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의 선사 석상이 어느 날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백 척이나 높은 작대기 끝에서 어떻게 하면 걸을 수가 있겠는가?”
제자들이 대답하지 못하자 선사가 스스로 그 답을 알려줍니다.
“백 척이나 높은 작대기에 올라가 능히 앉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도 진리를 사는 것은 아니다. 백척간두에서 다시 한 발자국 더 나가보라. 그렇게 되면 시방세계의 모든 진리를 보게 되리라.”
여기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백척간두진일보” 입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백척간두진일보는 “백 자나 되는 높고 긴 장대 위에 서서 한 걸음을 더 내 디딘다”는 뜻입니다.
풀이하면 “천길 벼랑에서 한 발 내딛어라. 천애의 절벽에서 부여잡고 있던 손을 놓아라. 그 순간, 새로운 활로가 열리고 탁 트인 자유가 전개되는 것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필사즉생(必死則生)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정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검수완박”에 대한 여야 합의에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협이 아닌 야합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절대 반대를 외쳐오다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꾼 국민의 힘에 대한 실망을 넘어 허망해하고 있습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말도 안되는 중재안을 받은 이유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22일 합의된 중재안은 1년 6개월 유예기간을 두고 검찰을 실질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입니다.
형사사법제도와 수사를 조금이라도 아는 법조인이라면 절대 이런 황당한 중재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합의안에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동의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중재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지 1년 6개월 유예되었을 뿐, 이후 검찰을 사실상 없애는 것입니다.
검찰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려면 대신에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실질적인 수사지휘권과 감독권을 되살려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장치를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부활 없는 검찰 수사권 폐지는 중국 공산당의 경찰 공안 통치를 모델로 결국 공산국가로 가겠다는 꼼수로 보입니다.
헌법의 영장청구권은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는 명백한 위헌입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를 몰랐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만약 미처 실수를 깨닫지 못했다면, 국민의 힘은 중재안 합의를 파기하고 차라리 민주당이 검수완박 원안을 통과 하도록 입장을 바꾸는 게 낫습니다.
저는 이것이 ‘백척간두진일보’이고 국민의 힘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자병법의 “자신의 살을 베게 내어 주고, 상대방의 뼈를 자른다”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즉, “작은 손실을 보는 대신에 큰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으로 싸워야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피어납니다.
검수완박 원안 통과로 모든 책임을 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일당에게 지우는 것이 책임 소재도 명확히 하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바람직합니다. 이번 중재안대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 힘은 영원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
또 뜻있는 국민들로부터 완전히 버림을 받는 신세가 될 것입니다. 지금 제 귀엔 국민의 힘에 등 돌리고 돌아서는 수많은 국민들의 허탈한 발자국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립니다.
오늘의 촌철저격은 검수완박 야합과 국민들의 허탈한 발자국 소리! 였습니다.
이 글은 26일 오후에 뉴스타운TV에서 방송된 "[촌철저격]'검수완박 야합과 국민들의 허탈한 발자국 소리!'”란 제목의 손상윤의 촌철저격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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