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 연장에 반발하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이 3일 오전 탄도미사일 발사와 더불어 해상완충지역에 포병사격으로 무력 시위를 계속 이어갔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4일, 북한이 3일 오후 11시 28분쯤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포병 사격 80여 발을 가했다고 밝혔다. 포탄의 탄착지점은 9.19합의에 따른 해상 완충구역 내부 수역으로 북한이 또 다시 9.19합의를 위반했다. 갈수록 위반 횟수가 빈번해지면서 긴장은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합참은 “해상의 완충구격 내 포격은 명백한 9.19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3일 오후 9시 35분쯤부터 9시 49분쯤까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한 후 오후 11시 28분쯤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포병사격까지 가했다. 이날 날려보낸 SRBM의 비행거리는 약 490㎞, 고도는 약 130㎞, 속도는 약 마하 6(음속 6배)으로 탐지됐다.

앞서 북한은 3일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오전 8시 39분쯤 평남 개천 일대에서 SRBM 2발을 발사하고,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쏘았다.

북한의 이 같은 3일 야간 도발은 4일로 종료하기로 돼 있던 “비질런트 스톰”의 훈련 기간을 특정한 시한 없이 연장하기로 한미 양국이 결정한 데 따른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비질런트 스톰의 훈련 기간 연장 소식은 3일 오후 2시쯤 전해졌고, 박정천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북한 군사정책 총괄)은 오후 8시 38분쯤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 연장을 거론하며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난하고,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 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 불능의 국면에로 떠밀고 있다.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 북한이 야간에 단거리 미사일과 포격을 가하는 등의 9.19합의 명백한 위반을 해가며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의 이 같이 이어지는 도발은 한미 양국의 240여 대의 F-15K,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 강도 높은 훈련을 하자, 북한은 불가피하게 이에 대응하는 훈련 혹은 반발 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총체적으로 경제난국에 빠진 북한이 한미 양국의 풍부한 물자를 동원 훈련을 하지만 북한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경제적, 군사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가만히 한미 훈련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북한군을 움직이지 않으면, 한-미군이 그 틈새를 공략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고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양국 훈련에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기간이 연장이 되면 그만큼 김정은 정권의 정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