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미국은 국제조약 탈퇴 등으로 세계를 불안정성 속으로 몰고 있다
아래의 글은 데이비드 A. 안델만((David A. Andelman)기고가가 21일 미 시엔엔(CNN)에 기고한 글이다. 글의 제목은 '누가 세계의 차기 핵 경찰이 될 것인가?(Who will be the world's next nuclear policeman?)'이다.
30년 전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때때로 세계의 핵 경찰로서 독특한 역할을 해 왔다. 그 기간 동안, 어떤 나라도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것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한 북한 회담이 시사하듯 미국은 더 이상 전통적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공백을 메울 뚜렷한 주체가 없는 위험한 진공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986년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을 만났다. 그는 당시 미국-러시아 모두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특별하고도 예상치 못한 제안을 했다. 고르바초프의 그 같은 생각은 “레이건이 자신의 잘못된 생각인 스타워즈 미사일 방어 시스템(Star Wars missile defense system)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두 초강대국(super-powers)의 덜 드라마틱한 조약은 핵무기의 증식을 실제로 둔화시켰다. 그리고 최근까지 미국은 세계 최고의 탈핵 옹호자였다. 미국은 리비아를 설득하여 핵 야망을 포기하게 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도 그렇게 하도록 설득했다.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핵클럽에 공식 가입했지만, 인도는 1974년 핵실험에 대응해 1980년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학자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에 따르면, 1986년 최고 수치를 기록한 7만 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던 전 세계 핵무기의 수는 지난해 중반까지 14,485개로 급감했다.
그러나 핵 위협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5,000개 이상의 핵탄두가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러시아와 미국은 각각 약 4,000개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가 보유한 총 1,800여 개의 탄두가 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는 이른바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high alert)'에 돌입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뿌리 뽑을 만큼의 탄두 보유량이다.
최근 전 세계 핵전쟁 위협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트럼프와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실패를 맛 본 북한은 제재조치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트럼프가 기존 무기 협정(arms treaties)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신형 초음속 미사일(a new generation of hypersonic missiles)을 도입하면서 대응을 한 반면 미국은 초기 개발 단계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누가 미국의 자리를 차지해서 이런 위협들을 진압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들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나선 전례가 있다. 버락 오바마의 2기 임기 취임 후 몇 주 안에,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국무부 차관은 오만에서 이란 관리들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주역은 사실 오만의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Qaboos bin Said al Said,)였다. 그는 중재자로서 봉사를 제의했고, 오만은 극비 회담의 장소였다. 그 협력은 결국 이란 핵협상을 초래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해 왔다.
몇몇 나라들은 북한, 이란과의 핵무기 회담을 주최하거나 중재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러시아, 중국, 한국, 싱가포르, 핀란드, 스위스, 심지어 몽골도 포함된다.
그러나 각각은 잠재적 세계 원자력 경찰로서 심각한 결함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의 핵무기 역량을 향상시키고, 그 우월성을 추구하는데 너무 전념하고 있다. 한국, 싱가포르, 핀란드, 몽골은 국제적 외교, 정치, 군사적 영향력이 거의 없는 지역 국가들이다. 스위스는 오랫동안 중립적인 장소로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더 넓은 개입 역할에 대한 욕구가 거의 없어 보인다.
유엔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를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준수를 촉구한다. 이 NPT는 191개국에 의해 서명되고 지켜졌지만,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남수단, 그리고 북한 등 5개 주요국들에 의해서 체결된 것은 아니다. 이들 중 4개국은 핵무기(nuclear arsenals)를 가지고 있다.
실질적인 집행권한이나 구체적인 핵무기의 통제에 의해 부여된 궁극적인 권한이 없다면, 유엔은 어떤 종류의 실행 가능한 치안유지 기능(viable policing function)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나머지 인정된 핵보유국들도 마찬가지로 결함이 있다. 비록 프랑스가 유럽 지도부의 역할(mantle)을 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더 넓은 국제적 권한을 추구하는 노란조끼(Yellow Vest) 시위자들에 의해 급격히 약화되었다. 한편 영국은 어떤 새로운 국제적 관여에 착수하기 보다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통해 스스로 자초한 고립을 정의하는 데 더 열중하고 있다.
미국이 일단 이미 설계되어 있는 조약(INF : 중거리 핵전략 조약)에서 탈퇴함에 따라, 오늘날의 불안정성을 매우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어떤 실행 가능한 대안(any viable alternative)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데이비드 A. 안델만(David A. Andelman)은 레드라인 프로젝트(The RedLines Project) 전무는 자신의 칼럼이 데드라인 클럽 어워즈(Deadline Club Award)의베스트 오피니언(Best Opinion Writing) 수상했다. 그는 CNN의 기고자이다. "분쇄된 평화 : 베르사유 1919년과 오늘날 우리가 지불하는 가격(A Shattered Peace: Versailles 1919 and the Price We Pay Today)"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불가능한 꿈 : 레이건, 고르바초프 그리고 폭탄 없는 세상(An Impossible Dream: Reagan, Gorbachev and a World Without the Bomb)"의 번역자였던 그는 이전에 뉴욕 타임즈와 CBS 뉴스의 외신 특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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