대응도 좋지 않아

우선 이번 협회의 방침에 대한 FC 서울의 대응은 잘못됐다. 특히, '우린 FIFA 규정대로 대회 14일 이전에 보내 주겠다'라는 발언은 매우 적절치 못했다. 이런 발언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축구협회에 대한 모욕이다.

대한축구협회의 규정에 불응하고 FIFA의 규정대로 따르겠다는 말은, 한 개인이 국내 헌법을 무시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의 법률만을 따르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 되었건 그렇지 않건 규정이 정해져 있으면 따라야 하고, 만약 그 규정이 잘못됐다면 고쳐 나가야 하는 것이지 이렇게 감정적인 대응만 고집해서는 안 될 일이다. FC 서울 측은 절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분히 감정적인 대립으로 보인다.

이렇게 서로 자신들의 입장과 원칙만 고수하다가, 박주영을 비롯한 FC 서울 소속의 선수 3명이 대회에 참가치 못하게 되면, 그 원망을 누가 다 감당할 것인가?

프로연맹도 책임감 가져야

그리고 프로구단의 이익과 권익을 대변해야 할 프로연맹의 무책임한 태도도 질타 받아 마땅하다. 지난 수원컵 때도 그렇지만, 이번과 같은 선수 차출과 관련한 문제들은 지금껏 수 없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들이다.

한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이나, 날카롭게 신경이 곤두서 있는 양 측에 대한 중재자의 입장을 고수하기는 커녕, 뒤에 서서 방관만 하고 있다.

프로구단들의 원만한 운영과 질적, 양적인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연맹의 무성의한 태도가 결국 협회와 구단간의 대립이라는 외형적으로도 보기 좋지 않은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

다행히 축구협회는 오는 22일 프로구단의 실무자 회의 때 축구협회측 사람을 파견해, 의견 조율과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규정의 개정이나, 새로운 방법의 도입 등은 어렵더라도,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그리고 동반자인 협회와 구단들이 함께 웃는 상생의 길은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팬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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