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폐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일본 도쿄에 나토 도쿄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과 일정한 선을 그으며 유럽의 ‘전략적 자립’을 주장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에게 “프랑스는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알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중시하고 있어, 중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은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내다봤다.

그러나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2일 “비록 정상회담에서 결정아 나지 않았지만, 도쿄 사무소에 대한 계획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며 불씨는 남겨놓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후의 기자 회견에서 “인도 태평양은 북대서양이 아니다. 나토는 지역 밖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안보에서 협력하는 중요성을 지적하면서도 협력은 지역 안보가 아니라 세계 안보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 등 복수의 NATO 가맹국이 프랑스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락사무소 설치안은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이 앞장섰고 미국도 뒷받침했다는 보도이다. 나토 사무총장은 “오늘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내일 아시아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서 도쿄연락사무소 개설을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나토는 작년에 중국의 “악의적인 하이브리드 및 사이버 작전과 대립적인 수사 및 허위 정보”가 NATO 회원국에 해를 끼친다고 전략적 개념을 업데이트했으며,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생각은 이러한 광범한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동아시아에 군사 관련으로 깊이 들어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대통령궁의 한 관리는 “NATO는 지리적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사무소에 관한 한 일본 당국 자체가 우리에게 그다지 애착이 없다고 말했다”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Hudson Institute)의 패트릭 크로닌(Patrick Cronin) 아태안보 석좌는 이메일 논평에서 “일본의 NATO 연락 사무소에 대한 프랑스의 저항은 두 지역의 안보가 여전히 상당히 분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며 “도쿄에 있는 나토 사무소의 실제 효과는 그러한 시설이 실질적인 군사 협력‘을 만들어내는 경우에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닌은 “일본에 NATO 사무소를 설립하는 것은 두 군사 초강대국이 서방주도 동맹에 대해 확고한 적대감을 보이는 방식을 고려할 때 NATO와 일본을 겨냥한 중국과 러시아의 총격전을 촉발할 것이 확실하다”면서, “일본 내 NATO 사무소를 차단하는 것은 중국에 호감을 주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로닌은 “일본은 워싱턴과의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유능한 국방 파트너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설치안에 대해 “아시아판 NATO는 불필요하다”고 맹 반발해, 프랑스의 반대에 동의를 촉구했다.

6월 초 중국 국방부장(장관) 리상푸(李尙福, Li Shangfu)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NATO와 같은 동맹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그러한 동맹이 아시아 태평양을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 왕원빈(汪文斌, Wang Wenbin) 대변인은 “NATO가 여기 아시아 태평양에 혼란을 심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도쿄사무소 설치를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