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는 ‘참사’ 대신에 ‘사고’, ‘사망자’ 대신에 ‘희생자’라고 쓰고, 검은 리본에 ‘근조’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라
지난 10월 29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복판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옆 좁고 경사진 골목에서 일시에 인파가 몰려들어 미증유의 사고가 발생, 11월 2일 오전 현재 희생자 156명이 발생,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가 선진국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선진국 한국의 후진국 이미지는 현 정부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유능한 정부는 사고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지만,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피해자, 희생자 중심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반대로 무능한 정권은 사고의 사전 예방은커녕 사후 대응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지지율에만 신경 쓰고, 책임회피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서 벌어진 대참사는 두고두고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 여당의 사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를 보면, ‘표현의 방식’에서 그들의 인식을 읽어볼 수 있다.
현수막 표현 1 : 이태원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현수막 표현 2 :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위 사진 참조)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외신기자클럽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회견에서 나온 용어를 들어보면 ‘사고’와 ‘참사’라는 말들이 오갔다. 한 총리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라는 말을 사용했고, 기자들은 ‘참사’라는 사용했다. 사고는 영어로 Incident, 참사는 Disaster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사고(Incident)'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사람에게 해를 입혔거나 말썽을 일으킨 나쁜 짓, 어떤 일이 일어난 까닭으로 풀이돼 있으며, 참사(Disaster)는 ”비참하고 끔찍한 일“로 풀이가 돼 있다.
또 ‘사망’은 영어로 the death, (사망자 : the dead)로 표현되며, ‘희생’은 victim으로 표현된다. 사망자는 ‘죽은 사람’이며, 희생자는 "희생을 당한 사람, 사고나 자연재해 따위로 애석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이라고 국어사전이 해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뜻밖에 일어난 일 때문에 죽은 사람”이라고 해석이 되고, ‘참사 희생자’는 “사고나 자연재해 등으로 애석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으로 풀이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의 ‘사고 사망자’ 표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사건사고의 중요성을 완화시키거나 책임의 무게를 낮춰보려는 얄팍한 꼼수로 보일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낮은 현 정권의 조바심과 ‘사람 안전’을 최우선을 두지 않는 정책 기조가 불러온 대참극이 벌어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행정안전부는 ‘참사’ 대신에 ‘사고’, ‘사망자’ 대신에 ‘희생자’라고 쓰고, 검은 리본에 ‘근조’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렸다고 한다. 행정안전부의 이 같은 조치는 현 정부의 기조를 드러내는 것 말고 아무것도 아니다.
이태원 사고 현장에, 그 인근에 있던 당시 사람들이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11차례 중 몇차례 ‘압사’라는 말이 들어간 신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출동이 4번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보도이다. 그것도 시간이 흐를수록 긴박한 신고전화에도 아예 출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거사고의 사전 예방은 물론 사후의 대응조치에서도 유능함과 무능함이 드러나게 돼 있다. 모든 사건과 사고를 정권 유지에 유리한쪽으로만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현상이 안타깝다.
외신들도 한국의 이번 후진국형 대참사에 대해 질책하고 있다. “왜 현장에 경비 병력이 충분하지 못했는가?” 라는 너무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기본이 없는 정권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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