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순직은 이제 ‘러시안 룰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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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순직은 이제 ‘러시안 룰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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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무엇인가? 계속되는 소방관 순직, 대책마련 시급

▲ 고 김양수소방경 영결식 장면
지난 2일 인천 부평의 한 대형 의류창고에서 불이나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화마와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올해로 6명의 소방영웅들이 세상을 하직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8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그러다보니 소방관들의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에서는 “소방관 순직은 이제 러시안 룰렛인가?”라는 자조적 글이 올랐다.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은 회전식 연발 권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고 총알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탄창을 마구 돌린 뒤에 두 사람 이상이 차례로 자기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목숨을 거는 게임이다. 또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연을 안고 “누가 순직 할 것인가?”를 염려(?)하는 의미가 담겼다.

왜 이렇게 많은 소방의 영웅들이 순직하는 것일까? 소방의 날 50주년을 맞이하여 부평에서의 순직사건을 되새김하여 보았다.

기자의 투입부터 고인인 김영수소방관을 발견할 때까지의 작전 및 대응상황을 요약 설명해 달라”는 말에 인천부평소방서 관계자는 “11월2일(금) 19시16분에 출동 지령을 받고 19시19분에 현장도착하여 관계자에게 상황설명을 받고 라이트라인을 설치하고 3인1조가 돼 화재진압을 실시, 19시31분 정도에 완진하여 잔화정리 중 21시전 후 쯤에 김영수소방관이 보이지 않아 즉시 수색작업에 임하였다”며 “그러나 지하2층(보통건물 지하4-5층 높이)의 물류센타로 축구장크기 정도의 크기(약 2,700평)로 미로가 복잡하고 물건을 쌓여있고 짙은 농연이 가득 차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등 수색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인근소방서구조대 지원 출동을 받아 수색 중 부평구조대에서 실종대원을 찾아 2시50분에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11월6일자 “소방 영웅 올해만 6명 잃어…무엇이 그들을 死地로 내모나”제하의 기사에는 사고내용에 대해 2일 오후 9시 3분, 부평소방서 갈산 119안전센터 소속 김영수 소방경(54)은 6번이나 무전으로 그를 찾던 현장 지휘관의 다급한 물음 ““갈산 하나, 현재 어디인가?”에 “(지하) 3층.”하고 짧게 응답했다. 지상과의 마지막 교신이었다. 김 소방경은 오후 8시 35분경 2명의 동료와 인천 부평의 한 지하창고 화재 현장에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간 뒤 3일 오전 2시 50분경 주검으로 발견됐다.

20시35분경부터 21시3분경까지(28분간)의 행적에 주목?

상기 두 가지 상황을 대입하여 하나의 상황으로 만들어 보았다. “11월2일(금) 19시16분에 출동 지령-19시19분 현장 도착-19시21분경 3인1조가 돼 화점을 찾아 수관을 끌고 현장진입-19시31분 완진-19시32분경부터 20시34분경 약 1시간여 수관처리 및 잔불정리-20시35분경 3인1조가 돼 지하2층으로 잔불 정리하러 들어 감-21시3분경 마지막교신-21시3분 이후 수색작업 실시-익일인 3일 2시50분경 고인 발견해 후송”

이 내용으로 볼 때, 20시35분경부터 21시3분경까지(28분간)의 행적에서 순직에 이르게 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소방관이 출동 시 몸에 걸치는 장비 무게가 25kg에 달하는데 19시19분경 출동, 20시34분경까지(약1시간15분간)진압작전을 한 고인을 왜 쉬도록 안했는지? 새로 현장에 진입시킬 때 공기호흡기를 왜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지 않았는지?(교체했다면 지하2층을 3층이라고 답할 수 없다)왜 투입 시 3인1조가 고인 혼자 외톨이가 됐는지?”가 밝혀져야만 고인이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고인이 순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천부평소방서나 상급부서 등 관련기관에서 밝힐 일이고 이런 결과는 “다시는 같은 사건으로 소방관들이 순직을 막는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또한 이는 “현장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됐는지?”또 “휴대장비 등 장비개선이 필요한지?”를 가늠할 것이다.

말뿐인 안전대책으로는 순직사고 줄일 수 없어

소방의 날 50주년인 지난 9일날 소방방재청(청장 이기환)은 “재해 현장에 투입된 모든 소방대원의 위치와 생체 정보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인 ‘대원 위치추적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안전수칙도 강화해 “안전관리 소홀로 순직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소방관서장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믿는 소방관들은 아무도 없다. 벌써 몇 년째 반복되는 대책발표이고 ‘말’뿐인 대책이기 때문이다.

2008년 은평소방서 나이트클럽화재로 3명의 소방관이 순직했고, 순직에 이르는 과정을 은폐했음이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당시 소방서장은 무사히 정년퇴직했다. 또 2011년 영월소방서에서 소방서장의 무리한 수색명령으로 구조대원이 순직했어도 해당 소방서장 전출로 끝났다. 소방법에 이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금번처럼 매년 정해진 소방의 날(9일)기념식을 ‘대통령해외출장’등의 이유(?)로 13일로 바꾸는 소방수뇌부의 의식으로는 “소방관 안전대책”은 ‘마이동풍’이다. 매번 소방관이 순직하거나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만 잠시 소방관에 대한 처우나 장비, 안전대책을 되돌아보는 정치권, 소방수뇌부의 의식이 바뀌어야한다.

실질적인 안전대책과 장비개선, 현장대응매뉴얼 개선, 지휘관의 책임을 규정한 소방법의 개정, 이미 여러 번 ILO에서 권했던 것처럼 직장협의회 허용 등 소방조직상하간의 소통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기자는 소방발전협의회 2대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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