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경기의 부진에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건설 관련 은행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줄도산 위기’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위태위태한 제 2금융권과는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저(Project Financing Exposure, 위험 노출액)가 그리 크지 않은 은행권마저 일반 건설업 연체가 가속화되면서 대응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계에서는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건설업종에 대한 대출 잔액이 11월 말 기준 총 23조 2,387억 원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2022년 말의 20조 3,915억 원, 2021년 말 15조 9,704억 원,과 비교해 각각 2조 8,472억 원(14%)와 7조 2,683억 원(약 46%)가 늘어났다.

문제는 현재 1,051억 원 규모의 연체액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2022년 말 524억 원의 2배인데다 2021년 말의 330억 원의 3.2배에 달한다. 갈수록 연체액수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연체율 역시 2021년 말의 0.21%가 2022년 말에는 0.26%로 늘어났고, 2023년 11월에는 0.45%까지 치고 올라갔다.

특히 그동안 위기의 연속 속에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경우, 올 11월 말 기준 앞선 언급한 5대 시중은행의 잔액은 18조 2,404억 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3조 7,917억 원(26%) 더 늘어났으며, 연체율은 아직은 0%에 가깝다.

최근 한국은행도 “부동산 시장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최근 대출 증가를 주도한 건설과 부동산 업종의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은행권 내부에서도 “최근 건설업종의 빠른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아직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지만, 다른 업종과 비료하면 건설업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빨리 높아지고 있다”여 우려를 나타냈다. 올 3분기(9월말) 기준으로 보면 건설업종의 연체율이 0.83%로 13개 업종 가운데 1위라는 모 은행의 ‘경영 팩트북’도 있다. 이는 2018년 2분기 말(6월 말)의 1.19%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PF 부문은 더욱 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부 대출 위주로 부동산 PF 잔액이 증가했다. 대부분 선순위 보증을 바탕으로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PF 관련 부실 위험이 당장 크지는 않지만 부동산 경기가 다시 냉각되는 만큼 선제적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편, 한국은행도 역시 부동산과 건설부분의 대출 집중 문제와 부실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업종별 대출 집중도 분석”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현재기준 부동산의 집중도는 3.3으로 부동산업, 건설업, 숙박음식업, 도소매 및 제조업 등 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통상적으로 ‘대출집중도’는 ‘업종별 대출금 비중’을 ‘명목국내총생산(GDP) 비중’으로 나눈 값으로, 결국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부동산업 대출이 너무 많이 쏠려 있다는 의미이다.

주목되는 점은 한국은행 조사 결과, 전체 금융기관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현재 1.75% 수준인데, 2022년도 2분기의 0.72%와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2.4 배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