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우파 정당인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은 히잡 착용을 제재하는 정책 입안을 예고했다. 그는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다.
마린 르펜은 공공장소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고, 착용하면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포했다. 분명히 프랑스답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며, 당연히 좌파 정치권과 이슬람 사회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이 논란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심각한 의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 화두가 바로 ‘히잡’이다. 유럽 전역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슬람 이민자들의 문제가 히잡이라는 복장 양식을 건드리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르펜은 히잡을 국가 정체성 문제로 본 것이다.
부유한 국가,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국가,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톨레랑스의 국가인 프랑스에서 히잡 금지라니? 아니다. 모두 옛날 이야기다. 부유했던 이 나라는 갑자기 가난해지고, 진보주의 물결에 정치가 함락되고,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데에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했다.
국가는 하나의 통치체제나 법 체계만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거기엔 국가가 추구하는 이념과 사회적 합의,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졌을 때 온전한 공동체가 되고, 또 번영할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버무려진 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지만, 미국에는 강력한 법률과 경찰력, 그리고 인종을 초월한 가치체계가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미국을 평가절하하려는 문화가 있고, 미국이 다양한 인종을 받아들여 저렇게 번성했는데 프랑스가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프랑스엔 강력한 이념이나 법률도,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도, 강력한 정치적 리더쉽도 없었다. 그 지점을 프랑스는 보지 못했다.
지금 프랑스, 독일, 영국 등 EU 주축 국가들이 이슬람과 3세계 이민자들에 대해 똑같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는 EU 전체 경제가 추락하리라 예측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 근원적으로 사분오열된 국가 시스템에 대한 현실적 자각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국가는 뚜렷한 지향성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도 그것이 필요하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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