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의 ‘대립 극복’ 지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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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바초프의 ‘대립 극복’ 지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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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고조, 첨예한 대립의 세계질서 vs ‘대립과 갈등 극복의 지혜’ 절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실험적 세상을 남겨둔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의 실험 정신은 현존하는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 사진 : 뉴스사이트 비디오 캡처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실험적 세상을 남겨둔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의 실험 정신은 현존하는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 사진 : 뉴스사이트 비디오 캡처

모든 문제는 전쟁으로 푼다 ?

2022년 세계는 각국, 지역, 진영 간의 첨예한 대립이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대립과 갈등을 풀어내기 위해 편을 짜고, 상대를 억압하고 포위하며, 나아가 극단적으로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하는 등 갈등 해소에 대한 평화적 외교적 노력과는 정반대의 길이 매우 커지고 있다.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로 이루어진 국가나 지역도 평화공존이라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한 길에는 끝이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이어주는 또 다른 길이 있기 마련이다. 이른바 외통수의 길을 걷는 지도자들을 세계 속에서 우린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외통수는 길은 끝이 있다는 생각일 것이다. 또 다른 길을 모색하지 않는 외통수 지도자들이다.

이러한 갈등, 충돌, 진영으로 양분된 세계의 질서 구조를 과감하게 깨뜨린 정치 지도자가 있었다. 그가 바로 고르비라는 애칭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마지막 대통령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서방 세계는 그를 위대한 정치가라고 평가한다. 평화공존을 모색한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일부 자칭 전문가나 공산당 기관지는 고르바초프는 자국을 붕괴시킨 악마 같은 지도자라고 극단적인 평가를 한다. 마지막 대통령이라는 말은 더 이상 소련(소비에트 연방)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소련은 사라졌지만 러시아는 존재하고 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변화된 것이다. 외통수 인식은 겉의 현상만을 놓고 비난하고 폄훼한다.

동서냉전을 종결로 이끌어낸 소련 최후의 지도자 고르바초프다. 그의 빠른 결단이 없었다면, 세계의 모습은 지금과는 전혀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의 대담한 변혁, 즉 개혁과 재건(restructuring)을 기치로 한 페레스트로이카(perestrioka)와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개방인 글라스노스트(Glasnost)는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철의 장막으로 휘어 감긴 소비에트가 개혁과 개방이라는 정책으로 세계를 향한 문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신사고(新思考) 외교를 통해 서방세계와 대화를 깊고도 광범위하게 할 수 있었다.

옛 소련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던 동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정치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한 결과 각국 공산당 정권은 줄줄이 무너졌으며, 동독과 서독의 재통일을 인정하는 판단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럽 공통의 집. 고르바초프가 내건 목표는 정치체제를 뛰어넘는 인류 보편적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인간의 생명이나 존엄은 똑같이 지켜져야 한다는 이념을 공유한 것이다.

소련은 그 냉혹한 숙정과 탄압의 역사에 비추어, 비교적 적은 인면 손실 속에서 붕괴됐다. 유혈사태를 피하고 싶은 고르바초프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보편적 가치관의 결과물이다.

일부에서는 매우 순진한 이상주의자라고 고르비를 비판하기도 한다. 한 때 고르비의 지지를 받았던 지금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시간이 흐르면서 쇼비니즘의 모습을 보이면서 고르비는 푸틴 지지를 철회하고, 러시아의 한 독립신문을 사들여, 푸틴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기존의 사회질서, 세계질서를 변화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아가 그러한 과정 속에서 겪는 국민들의 의식은 동요와 불안, 상실감 등 감당해야 할 사회적 에너지를 각오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고르비는 그러한 일을 해냈다.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그가 결단력을 가지고 변화를 시도했다할지라도 위기감이 없을 리 없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로부터 핵전쟁이 초래할 참화를 통감, 미국과의 핵군축의 흐름을 만들었다. 고르바초프는 이념의 차이를 강조, 무력으로 내가 이기겠다는 것보다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는 합리적 공생의 세계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세계는 그가 추구했던 이성적 세계는 갈 길이 멀다

세계를 힘으로 밀어붙이며 냉전의 승리자인 미국과 유럽의 오만함과 일방주의도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진영논리에, 경제적 이득에 함몰되는 우를 범하고 있는 동시에, 러시아의 푸틴 역시 평화를 돌리는 톱니바퀴를 역회전시키려는 모습은 세계를 위기감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맹목적 애국주의를 주창하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역사를 뒤로 돌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도의 서방도 러시아의 폭주에 연동해 세계를 다시 두 진영으로 분열시키는 양상이 뚜렷하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지만, ‘악의 축으로 도는 게 아니라 선의 축으로 돌게 하려는 시도는 왜 하지 못할까? 갈등과 대립의 끝에는 핵전쟁의 파멸이 기다리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좋은 외교좋은 정책을 만든다는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의 말이 상기된다. 좋은 외교 없는 좋은 정책의 산물 평화의 톱니바퀴는 없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의 실험적 세상을 남겨둔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의 실험 정신은 현존하는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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