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역이나 기술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분야에 더 많은 규제를 가한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가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셰펑(謝鋒, Xie Feng) 주미 중국 대사는 아스펜 안보 포럼(Aspen Security Forum)에서 “중국은 경쟁을 회피하지 않겠지만, 미국이 정의한 방식은 공정하지 않다”면서 “첨단 칩을 만들기 위한 장비의 중국 수입에 대한 미국의 기존 금지 사항”을 강조해 부각시켰다.

이어 그는 “이는 마치 수영 경기에서 상대편이 구식 수영복을 입는 것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반면 미국 자신은 스피도(Speedo : 몸에 딱 맞는 남성 수영복)를 착용하고 있는 격‘이라고 빗대었다.

셰펑 대사는 “미국이 아웃바운드 투자 검토 메커니즘과 추가적인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하고, 중국 정부가 마냥 방관만 할 수는 없다”면서 중국 속담에 ‘우리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는 도발에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반드시... 우리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우리의 희망은 아니다. 우리는 무역전쟁, 기술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실리콘 장막( Silicon Curtain)뿐만 아니라 철의 장막(Iron Curtain)과도 작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 등 분야에 대한 특정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확정해왔으며,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노동절까지 검토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산 부품과 반도체 제조 도구에 일련의 수출 통제를 가하자,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겨냥하기도 했다.

중국 사이버보안국은 지난 5월 마이크론이 보안 심사에 실패하고, 중국 내 주요 인프라 운영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주 4일간의 중국 방문 끝에 제안된 명령에 대해 중국 측과 이야기를 나눴고, 투자 억제는 “특정 국가 안보 우려가 있는 몇 개 부문만을 목표로 하고, 또 그것을 명확하게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 명령이 대중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투명한 방식으로 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